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없는 자랑질

에... 또... 제가 세상에 온 날이라고 이런저런 신호들이 몰려들어서 심란한 하루였습니다. 
어제 특별한 선물도 받았고,  매해 이 날마다 그랬듯 마음이 부대껴서 저 자신에게 한마디 남겨보아요~ 

1. - 네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기를 바란다. 물론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 사랑이다. 
자신에 대한 신뢰 없이 사는 건 길 잃은 야간비행과 같다.
길 잃은 야간비행은 시작과 과정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지만 알지 못할 땅에 착륙하게 된다는, 그 결말의 잘못이 있다.

- 네가 자신의 힘을 믿고 있기를 바란다.
네가 아기였을 때, 누군가가 손가락 하나를 대주면 틀림없이 너는 그 손가락을 힘차게 감아쥐곤 했을 것이다.
누구나 손가락 하나를 힘껏 쥐던 그 힘으로 어른이 되고, 그 힘으로 세상을 쥔다.  자포자기는 그 힘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하는 짓이다.

- 네가 긴장의 아름다움을 알고 있기를 바란다.   
그건 주어진 의무, 져야할 책임, 끝까지 남는 가치 등에 합당한 사랑을 주는 일이다.
그것을 긍정하고서야 삶이 너에게 주는 매를 견딜 수 있다.  but이 아닌 nevertheless의 자세로 너의 삶이 영위되기를.

- 네가 '말'의 영원성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잘 알고 있더라도, 너 자신에게 언어로 설명할 수는 없는 마음이나 생각은 타인에게 표현하거나 주장하지 말아야 한다.
그건 거짓말이나 착각보다 나쁜 해악을 끼친다. 너에게나 상대에게나.

- 어제보다 세상에 덜 속는 자신을 슬퍼하지 않기 바란다.
자신의 약함을 가감없이 긍정하고, 거기에 기초하여 나가는 자만이 자신의 얼굴을 갖게 된다. 
아프지 않고 불안하지 않은 자에겐 얼굴조차도 없는 것이다.

- 무엇보다 네가 인간에 대한 존중과 경이를 잃지 않기를 바란다.
아무리 낯설고 이해할 수 없어 보여도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은 다 그들 나름의 그럴만한 이유를 토대로 한 것이다.
"모든 사물과 모든 인간에겐 신의 빛이 스며 있으므로 아름답다" 는 플로티노스의 말을 외면하거나 잊지 않기.

2. 어머니는 저희들 백일까지 육아일기를 쓰셨고, 그 노트를 저희가 주민등록증 발급 받던 날 전해주셨어요. 
태아 사진부터  첫 손톱/첫 머리카락 자른 것, 온갖 미운/힘든 짓 등등이 다 보관돼 있는 기록이죠.
일년에 한번 오늘, 스스로를 고문하느라 그  노트를 펼쳐보곤 합니다. 
출생 직후 어머니 배 위에 올라가 있는 제 사진 밑엔 이런 글이 적혀 있어요.
"진통은 ** (언니) 때 보다 짧았지만 어찌나 힘들고 아팠던지 견디지 못하고 내내 울었다. 이 아이는 나를 눈물로 씻기고 그렇게 세상에 왔다. 아이가 나오자 내 속의 노폐물이 쫙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

3. 어제 제게 도착한 선물이 굳이 오늘이 제 생일임을 예고해줬죠.   이른바 지구소년단으로 등극한 아이돌 멤버인 사촌동생이 그렇게 절 불끈! 하게 했습니다. ㅋ
제가 피부에 이물질이 닿는 걸 병적으로 싫어해서 엑세서리를 전혀 안 해요. 유일하게 사용하는 게 브로치 정도입니다.
그걸 잘 아는 이 친구가 지난 런던 공연 때 구입해뒀던 이 선물을 날짜 맞춰 보낸 게 너무 , 너무....  (적당한 단어를 못찾....) -_-

(주: 까메오는 조개 껍질이나 산호에 조각한 주얼리로 장신구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제품입니다. 브로치 하나와 소액자 두 개.) 

image.jpg
image.jpg
image.jpg
    • 브로치가 정말 예쁘네요. 가운데가 제일 눈에 띄어요.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요!
      • 일단 고맙습니다. 


        이단, 이 아래로 생일축하 글은 적극 사양하옵니다~ 


        정말 예뻐요. 비슷한 브로치를 몇 개 가지고 있는데, 그중 젤 크고 젤 마음에 듭니다. 

    • 오늘 한화가 어디로갈까 님 생일 축하하려고 불꽃축제 했나 보네요. ^^ 


      예쁜 불꽃 보시면서 흥겨운 밤 보내세요. https://youtu.be/jMPOuYWmjms?t=4538

      • 한화가 제 생일 축하하느라 열일했네요. ㅋ  덕택에 불꽃놀이 기술이  얼마나 진화했는지 알게됐어요. 와~ 
        근데 별들은 인간의 축제방식에 살큼 놀라며 쑥덕쑥덕, 삐죽삐죽거렸을런지도. (하늘은 우리에게 맡겨어~)  -_-
    • 고상하고 어디로갈까 님의 이미지와 잘 어울릴 듯한 예쁜 것들이네요. 어릴 때 바닷가에서 비슷한 목걸이 팬던트를 주워가지고, 어쩐지 귀한 것 같아 보물함에 잘 숨겨뒀던 기억이 났어요. 원래 과자통이었는데 색색의 유리구슬, 명화가 그려진 음악 나오는 시계, 플라스틱 목걸이 따위를 모아둔 까마귀의 나무구멍 같은 보물함이었지요.ㅋㅋ 특별한 선물과 그 성의를 받으신 것 부럽습니다.




      ...며칠 있으면 현주가 세 돌을 맞는데 당신이 멋진 기념이 될 수 있도록 각별이 신경을 썼으면 좋겠어요. 평생 두고 간직할 선물도 하나쯤 마련하고, 가능하면 면회라도 데려 왔으면 좋겠고, 나도 가능하면 현주를 위한 조그만 글을 하나 써서 편지로 대신할까 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곳에서 성경을 읽거나 기독교인들의 생활을 보면서 느끼는 것 중에 좋게 느껴지는 게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삶의 의미를 아로새겨가면서 살 수 있도록 1년 365일을 부활절, 성탄절, 강림절 등등으로 나누어 기념하며 살아가는 것이오. 이달부터는 서신 접견 등에도 여유가 있을 듯하니 한결 마음이 누그러지기도 하고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도 있을 듯해요. ...


      - 이해찬(현 민주당 대표) 옥중편지 중, 1982. 11.30  

      • 소장하신 '까마귀 보물함'을 구경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무럭무럭~ 
        까마귀는도구를 이용할 줄 아는 것만이 아니라 도구를 만들기도 하더라고요. 애벌레를 잡아먹기 위해 끝이 낚시바늘처럼 뾰족한 걸 고르는 걸 보고 감탄했죠.
        호두를 차가 다니는 도로에 물어다 떨어뜨려 놓고 바퀴가 지나가며 껍질을 깨면 물어다  얌얌 먹는 걸 보고 감탄감탄~  - - 
    • 생일이시군요 축하받는건 거절하셨으니 패스하고, 출산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지가 십수년이 지났건만 전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해요. 제가 낳은 건 아니지만 너무 힘들었어요.ㅠㅠ 구구절절 설명드리긴 거시기 하고 부모님께 인사라도 드려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 이십대 초반까지, 생일엔 특히 서슬푸르게 냉냉 모드라 (부모님아~ 왜 날 세상으로 불러내셨나요?라는 같잫은 홧질. .ㅋ.) 
        가족은 물론 친구들도 아는 척 안하고 숨죽이고 지나갔어요, 지금은 마음이 거의 풀렸는데도 생일이면 다들 제 눈치보며 지내요. -_-
        어젯밤, 뜻밖에 남동생1(남해 쪽에서 공중보건의 근무 중) 이 방문했어요. 소주 몇 병 같이 마셨죠.
        어릴 때부터 하루에 세 마디도 안 하는 스타일이라 감정표현 1도 안하는데 그러더라고요. "우리(누구?) 중 누구도 누나가 서른 너머까지 살 거라고 생각 안했어. 너무나 예민한데다 도무지 먹질 않았잖아? 
        이젠 나름 안정돼 보여서 좀 안심이 돼. 내가 잘 사는 게 어떤 건지 보여줄 테니까 오래 살면서 지켜봐~"

        귀연척하는 것도 가지가지임 ㅋ.




    • 자타가 축하하는 생일 같이 축하합니다.


      자신에게 생일 축하하는 말 참 좋네요 혼자 지은건가요 참 잘하네요.


      다른말이 더 좋지만 어제 보다 덜 속는 날도 좋아요.

      • 사실 저는 일년에 한번 생일에 저 자신을 착각하면서 긍정하는 것 같아요. 즈런 사람이라고
        • 전 90%의 시간을 착각하니까 330일인데 하루만 그러니 생일입니다.

    • 아... 사랑스러운 사촌동생이랑 비슷한 때 태어나셨네요. 어제 그 더운 리야드에서 땀 뻘뻘 흘리다 생일축하 받고 행복하게 웃는 모습 생중계로 보면서 저도 같이 웃었어요. 저 카메오 고르고 있을 때 저도 런던에 있있는데 아.... 동선을 어떻게 잡았어야 마주칠 수 있었을까요! 


      축하는 거절하신다니 대신 스스로에게 하신 말씀이 잘 통하는 나날이 되시길 빈다는 말씀만.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8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0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