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일상생활 속 늘금 실감 포인트들

1. 드라마,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하는데 주인공들의 이름과 인적사항이 좀처럼 머리에 입력되지를 않습니다.


제가 요즘 넷플릭스 드라마를 몇 개월간 몰아서 보고 있는데 사실 그 많은 작품들 중에 현시점에서 주인공 이름 기억나는 게 거의 없어요. 아예 제목이 주인공 이름을 박아 놓았다면 모를까. 어제 글도 적었던 '다크'를 새벽에 시즌 1까지 마무리했는데 지금도 주인공 남자애 이름이 가물가물합니다. 율... 율리 뭐였던 것 같은데.

게임 같은 경우엔 좀 더 심해서 진행 중인데도 방금 전 상황의 스토리가 잘 기억이 안 납니다. 이건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게임들이 스토리가 허접하고, 네비게이션 시스템 때문에 스토리에 신경 쓸 필요도 없어서이긴 한데 그래도 예전엔 안 이랬죠.



2. 모기 잡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한동안은 '요즘 모기는 진화했나!!' 같은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조금만 생각해봐도 말이 안 되는 게 자명하잖아요. ㅋㅋㅋ

동체시력도 약해지고 순발력도 떨어지고 집중력도 증발해버려서 새벽녘에 모기 때문에 잠에서 깨면 고통의 시간이 따라옵니다.

찾기도 힘들고, 찾아도 잡기가 힘들어요.


그리고 이놈에 모기는 왜 시월 하순까지 출몰하는 겁니꽈!!!



3. 게임 실력


위와 같은 이유로 게임도 잘 못 합니다.

특히나 실시간으로 다른 플레이어들과 겨루는 게임이라도 하면 어흑...;



4. 각종 신체 회복 능력 저하


하루 밤 새면 피로가 일주일 가는데 그나마 하루 밤 새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

술 한 방울 안 마셔도 회식 자리 때문에 귀가가 늦어지면 개피곤.

결정적으로 엎드려 자다가 얼굴에 뻘건 자국이 생기면 30분이 지나도 안 사라집니...


그리고 작년까지만 해도 드라마를 보든 게임을 하든 하다가 꽂히면 새벽 네시 넘기는 건 일상이었는데 이제 세시를 넘기면 하루 종일 피곤하고 졸려요. orz

그래서 늘 두시 반까지만 하다가 잡니다. ㅋㅋ



5. 점점 이해력 & 판단력도 떨어지네요.


자꾸 남의 말을 잘못 알아듣고 뻘소리를 합니다.

예전엔 '저 사람은 왜 저런 얘길 하지?' 라는 느낌이 들 땐 거의 대부분 정말로 그 사람이 앞뒤 안 맞는 얘길 하고 있을 때였는데 이젠 상당히 높은 확률로 그냥 제가 상황 판단이 안 돼서 이해를 못 하고 어버버 거리고 있는 상황이(...)

순간적으로 빨리빨리 대처해야할 상황에 종종 버퍼링이 걸립니다. 앗!? (...) 아! 주섬주섬... 뭐 이런 식. ㅋㅋㅋ


덕택에 겸손하게 살려고 노력하겠다는 다짐이라도 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말조심도.



6. 스트레스 받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


그냥 스트레스를 받기가 싫어집니다.

당연히 전에도 스트레스를 즐겼던 건 아니지만 더욱 더 극단적으로 싫어지는 거죠.

게임 좋아하지만 이미 수년 전에 루리웹은 아예 끊었구요. 커뮤니티도 듀게 외엔 아예 안 합니다.

왜냐면 뭐라뭐라 글 적다가 태클 걸리면 짜증이 나구요. 남이 좀 이상한 소리 한다 싶어서 지적하는 댓글이라도 하나 달고 나면 그냥 신경 쓰여요.


온라인 세상 그깟 거 뭐라고... 라는 맘으로 그냥 조용히 살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현실 세계에서두요.



7. 마지막으로... 확실하게 시대에 뒤떨어집니다. orz


방탄, 러블리즈 정도가 제가 멤버들 다 아는 마지막 아이돌이네요.

작년에 '불꽃놀이'가 좋아서 노래 듣고 가끔 무대 보다가 오마이걸 멤버 두세명은 알게 됐는데 나머지는 아직도 모르고 아마 영원히 모를.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은 봐도 공중파와 국내 케이블을 안 보니 요즘 잘 나가는 드라마, 요즘 잘 나가는 배우 이런 거 하나도 모르구요.

예전부터 좋아했던 뮤지션들 노래 조차도 예전 노래만 듣고 신곡은 안 듣거나 한 번 듣고 잊습니다.

영화는 많이 보지만 극장에서 보는 게 별로 없어서 나온지 1년 이상된 것들만 집에서 티비로 보는 정도.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렇게 트렌드 못 따라가는 데 아무런 부담이 없고 오히려 몹시 편안해요. ㅋㅋㅋ 이미 예전에 다 포기했거든요.

이제와서 뭘 어쩌겠습니까. 사는 게 특별히 불편하거나 불행할 것도 없으니 그냥 이대로 만족하며 살다 죽겠죠.


그냥 '안 뒤떨어진 척은 하지 말자'고 매일 다짐하며 당당한 시대착오 유물 아재로 살아갑니다.

야!! 대중 문화는 누가 뭐래도 90년대가 짱이야!! 팝이고 가요고 영화고간에 그 때가 진짜 리즈였다고!! 이게 내가 그 시절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실제로 그런 거야!!!


...라고 믿지만 남들에게 그런 말은 하지 않는 걸로. ㅋㅋㅋ

    • 별명이 직업 모기사냥꾼입니다 그외는 동일 합니다.

      • 앜ㅋㅋㅋ 가끔영화님의 현실 별명을 알게 되다니 왠지 감동적입니다. ㅋㅋㅋ
    • 1번은 로이배티님에게는 해당이 안되는 듯 한데요. 이름은 다 외우지 못하더라도 내용은 상세하게 리뷰를 올리시잖아요.


      2번은, 젊었을 때로부터 모기를 잡아본 적이 없어서 모기를 손으로 잡는단 말인가?????!!!!! 모기를 잡을 수 있었다는건 놀라운 일이네요.




       4,6, 7번 공감!!!! 새벽 2시 반까지 버틴다는 것도 대단하신거에요. 12시 넘겨서 깨어있으면 며칠은


      피곤해지거든요. 자든 안자든 10시 이전에 자리에 누워있어야 해요.




      6.스트레스 받을만한  상황은 정말 최대한~~~~ 피해가려고 하고 전에는 항의하던 일도 "이젠 좀 참으면 되는걸",


      하면서 넘어가죠. 후배가 나이가 들면 너그러워지느냐고 물었을 때 "너그러워지는게 아니라 화내는게 지쳐서 화를 못낸다!"고 대답했었어요.


      저는 나이가 들면서, 왜 사람이 살이 쪄서 배가 나오는지 이해하게 되었어요. 전에는 잘 몰랐는데 이제는 중년이후의 뱃살과


      전반적인 살찜에 대해서 관대해질 수 밖에 없네요ㅠ.ㅠ




      하나 더, 다리를 힘겹게 움직이면서 지하철이나 마을버스를 타는 노인분들을 보면 남의 일같이 여겨지지 않아요.


      언젠가 나도 저런 나이가 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스치거든요.




      이해력과 판단력보다는 현저한 암기력의 저하가 "내가 벌써 치매의 조기 증상인가?"라고 불안해지기도 해요.


      알던 흔한 단어들이 입가에서 뱅뱅 맴돌고 있을 때가 너무 많은거 같아서요.

      • 중년 이후의 살찜... 말씀 아주 공감합니다. ㅠㅜ 체질의 차이는 있겠지만 장년 넘어 건강하게 날씬하신 분들은 저같은 게으름뱅이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 분들이라는 걸 요즘 깨닫거든요.
    • 1번 공감해요. 한때 현실이든 픽션이든 사람 이름 진짜 다 외웠는데.. 하루전에 로이배티님 글 보고 검색해보고 세시간 전에 또 검색해본 '일라이'도 생각이 안 나서 넷플릭스 검색창에 아 이 이렇게 타이핑하며 자동검색 기대했다는 거 아닙니까. 흑.

      7번도 공감하며 사실 트렌드 따라가는건 수년 전 포기했어요. 특히 음악은 뭐.. 대학때 mp3로 듣던 노래들 다시 듣는 게 가장 행복한..

      가끔 '늘금'이 아쉽기도 하지만, 그냥 모래알처럼 왔다 가는 인생이라 생각하면 또 그런가보다 해요. 이것도 늘금 의 반증인가요 :)
      • 저도 듀게에서 추천 본 영화들 넷플리스에서 보기 전에 늘 재검색 합니다. ㅋㅋ 가끔은 정말 본격적으로 기억에 떠오르는 키워드들로 찾아볼 때도 있구요.



        뭐 말씀대로 다들 경험하는 늘금이고 제 젊었을 적에 대해 별로 후회 같은 게 없어서 슬프거나 하지는 않아요. 다만 그래도 역시 젊은 건 진짜 조쿠나!! 라는 생각을 종종 하죠. ㅋㅋㅋ
    • 사냥꾼들은 모기가 맘놓고 피를 팔아먹게 팔을 디밀고 있습니다 그때 잡아요.


      앞에서 어른거리면 코를 때릴만큼 근접해서 손바닥으로 잡습니다.

      • 미끼까지 던지다니 정말 본격적이시군요;;;
    • 옛날에 알았던 배우와 감독 이름이 생각이 안나서 매번 찾아요. 감독 이름이 생각이 안나서 영화 제목을 떠올려보면 또 생각이 안나서 그 영화에 나오는 영화 배우를 찾아서 몇번 타고 들어가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됩니다. ㅠ 


      그리고 머리 속에서 생각한 것과 튀어나오는 말이 다를 때가 있어요. 이건 친구들 만나도 대부분 공감.. -- 예전엔 안그랬는데 그 빈도가 점점 증가합니다. 웃긴건 그래도 서로 다 알아 들어요. 


      전 방탄 러블리즈 멤버 이름도 모릅니다. 

      • 늘그면 그래요 저도 그런 찾기를 합니다.


        후회하지 않아도 알아들어주니 친구는 좋은거죠.

      • 맞아요. 그리고 새로운 감독이나 배우 이름은 정말 새로 입력이 안 되구요. 뇌용량이 다 차서 뭐 하날 익히면 예전 것 하나가 뇌에서 튀어나가는 느낌이랄까요.


        ...사실 저도 방탄 멤버들 중에 얼굴까지 연결되는 건 정국이랑 rm 둘 뿐이고 각자 혼자 있는 사진 보면 모릅니다. ㅋㅋ
    • 전 늘금이 뭘까...하고 좀 생각해봐야 했다는 데에 대해 뒤쳐졌음을 느낀....ㅠㅠㅠ

      • 뒤쳐진 거 아니세요. 늘금 이런 건 그냥 제가 썰렁한 사람임을 뜻할 뿐입니다. 슬퍼하지 마세요. ㅋㅋㅋ
    • 몇 년 전에 조카가 저더러 에쵸티 세대냐고 물었을 때 늙음을 실감했죠. 조카 딴엔 그게 우주의 끝처럼 엄청난 옛날 사람을 고른 거라 ㅋㅋㅋ


      제 또래가 오빠라고 했던 아이돌들은 조카의 우주 너머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조카의 아이돌인 동방신기도 중학생 조카의 우주 너머에...

      • 얼마 전 직장 회식에서 홀로 젊으신 분께서 계속 쿨 노래만 부르시더라구요. 다음 날 문득 깨달음이 와서 "혹시 그게 아시는 노래 중에 가장 오래된 노래였나요?" 라고 여쭤봤더니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시던... orz



        학생들은 뭐 동방신기가 5인조였다는 것도 모르고 거기에 박유천과 하니 전남친이 속해있었다는 것도 모르고 그럽니다. ㅋㅋ
    • 8. 상황속에서 단어가 생각나지 않고, 


      그러다 보니 쉬운 단어들을 사용하게 되고, 어휘력이 많이 떨어지게되요

      • 맞아요. 동시에 철자도 자꾸 틀리죠. 사실 요즘 듀게에 글 쓰거나 댓글 여럿 달고 나면 늘 찜찜해서 나중에 다시 훑어보는데 그럴 때마다 철자 틀린 걸 발견하고 오열을...
    • 4는 너무 당연. 운동싫어하는데 삶의 질이 떨어져서 다시 시작했습니다. 영양제 다 필요없구 인터벌 츄레이닝을!


      5 저는 나이들고는 더 나아진것 같아요 ㅎ


      6 정말 동감. 금방 다크웹 아동포르노 관련 기사 보고 왔는데 글자그대로 빡쳤..... 순간 머릿속 혈관이 팽창하면서 스트레스 빡!!! 이런데도 성진국 드립 동시에 또 페미 어쩌구 한단 말이지.. 으어어어~~~~ 답없는 상황-스트레스받는 사회비판 기사들을 안보려고 해요. 스트레스 감당이 안돼서. 이렇게 살면 안될텐데 싶은데도요.


      7 저요저요저요! "이렇게 트렌드 못 따라가는 데 아무런 부담이 없고 오히려 몹시 편안해요." 저한테 인터뷰 따셨나요? ㅋ 신승훈, 이승환, 이문세, 포지션.. 요런 가수들 노래 차에서 틀어놓고 따라 불러요. Bts 멤버 1도 몰라요. 아이돌 노래가 음악입니까?? 뭐 이런 꼰대 수준까지는 아닌데 걍 안들리고 관심없어요. (대신 새소년은 알아요! 음악 좋더군요. 잘 듣질 옪을뿐;; 잔나비도 들어보았는데 취향엔 별로였어요)


      라디오도 93.1 아니면 cbs만 들어요. Cbs fm은 컨셉이 40대 특화 채널이던데, 아~ 편안합니다~~ ^^; 아는 노래 많이 나와요(특히 허윤희의 밤과 음악사이). 새벽 2시에 하는 한밤의 음반가게도 선곡좋아요.


      그래도 지금 유행이 레트로니까 힙한 척 하기 좋을 시절임미다 ㅋㅋㅋㅋ
      • 4. 저도 이제 슬슬 운동을 해야할 것 같아서 슬픕니다. 그냥 버티니 음식을 줄여도 살도 안 빠지고 그냥 늘 똑같이 사니 삶의 질이...



        6. 예전에 직장 선배들이 아무 것도 아닌 걸로 막 인생 피곤해하고 삐지는 거 보면서 왜 이리 속이 좁냐... 했었는데 이제 제가 그 길을 걷고... ㅠㅜ



        7. 저의 경우엔 경기도민인데 경기 방송이 그렇더라구요. 처음엔 한 프로가 그런 줄 알았는데 틀어 놓으니 낮시간 내내 90년대. ㅋㅋㅋ 왠지 자존심 상하지만 참 좋더라구요(...)
    • ㅎㅎ 대부분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고요, 인간의 육신은 과대평가 되었으므로 어서 제 메모리를 인공 신체에 이식할 날을.. 근데 그런 날이 진짜 올까요??

      • 언젠간 오겠지만 지금 생존중인 분들이 세상 떠나기 전까진 어렵지 않을까요. ㅋㅋ 게다가 어마어마하게 비쌀 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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