고양이 단상

얼마전 아파트 마당에서 새끼를 낳아 키우던 고양이 순이가 새끼 한마리를 버리고 다니더군요. 순이라는 이름은 캣맘에게 들었다고 합니다. 이제 캣맘 흉내를 내고 있는 아내가. 


죽어가는 새끼를 데려와 집에서 간병도 하다가.. 병원에 보냈는데 또순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회복되면 키우자.. 결심한 것이 무색하게 고양이별로 가버렸습니다. 떠난지 꽤 됐는데도 아직 기억에 남아 있네요. 인연인줄 알았는데 너무 빨리 가버린 고양이가 참 아쉽고 맘에 남습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것이 쉽지는 않을겁니다. 당장 모친도 반대하시고 큰 아들은 알러지 검사를 해봐야 하거든요. 고양이 카페 갈때마다 기침하고 눈이 새빨개진 전력이 있는터라.. 그래도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키우게 되겠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환생이라는 게 있다면 또순이가 다시 태어나 인연을 맺어도 좋겠네요. 


습식캔을 잔뜩 사다가 때마다 간식으로 진상하고 다니는 아내에 비하면 저의 고양이 사랑은 수동적입니다. 그래도 눈 닿는 곳에 고양이가 출몰하면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이.. 이거 좀 위험하구나..싶기도 하지만 그 우아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에 눈이 가는 건 당연하지 싶어요. 


주말에는 아내랑 같이 동네 편의점에 터를 잡고 사는 길냥이 가족을 만나러 가려고 합니다. 길냥이 치고 털에 윤기도 흐르고 생김새가 당당한 것이 오가는 사람들에게 사랑과 먹이와 간식을 동시에 받고 있는 게 분명하죠. 세어 봤을때 대략7-9마리가 보이던데.. 사이좋게 잘 지내는 거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날이 추워지니 애들이 잘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그래요. 


아침 일찍 출근을 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양이상의 연예인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은 그 오래전부터 고양이를 좋아했던 건 아닐까 하구요. 고양이상, 강아지상.. 그런 연예인 구분을 어릴적에 매체들이 종종 했었던 기억도 나고.. 결국 결혼한 상대자는 고양이도 강아지도 아니었죠. 같이 살고 있는 아내는 여신상입니다.  


회사에도 고양이 좀 키웠으면 싶네요. 사료비는 기꺼이 낼 수도 있는데. 

    • 여신상 . . . 대출이 가능한 상인가요 ㅎㅎㅎㅎ

      • 대출 해준다고 해도 무섭습니다. ㅎㅎㅎ 있는 빚이나 빨리 갚아야죠. 

    • 고양이 얘긴 줄 알고 정신없이 읽었는데 끝에서 두번째 줄에서 뒤통수 맞았네욬ㅋㅋㅋ

      즈히 동네엔 상가분들이 각자 길냥이들을 보살피십니다.

      미용실엔 올 화이트 모녀, 카페랑 도시락집엔 삼색이, 편의점엔 뚱땡이 치즈 태비 등등

      사장님들보다 접객을 더 잘해욬ㅋㅋㅋㅋㅋ
      • 원래 적당히 반전이 있어야 좋은 글이라고 배웠는데 말이죠. ㅋㅋㅋ




        고양이 영업 부장있는 가게는 왠지 정이 가요. 

    • 내세가 있다면 복 받아요
      • 나이가 들수록 마음이 약해지는지 존재의 유한함이 느껴져서 연민이 커지는지.. 둘다인지.. 싶습니다. 

    • 지나가다 떨어진 돈 천원 주워서 고양이 파우치 샀는데 고양이들이 안 보여 패딩 주머니 안에 고이고이
    • 저는 길냥이 볼때마다 내돈들여 불임수술을 해줘야하나... 싶습니다.

      • 저도 보이면 파우치나 캔 사다 주고 닭 삶아 주기도 하면서 동시에 불임수술도 안 해 줄 거면 이러지 않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 중성화 시켜줘야지.. 싶은데 해결책을 찾아봐야겠어요. 

    • 오랜만에 고양에 제목에 반가워 들어왔더니, 마음 아픈 글이네요.


      그 몰캉하니 보드랍고 따뜻한 배를 뒤집고 누워 누구한테 어리광 한번 못부리고 갔을 아가들 생각하니 너무 불쌍해요.




      그래도 좋은 일 하셨습니다. 사랑을 갖고 꾸준히 하기 어려운데 캣맘을 실현 하신다니 와이프분은 여신이 맞으시고요! 

      • 아내가 저에게 여신이라는 것은 불변의 진리죠. 부정하면 신성 모독입니다만.. ㅎㅎ 고양이 아끼는 거 보니까.. 더 위대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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