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기생충
유튜브에 나와 있는 클립을 몇 개 보고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유튜브 클립만 봐도 제가 감당하기 힘든 영화일 거라는 게 짐작이 되더군요. 봉준호 감독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에 대해, 관객이 정지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감독의 리듬 대로 흘러가야하는 체험이라고 말하더군요. 영화관에서 봤으면 마음이 괴로워서 중간에 뛰쳐나갔을 겁니다. 이 가족이 추락하는 걸 보기가 괴롭습니다. 특히 폭력 나오는 장면은 건너 뛰고 봤어요.
왜냐하면 저는 기우, 기정이네 가족이 잘 되기를 바랬거든요. 기우 기정 둘 정도 취직했을 때 여기서 그만하지, 기우 기정 기택 셋 정도 취직 했을 때 그만하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만일 이게 임금 노동자의 삶을 메타포로 잡은 거라면, 아마 셋 정도 취직했을 때 이 가족은 그만했을 거예요. 왜냐하면 보통 임금 노동자들은 (제 경험으로는) 풀타임으로 일하면 초죽음이 되거든요. 나머지 시간은 쉬어야 해요. 집에 가사노동, 돌봄노동 전담해줄 사람이 있어야, 두 세 명의 임금 노동자들이 풀타임으로 일할 수 있어요. 기우, 기정이는 일주일에 세 번 두시간씩, 일주일에 네 번 일한다고 하지만, 사실 기택씨가 하루종일 일하는 노동은 만만하지 않아요.
영화는 1초도 낭비 없이 마지막 장면까지 달려갑니다. 1/3 정도 지났을 때 이미 많은 이야기가 흘러가 있어요. 이 영화가 왜 앙상블 상을 받았나 이해가 되네요. 배우들이 대사를 치고 받아내는 게 조화를 이룹니다. 그렇다고 캐릭터들이 흐릿하거나 흐트려지는 것도 아니예요. 박사장 역할의 이선균, 최연교 역할의 조여정도 연기가 참 대단하네요.
볼 때마다 인상적인 부분이 제게는 다른데, 오늘은 이 대사가 기억에 남더군요.
“전 사실 그 아주머니에게는 아-무런 감정이 없구요, 그 공중보건, 또는 보건위생의 관점에서 인제 어쩔 수 없이 말씀을 드린 건데, 그게 자칫 오해를 하며는 제가, 고자질이나 하는 그런...”
(중략)
“저기, 손은, 씻으셨어요?”
미국에서도 이 작품을 보고는 제게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안정적인 일자리가 있다는 게 얼마나 절실히 중요한지 아니까, 상당히 공감을 샀는가봐요.
제인 폰다가 작품상 발표 전에 한 템포 쉰 게 인상적이더군요. 이 분, 배우 답게 드라마틱한 리듬을 아네요. 이병철 회장의 손녀, '묻어둔 이야기'란 책을 낸 이맹희씨의 딸, 미키 리가 단상에 올랐네요. 건어물, 능금 팔던 상회의 손녀딸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로 영어로 소감을 말하는 날이 오는군요.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박태원 외손자가 감독상을 비롯 오스카에서 상을 네 개나 받구요. 한국 사회의 자본과 재능이 지난 백일년 동안 쉴새없이 축적되어왔다는 뜻이겠죠. 작년이 한국영화 100주년이었네요.
martin을 보며 꿈을 꾼 bong의 열정으로
bong을 보며 꿈을 가진 어느 가붕개의 2세는 과연 꿈을 이룰수 있을까요?
20년뒤 한국사회가 그렇게 바뀐다면 좋겠네요.
스릴러처럼, 두근두근하며 마음을 졸이며 보게되죠...중반 어느순간부터 클라이맥스가 끝날때까지요...간에 안좋아요.
노동강도는 만만치 않다고 생각을 못했어요.
저는 그 정도는 꿀보직,,,,이렇게 생각했거든요.
저는 그 기택씨 일하는 거 보면서 일요신문 기사를 떠올렸거든요. 특히 박사장이 자기 아내가 살림도 못하고 요리도 못한다고 흉을 볼 때는, 도대체 저런 말을 어떻게 좋게 받아주란 말인가 하고 생각했어요. 선은 박사장이 먼저 넘잖아요.
http://www.ilyosi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766
..그리고 시상식 중계는 티비조선에서 했구요. 씨제이 산하 케이블채널도 많은데 왜? 하고 궁금해지네요.
저는 송강호 배우가 '냄새' 를 신경쓰고 어떻게든 빼려고 하는 장면들이 인상깊었습니다. 솔직히 클라이막스의 폭력보다 훨씬 절절하고 오래갔어요. 피부색깔 다르다고 '대놓고는' 차별 모욕하지 않게 된 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이젠 냄새로 사람 가를까 걱정해야 하나 싶기도 하더라구요. 가족들 눈을 가린 포스터가 그래서 참 섬뜩했구요. 인터넷에서 '한국인은 유전적으로 체취가 제일 없는 편~' 식의 글을 가끔 보는데 기분이 좀 묘하더라구요.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님이 쓴 영화코멘트도 읽어볼 만 합니다. https://www.instagram.com/p/B8X7d1mgfd3/
"기생충"의 평이 너무나 많지만 그 중에 가장 설득력있고 흥미로운 평은 팟캐스트 "김혜리의 필름클럽" 85회였어요.
김혜리 기자의 부재가 새삼스럽게 너무 아쉽네요.
http://www.podbbang.com/ch/13003
많이 입에 오르는 대사가 "아들아, 넌 계획이 있구나"라는걸 알지만 지금에 와서보니 "전체를 장악하는 기세"가
와닿는군요.
이미경 부회장은 제일제당 엔터테인먼트 이사 시절부터 드림웍스가 제작하는 <딥 임팩트>에 투자했었죠, 스필버그 내한을 성사시키기도 했고요, 그 때 통역이 장미희.지병이 있는 걸로 아는데 박 정권 당시 마음고생한 것 나름 이렇게 보상받는 것 아닌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