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전쟁>을 다시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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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할 이야기가 많은 영화이지만, 톰 크루즈의 연기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저는 연기를 논할만큼 연기를 잘 알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톰 크루즈의 나름 팬으로서 갈 수록 정형화되어가는 그의 연기를 보자면 이 영화에서 두드러지는 그의 연기를 말하고 싶어집니다. <우주전쟁>에서 톰 크루즈의 연기는 정말 좋습니다. 그것은 톰 크루즈의 덕이 아니라 이 배우를 잘 통제하고 올바른 디렉션을 주는 스필버그 때문입니다. 


흔히들 헐리웃 3대장이라고 하죠. 톰 크루즈, 브래드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렇게 셋을 메가스타로 분류하곤 하는데 이 배우들 중 제일 인상적인 것은 아무래도 브래드 피트라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스로 잠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헐리우드>를 보고 있는데, 브래드 피트 이제는 선수가 다 됐더군요. 원래도 연기를 못하는 배우는 아니었지만 정말 자연스럽게 잘합니다. 굳이 이 세배우 중에서 브래드 피트의 연기가 좋다고 말을 하는 건 브래드 피트가 스타인데도 연기에서 그의 에고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연기를 막 한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번 애프터 리딩>에서 얼간이 연기는 정말 골때립니다. 그에 비하면 레오는 아직도 연기를 할 때 뻣뻣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배우로서 대단한 감동을 주고 말거야! 하는 목적의식같은게 연기에서 좀 묻어나온다고 할까요. 그래서 그는 연기를 한다는 느낌이 아주 강한 장르에서는 두각을 잘 보이지만 생활드라마 같은 부분에서는 좀 묻히는 경향이 있습니다. 뭔가 과장이 되어있고 꽁트같은 연기를 필요로 할 때는 아주 열심히 하고 그게 먹히는데, 어떤 세계의 인간을 자연스럽게 그려내야할 때는 연기가 좀 뻣뻣해지는 경향이 있달까요. 같은 스콜세지의 작품인데 <더 울프...>와 <디파티드>에서 큰 편차를 보이는 이유는 단순히 배우로서의 연차나 스콜세지에게 적응을 한 정도의 차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 역으로 레오는 캐릭터를 아주 깊게 설득할 필요까지는 없는 <인셉션>같은 영화에서는 좋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그 영화는 워낙에 기능적인 캐릭터라서 대단하게 연기를 할 필요가 없거든요. 그에 비해 스콜세지의 영화들은 뼛속까지 절어있는 날건달들을 연기해야하는데 <디파티드>에서는 여전히 겉도는 느낌이 있습니다. 겉도는 캐릭터를 겉돌게 연기하는 게 그가 추구한 리얼리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레오가 배우로서의 에고가 강하다면 톰은 스타로서의 에고가 강합니다. 이게 이제 톰 크루즈의 너무 심한 약점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차라리 미션 임파서블 같은 영화라면 괜찮아요. 이 영화가 요구하는 것은 얼마나 아찔한 스턴트를 잘 해낼 것인가지 얼굴과 몸으로 깊은 감정을 전달하는 건 아니잖아요. 굉장히 느끼해지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것도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책임이라면 설득당할 여지는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기름끼가 빠져야 하는 영화들입니다. <잭 리쳐>를 얼마전에 봤는데 톰 크루즈가 그 기름기를 쫙 빼고 연기를 해서 의외로 좋더군요. 그런데 순간순간 이 배우만의 영웅주의가 매너리즘으로 묻어나오는 경우들이 있었습니다. 훨씬 더 건조하고 진중하게 연기를 해야하는데 어떤 순간 친절하고 멋진 싸나이로서의 톰 크루즈가 튀어나오고 맙니다. 어쩌면 톰 크루즈는 이런 스타 에고를 평생 못버리겠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영화 제작과 출연도 그렇게 스타 에고를 잘 살려주는 감독들이랑만 맞춰서 협업을 하잖아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헐리우드>의 릭 달튼 역에 원래는 톰 크루즈가 내정되어있다고 하던데 꽤 아쉽습니다. 간만에 에고를 좀 버리고 거장감독 아래에서 통제를 받으면서 연기를 할 수 있었을텐데. 


길게 돌아왔지만 <우주전쟁> 이야기를 좀 하자면, 이 영화에서는 톰 크루즈의 그 스타 에고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캐릭터 자체가 일단 자기 에고때문에 가족이랑 자꾸 엇나가면서 트러블을 일으키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톰 크루즈는 하던 대로 하면 됩니다. 이걸 어떻게 담을 것인가, 감독의 역량이 더 중요해지죠. 스필버그는 정말 영화의 신 답게 톰의 에고를 아주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여냅니다. 하던 대로 하고 있는데 톰 크루즈가 하나도 안멋져보이고 짜증만 납니다. 톰 크루즈도 딱히 힘을 주거나 힘이 빠진 게 아니고 자신의 에고를 긴장감을 주는 요소로 잘 활용하고 있고요. 스필버그는 톰 크루즈의 성격을 아주 잘 파악하고 있던 모양입니다. 톰 크루즈가 연기적으로 더 도전을 하고 싶었다면 촬영장에서 엄청 헤매고 적응하는데 쩔쩔맸다던 큐브릭의 <아이즈 와이드 셧>같은 작품보다는, 이리저리 자기를 굴려줄 스필버그와 더 같이 일했어야 합니다. 이 사람은 배우의 성격이란 게 있고 잘 맞는 장르라는 게 있는데 너무 폭넓은 도전을 하고 그걸 해내려고 합니다. 톰의 차기작들을 다 보지 않았는데 그의 에고에 좀 질려있던 차에 봤던 <우주전쟁>은 그의 연기 중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 영화에서의 톰 크루즈는 미국을 상징하죠. 이제까지 자기 잘난 걸로 다 해내던 사람인데 그게 하나도 통하지 않고 상황은 환장하게 돌아가고만 있으니...


톰 크루즈에게는 아직도 자기가 20대 청년이라는 좀 니글니글한 에고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탑건: 매버릭>같은 영화에서도 비행기 조종사로 몸소 나오고 그걸 대사로 또 뻔뻔하게 때워요. 그런데 <우주전쟁>에서 스필버그는 그의 그 에고를 부정하는 대신 더 커다랗고 차가운 세상과 정면으로 충돌시킵니다. 너가 뭘 할 수 있는데? 너가 20대 청년이라고 믿는들 너의 그 힘이 이 세상에서 뭘 일으키는데? 톰 크루즈는 시종일관 무력합니다. 뭔가를 해내고 싶다는 그의 에고가 게속 영화 속에서 분출이 안되죠. 오히려 도망치고 비겁해지는데에서만 작은 폭발을 일으킵니다. 톰 크루즈가 뭘 해내는 건, 오히려 자길 숨겨준 극우보수 아저씨를 별 수 없이 죽여버리는 음습한 장면에서죠. 수류탄을 우주선에 넣는 장면만 없었다면 이 영화는 진짜 백점 만점이 되었겠지만 그것 때문에 0.01점 정도는 깎아야 될 것 같습니다. 톰 크루즈는 스필버그랑 계속 일을 했어야 해요. 두 사람이 갈라진 것도 백퍼센트 톰 크루즈의 에고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스필버그랑 계속 자기 연기를 조율해나갔다면 그도 나름의 선수가 될 수 있었을텐데요. 톰 크루즈는 자기가 제작도 못하고 간섭도 못하는 배우의 위치에서 감독의 통제를 온전하게 받는 경험이 필요해요. 너무 비대해져서 그게 거의 불가능하지만...

    • 미국 배우 라이언 오닐을 <배리 린든>주인공으로 기용한 게 배역 성격에 맞았다는 비평을 읽은 적 있어요. 한 때 오닐 사위였던 맥켄로가 자서전에서 그 시대의 톰 크루즈였다고 오닐을 칭했죠. 저는 크루즈의 방향 못 잡는 느낌이 등장인물에 어울렸다는 생각을 했죠.

      <우주전쟁>에서 철 안 들고 무책임한 가장 역을 잘 했죠.
      • 시키는 것만 해야죠 ㅋㅋ 나레이션도 내가 할래요 이런 말 하지 말고

        • 그러느라 크루즈처럼 거의 2년을 아일랜드에서 쳐박혀 있었음


          그 내레이션 빼앗은 것도 큐브릭이 자기 딸 비비안과 라이언이 썸탄다고 해서 빼버렸다고 테이텀 오닐이 주장. 비비안은 사이언톨로지에 빠져서 가족과 절연, 아버지가 아이즈 와이드 셧 음악 만들라고 하니 거절. 지금은 달 착륙 음모론자.




          크루즈가 에고가 강하다지만 걸어가는 장면만 수십 테이크  간 큐브릭도 만만치 않아요.



          • 박품을 만들 때 작품 몰입을 방해하는 외부적인 외고를 뜻한 것이었습니다. 큐브릭의 에고는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요
            • 근데 아이즈 와이드 셧에서 큐브릭이 크루즈의 사근사근하면서도 나르시즘에 빠진 페르소나를 잘 이용했다고 생각했는데요. 그 역은 눈이 있어도 보지 못 하다가 한 치 앞도 모르는 미궁 속에 있음을 깨닫고 불안해 하는 캐릭터라.




              매그놀리아에서 리포터한테 I'm judging you라고 말하는 장면도 pta가 크루즈의 나르시즘 잘 썼구나 싶었음

    • 그 에고 꼭 버릴 필요 있나 싶기도 합니다.
      • 2222




        다른 배우도 아니고 톰 크루즈니까 이런 말이 나오는 것도 아닌가 싶어요

        • 맞아요. 일례로 빈 디젤한테 이런 소린 안나오겠죠. 억, 너무 튀나요 ㅎㅎ 본인 제작의 프랜차이즈를 만들고 본인만의 territory를 구축했다는 데서 문득 생각났어요. 뭐, 톰은 연기도 되니까. 근데 제작자로서의 톰 크루즈역시 좋아하는 편이기도 해서요. 여자배우로 가면 샤를리즈 테론? 누가 있을까요? 이런 자기 파워를 가질 수 있는 사람.. 
          • 제시카 차스테인이 제작자로 자기 주연 영화를 만들긴 하죠

            리스 위더스푼이 있군요,얙션은 아니지만 자기 브랜드 공고히 하죠.




            크루즈가 제작한 오블리비언,엣지 오브 투모로우 다 잘 봤습니다. 배우의 에고와는 상관없이요.  소위 예술영화 배우들보다 나은 면도 있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 이게 좀 설명하기 어려운데, 톰 크루즈는 배역을 표현하는 대신 지금 톰 크루즈가 열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같은 느낌을 줄 때가 있어요. 빈 디젤이랑 다른 기대를 받을 때도 그러거든요. 쇼맨십이 캐릭터를 깨트립니다. <라스트 사무라이> 같은 영화가 특히 그랬어요.
            • 이것도 주관적인 거지만 저는 연기 잘 한다는 니콜 키드먼이 뭘 해도 늘 비슷하고 에고가 확 느껴집니다. 나탈리 포트먼도 그렇고요.
    • 톰 크루즈는 무슨 역할, 무슨 연기를 해도 톰 크루즈가 되어버립니다. 안그런 영화가 드물어요. 그게 싫진 않습니다. 어차피 톰 아저씨의 영화는 톰 아저씨가 이번엔 무슨 역할을 하고 무슨 액션을 하는가 그걸 보러가기 때문이죠.
      • 드라마 같은 경우에는 또 톰 크루즈네... 같은 느낌을 줘서 아까울 때가 있습니다. 잭 리처가 특히 그랬습니다...저한테는...
        • 원작자도 톰 크루즈가 너무 작고 외모도 많이 차이 나서 별로 안좋아했다고 해요. 새로 만드는 잭 리처 TV 시리즈에는 앨런 리치슨이란 배우가 캐스팅됐는데 다른 건 몰라도 키와 덩치는 잭 리처만큼 커보입니다
    • 우주전쟁 하면 입을 약간 벌린 채로 미간에 약간의 주름을 잡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지 하는듯한 톰 크루즈의 표정만이떠올라요. 얼마전에 [레볼루셔너리 로드]를 보았는데, 써주신 디카프로이의 연기에 대한 내용이 크게 공감이 갑니다. 거기선 그냥 평범한 가장을 연기하면 되는 거였는데 연기를 꼭 [셔터아일랜드]에서 만큼이나 심각한 느낌으로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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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습니다. 디카프리오의 연기도 좀 경직되고 과하게 튀어나오는 부분이 있죠.
        • 리오는 성장이 정체된 지 오래된 느낌입니다.  울프 오브 더 월스트리트에서 마고 로비와 싸울 때 보면 몸만 자란 소년같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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