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저도 보았어요, 안은영 그리고 질문! (스포)

꽤 재밌다! 까지는 아니고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았어요. 사실 맨 첫 화에 나오는 정유미 나레이션이 (솔직히) 오글거려서 그냥 스킵할까 했었네요. 좀더 드라이한 톤이었으면 했는데 하이틴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합 '쪼'가 보여서 말이죠. "나는 어릴 때부터 이상한 것들을 봐왔다." 이런 쪼의 나레이션 똑걑이 흉내도 낼 수 있겠는데;; 정유미 캐릭터도 익숙한데다 계속 이런 식으로 연기 톤이 가려나 조금 짜증이 났었거든요. 다행히 계속 이어지지는 않더라구요. 연기는 다 좋았어요. 성인 배우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학생들 연기도 과잉된 코미디 연기없이 톤 조절이 좋더라구요. 특히 이주영 배우 봐서 좋았습니다. 몸값에서 보고 감탄했던 배우였는데 역시 연기 잘하네요. 


각색의 문제가 좀 있더군요. 전회에 의미심장하게 등장했던 인물이 그 다음회에서는 일절 보이질 않는다든가 캐릭터들 관계에 좀더 힘을 싣는 묘사가 나오면 좋겠는데(아리가 안은영의 암묵적 조력자가 되는 것 등등요) 그 대신 이것저것 우겨넣는데다가 전개가 너무 빠르네요. 특히 6화. 시즌2 소식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시즌1은 메켄지를 메인 빌런으로 잡고 거기서 마쳤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또, 저라면 어린이집 아이 에피소드는 쳐냈을 건데요.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널렸는데 활용이 많이 아쉬워요. 이 시리즈뿐 아니라 원작자가 각색까지 도맡아서 결과가 좋았던 경우를 거의 못본 것 같긴 하네요. 


OST가 아주 좋았어요. 살짝 과잉이다 싶은 면도 있었지만 정말 좋았습니다. 주제가도 좋고, 후반부에 꽹가리인지 전통악기 삽입돼서 나오는 음악이 되게 좋더라구요. 드라마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운명론을 말하는 건가, 개인의 행복이 중요하다는 건가, 초월적 수동태의 태도를 가지고 사는게 '안전한 행복'이라는 것인가? 또 블랙코미디가 될 수 있는 좋은 지점들이 많았는데 이부분도 아쉽. 


질문.

-2화에서 그렇게 열심히 매듭을 연습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게 그 털이랑 무슨 연관인거죠?

-초반에 '안전한 행복' 리플렛을 정유미 집에 누군가 넣은 것이죠? 그게 메켄지인 줄 알았는데 딴 사람이었던 겁니까?

-메켄지가 안전한 행복 소속이 아니라면 소속없이 혼자만의 속셈으로 학교 터의 덕(?)을 보려는 건가요?

-도대체 일광소독이 학교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정유미의 능력이 돌아오는 것이 압지석을 제거한 것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이죠? 



    • 원작을 안 봐서 전부 제 추측이에요. 완전 헛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매듭 - 젤리가 털에 잘 달라붙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머리털을 잘랐는데. 겨드랑이털을 잠자리매듭을 지었을겁니다. 논리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하면 안 붙을꺼라는 생각에. (그리고 인과관계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효과를 봅니다.)

      안행 - 이야기를 미뤄보면 정유미는 이전에는 안행 소속이었던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 구독했었던게 온게 아닐까 생각해요.

      메켄지 - 저는 안행 소속이라 생각했는데, 아니라고 한다면 숨구멍을 자기 뜻때로 써먹으려고 있는거겠죠.

      일광소독 - 못 들어간게 아니라 안 들어간거란 말을 하긴 했지만. 정유미 타입이 없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중간에 치유자 포지션이라 우리 모른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또는 모종의 이유로 힘을 모아 봉인할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 때까지 정유미에게 맡긴 거구요.

      능력상실 - 1화에서 해파리애인의 목 뒤에 뭔가 물린 자국이 있고, 거기서 하트 모양의 무언가를 꺼냅니다. 마지막화에서 정유미의 목 뒤에도 비슷한 자국이 있다가 사라져요. 그리고 거대한 하트가 하늘에서 떨어져 나오죠. 능력상실과 관련된 잠시간의 질병에 걸려있었을 수도 있고.. 이 부분은 확신이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콩깍지가 씌워졌다가 벗겨지면서 다시 보이게 된거 아닌가 생각을 했습니다. 압지석이 내뿜는 강력한 기세로 그만.

      • 시즌2 나온다면 더 잘 알 수도.


        -매듭은 퇴마보다는 유머 용도인가? 라고도 생각했네요.

        -그 장면이 안은영과 안행과의 연관성을 드러내는 연출로만 보이지가 않았어서.
    • 질문 아닌 부분..


      처음에는 개인의 욕망을 보아버리는 내용인가 했는데, 나중에는 타자의 죽음을 보는걸로 가더군요. 우리는 피할 수 없는 죽음으로 나아가고 있고 죽음 자체를 직시할 때 귀엽거나 즐거운 것일 수가 없죠. 자세히 볼수록 절망적이고 그냥 울고만 싶어집니다. [잘돼가? 무엇이든] 수필에서 이경미 감독이 부모님한테 늙으면 좋은 점이 있냐고 물어보는데 단 하나도 없다는 말을 듣고 몸서리치는 일화가 나옵니다. 너무 늙기 싫데요. 삶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발버둥쳐도.. 피할 수 없으면 당하는 수밖에 없어요. 왜 남이 알아보지도 못하는 남 좋은 일만 하느냐, 에필로그에서 잠깐 언급하듯 작가가 생각하길 삶을 그나마 긍정할 수 있는 부분인가 봐요.


      일광소독과 안전한행복, 그리고 안은영. 아무래도 전자와 후자 둘 다, 언젠가 자기 하고픈대로 힘을 쓰기 위해 비축하는듯 합니다. 다만 후자는 현재 그걸 어디엔가 쓰고 있는 것 같고. (낚시터의 힘 고갈, 안전한행복 본사의 다들 웃으면서 힘을 모으고 있기.) 안은영은 어느 쪽도 아니고 그냥 그걸 아무 곳에도 쓰지 않고 고갈시켜버립니다.


      앞이나 뒤나, 마이너한 선택이고 일반적인 교훈도 아닙니다. 하지만 보통사람으로 산다면 거창한 교훈 같은 것보단 낫단 생각이 들어요. (웃으면 복이 와요, 보다는 훨씬요.)
      • 지루하고 뻔하고 손가락질 받던 내 인생에도 비밀을 공유하는 친근한 사람들과 지켜야 하는 것들이 생겼다! 플롯은 이렇지만 이면의 극의 분위기는 뭐랄까 꽤 어둡고 회의적이고 허무한 느낌이랄까요.
      • 좀 정리가 되는군요. 잘 읽었습니다.
    • 어차피 안은영이 전직 안전한 행복이었으니 다시 가입하라고 계속 스팸메일(?)을 보내는 거였겠지... 라고 생각했네요.


      매켄지는 안전한 행복 홈피에서 검색도 되는 걸 보면 현역 회원이었겠고. 지하실을 안 건드린 건 조직 차원의 플랜 같았어요. 일단 넣어두고 동태 감시하는 역할?


      매듭 열심히 연습하는 건 전 단순한 개그 & 남자 캐릭터 분량 확보 같았구요. 둘이 친해질만한 상황 적립이 거의 없었으니 그거라도.


      막판에 능력 돌아오는 건 뭐... 좀 그냥 대충 넘어간 '드라마틱한 연출'이 아니었을까요. 어차피 능력 돌려줘야 하니 그 상황 정도가 적절했겠고 이유를 설명해야할 일이 생기면 뭐든 갖다 붙일 수 있겠죠. 사실 안은영의 힘의 원천이 젤리라든가(...)


      말씀대로 캐릭터들 제대로 활용 못한 게 제일 아쉬웠네요. 최소 12화 정도는 되어야 하는 이야기였어요. 한문과의 관계 발전도, 학생들과 정붙이는 과정도 둘 다 잘 다루면 재밌었을 부분인데 걍 다 스킵해버리고 재미도 없는 두 조직 이야기만... =ㅅ=
      • 답변들을 보고나니 그냥 의문점에 대한 해소는 그러려니 놔 버리는 게 최선의 방법인 것 같네요. 매듭.. 그거 개그 맞죠? 2화에 나왔던 것 같은데 2화는 좀 재미가 없었어요. 한문에 대한 안은영의 태도는 츤데레인가 싶으면서도 좀 모호한 느낌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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