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니면서 제대로 뭔가 대피훈련을 받은 기억은 없어요. 책상 밑에 기어들어가서 전시 분위기를 느끼는게 전부였죠. 어렸을 땐 진짜 전쟁이 나면 어떡하나 벌벌 떨었고 시간이 지날 수록 지겨워져서 그냥 자거나 친구와 소곤소곤 잡담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시민의 안전을 위한 훈련이라면 대피훈련, 소방훈련, 응급처치교육 등을 해야죠. 그런건 단 한번도 안했어요. 제가 이상한 학교에 다녀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학교에 다닌 동생도 똑같더군요. 저희 부모님도요. 어린 마음에도 싸이렌 소리가 들릴 때마다 책상 밑에 들어가 웅크리고 앉아있어 보는 것이 실제 상황에 닥쳤을 때 무슨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글쎄요. 요즘은 바뀌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어렸을 때 받았던 민방위 훈련의 의도라는건 군사정권의 공포 분위기 조성이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요.
아.도.나이/연천 파주는 구제역 지역이라 제외했습니다. 민방위 전체훈련은 김영삼 시절부터 안 했으니 조금 생소한 분도 있을 겁니다. 대략 30대 이상에게는 대피훈련 기억이 있을 것이고, 35세 이상에게는 등화관제 기억이 있겠죠. 현재 한국은 등화관제는 사실상 불가능..하죠;; Shena Ringo/ 연평도 같은 상황을 가정하고 포탄에 대해 대피하는 게 지금과 같은 전체훈련입니다. 90년대 이후에는 소방훈련이나 질병발생상황 대처 등의 세부적 민간훈련을 주로 해 왔고, 관공서에서는 계속 훈련을 했었습니다.
70년대에 계획된 서울시청-을지로 일대 지하보도가 모조리 줄줄줄 연결되어 있는 게 북한의 장사정포 공격을 대비하여 만들어진 방공호들입니다. 주로 70,80년대부터 도시화가 진행되어 있던 도시(예컨대 마산시 중앙동, 오동동 일대)에는 방공호용 지하상가나 지하도가 구비되어 있죠. 이번에 춘천에도 가 보니 있더군요;
TV/라디오매체는 통신망이 붕괴된 상황에서는 매우 중요한 정보수단이니 계속 틀어놓고 있으라고 할 겁니다. (오늘도 지상파3사는 자막처리를 하더군요. 예전에는 전파없음 상태에서 갑자기 화면조정용 컬러바가 켜지고 민방위본부의 방송을 육성으로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혜화 구로전화국 두군데만 날리면 우리나라 해외인터넷 회선 상당수가 먹통됩니다. 그리고 남산이랑 광덕산 두군데에 폭탄테러 나면 1군사령부쪽 서부전선 지상파 방송 전체가 끊기고.. 의외로 이런 안전대비에 허술한 게 이 나라 실정이라, 애먼 특전사 훈련시켜서 주요거점 방어하는 건 빡시게 하는데 돈 때려부어 백업시스템 만드는 건 정말 소홀합니다. 그나마 요즘은 위성방송이 있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