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바낭] 승진

1.

새해를 맞이하여 인사발령이 났습니다.

팀장이 되었네요. 하아.....

저는 결정장애도 있고, 후배들에게 일 시키는 것도 부담스러울뿐더러 남을 평가 하는 것도 싫어합니다.

이 팀으로 왔을때 상사님이 이런 점들을 애둘러서 리더십 부족에 대한 지적을 했습니다.

그런데 성격이 어딜 가나요.

팀장이 공석이다 보니 최선임인 제가 후배들 업무까지 다 챙겨봐주어야 하는데, 후배들이 실수를 해도 쓴소리를 못했습니다. 

일단 쓴소리 한다고 실수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이걸 어떻게 커버해야할지를 알아보는게 먼저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넘어가면 과연 후배들이 실수에서 배우는게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회사가 오래된 굴뚝산업 제조업이라 저같은 성격은 회사랑 잘 안 맞죠. 예전 '그분'도 제가 오래 버틸줄 몰랐다고 하고..

(아니 그냥 이직이 귀찮고, 그분이 협력사/파견 직원들 쥐잡듯 갈구고 있는데, 저까지 그만두면 안될것 같아서 버틴거지..)

회사는, 인사팀은 제가 이 회사에서 팀장 할 역량이나 자질이 있다고 본건지..?


상사님이 '지금까지 실질적으로 팀장 역활을 해왔으니 바뀔게 있냐..' 라고 하는데...

아닙니다.. 아니에요.

이제는 여러 안을 들고 상사님에게 가서 결정해주십셔~  아니라 제가 안을 정해서 가야 합니다.

후배들 평가도 해야 하고요. 당장 작년 성과 평가를 저보고 하라는데, 이게 연봉에 직결되는지라 (물론 2차 평가는 상사님이 합니다.) 

부담 팍 오네요. 

아니 애초에 작년에는 난 팀장도 아니었고, 작년말에 상사님이 우리랑 면담하면서 평가 다 해놓고 왜 다시 나보고 하라는거지..

왜때문이죠??


일단, 업무분장을 새로 하면서 후배들이 받을 수 있는 업무는 넘기고 바로 받기 어려운 업무는 상반기중으로 찬찬히 넘기기로 했습니다.

오늘 일을 하면서 돌아다니다 보니 상사님이 부르더니 '전화로 오라고 부르거나, 애들을 보내라. 팀장으로서 격이 있지..' 라고 합니다. (...)



2.

어제 출근을 하니 많은 사람들이 승진 축하한다고 인사해주더군요.

그런데, '그분'은 저를 보더니 얼굴이 굳으면서 그냥 가시네요. 

하긴 저분이 자기가 싫어하는 한참 어린 후배가 승진했다고 축하한다고 할리가 없지... ㅋ


이 양반이 저를 두고 해왔던 악담들에 '나는 이 회사랑 안 맞는다. 회사는 나를 싫어할거다' 라고 가스라이팅을 당한걸까? 하는 생각도 언뜻 드네요.


지금 상사님은 내 어디를 보고 맘에 들어 이렇게 끌어 주나... 궁금합니다. 


제가 공장에 근무하는 14명 팀장중에 두번째로 어린데... 비록 메인 부서는 아니고 지원부서이긴 하지만...

혼돈의 카오스인 현 회사 상황에서 과연 오래 버틸 수 있을지 불안합니다.

(이번 인사발령때도 몇몇 부장들이 '나가라' 라고 해석되는 발령을 받았습니다.)



    • 가라 팀장님, 승진 축하합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초기에는 좌충우돌 우당탕탕해도 잘해나가실 겁니다. ^^


      그동안 게시판에 쓰신 직장 선배분들에 대한 여러 일화들을 반면교사 삼으시면 고민하시는 만큼 탁월한 리더쉽을 발휘하게 되지 않을까요? 


      일이든 인력관리든 성과를 내려면 고민을 많이 하고, 쓴소리도 해야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저에게 쓴소리 해주신 선배 또는 동료가 제 직장생활에 더 보탬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기억에도 남고.. 물론 쓴소리는 인신공격이 아닌 진짜 후배 또는 동료를 위하는 생각에서 나온 말이여야겠지요...

      • 가끔 같은 실수를 또 하는걸 보면 뭐라고 이야기 해야할지 막막하더라고요.

        회식을 싫어하는지라 회식때 술잔 기울이며 까고 덮고 하는 것도 못하겠고
    • 축하드립니다!!!

      가팀장님!!!
      • 감사합니다. 저랑 일 같이 자주한 다른 팀 과장이 축하드려야 하는거 맞죠? 하더라고요. 귀신같은 친구..
    • 승진 축하합니다.


      외로워지겠네요...혼밥하게 되는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 혼밥 잘합니다. 혼밥 하게 해주세요. 괜히 이상한 눈으로 보지 말고 ㅠㅜ
    • 부정하실지 모르겠지만 가라님 뇌구조를 그리면 회사가 중앙자리에 큼지막하게 쓰여져야 할거 같아요. 전형적인 워커홀릭이 아니신지.


      듀게에 올린 글도 열에 아홉은 회사 바낭이었잖아요. 하루에 대부분도 회사 생각하고 계실거구요. 조직에 대해서 불만이 있어도 애착이 없으면 그렇게 신경써서 글까지 올리지 않아요. "더 큰 힘에는 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말처럼 중간관리자로써의 험난한 일, 성취감을 느끼시면서 잘 하실거라 믿어요. 뜻대로 안풀린다고 해도 주저앉을 성격은 아니실거 같아서. 제가 너무 가라님을 담대한 분으로 보는걸까요?

      • 요즘 제 주변에 벌어지는 일중 회사일이 너무 다이나믹해서요. ㅋ

        회사를 다니다 옮기는 사람은 많아도 회사 이름이 바뀌고 헤게모니가 바뀌는걸 경험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은것 같더라고요.

        전 일보다는 휴일을 사랑합니다.
    • 월급 좀 오르나요? 축하드립니다~~
      • 팀장 수당 쪼끔 더 줍니다. 안받고 말지.. 싶네요. ㅋㅋ
    • 회사 안의 리더십에 대한 고민은, 임경선이 쓴 월요일의 그녀에게 라는 책이 도움되시지 않을까 함 추천해보아요.혹시 걷다가 길가에 떨어져있으면 함 읽어보시길. 집에서 코앞인 도서관에서 책이 손짓하고 부르거나요.여자들을 위한 회사생활지침서라 좀 주저하게 되긴 하네요
      • 추천 감사합니다. 여성들을 위한 책이라면 저희 회사 꼰대 보수 군다 분위기에 안 맞을 것 같지만 궁금해지네요. 전자책도 찾아보니 있군요
    • 축하드립니다 일단!
    •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직장관련글들을 흥미롭게 때로는 (면식도 없는) 그분에 대한 분노로 가득차 읽곤 했는데, 아마 회사에서도 가라님이 실질적으로 하는 일들이 어떤가 감을 다 잡고 있었나봐요. 제 직장에서도 딱 '그분'같은 사람이 하나 있는데, 다들 나가줬으면 하는 분위기인데도 정말 악착같이 수년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수익이 목적이 아닌 직장이어서 더 그런것 같아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14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53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90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5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6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6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53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9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3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30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41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72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8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90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