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번개 후기

이제 막 집에 들어 왔네요. 게시판에서만 뵙던 반가운 분도 만났구요. 정치 성향이 비슷한 친구랑 맥주 한잔 하면서 사는 얘기도 했습니다. 


몇명이 왔는지는 모르겠는데.. 굉장히 많더군요. 길을 빼곡하게 메운 분들은 나이대도 각양각색 구성원도 친구들이 모여서 온 단체부터 직장, 가족들까지 많았습니다. 아주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분들도 계시고 어머니나 아버지 모시고 온 가족들도 있는 것 같던데 보기 좋더군요. 


아무리 많은 인원이 모였다 해도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 물론 있을 겁니다. 그깟 80만, 그깟 100만, 그깟 200만.. 


남한 인구 전체로 따지면 사실 얼마 안되는 비율 일수도 있죠. 그런데.. 이렇게 온갖 미디어가 일방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검찰들이 먼지 하나까지 꼼꼼하게 털어주는 이런 상황에서 100만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집회가 사실 가능합니까?


박근혜 탄핵의 촛불 집회 이야기를 많이들 하시지만 그때야.. 초기부터 언론이 이미 끝난 게임이다 싶었는지 기름 붓듯이 연일 뉴스를 쏟아냈죠. 국민들의 분노가 타오르는데 언론이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대죠. 언론과 검찰은 손을 잡고 조국을 죽이고 나아가서 문재인 정권을 힘빠지게 하고 다음.. 아니면 다다음이라도 정권을 다시 빼앗아올 계획을 세우고 있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로지 스스로의 판단만으로 100만이 모였다면 이건 정말 자랑해도 될 일 아닙니까? 언론에.. 검찰 발표에 휘둘리지 않고 모인 사람이 자그만치 백만이라면 말이죠. 


구호도 소심하게 외치고.. 집회에 참여한 경험 자체가 적어 뻘쭘하게 있다가 왔지만 그 와중에도 질서 정연한 사람들, 가족을 챙겨가며 웃음 짓는 모습들,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구호를 외치는 모습들에 감동 받았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 하나 없고 누군가 돌출 행동을 할라치면 시민들이 먼저 제지해주시더군요. 놀랍습니다. 촛불로 부터 세월이 흐르는 사이에 시민 의식도 그만큼 따라서 자랐구나 싶었어요. 


누구를 가르치려 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것이 진실이고 이것이 팩트고 이것이 정의이며 이것이 합리다. 과거에는 언론이 그 역할을 했고 국가나 국가가 권력을 위임한 사법부가 그 역할을 많이들 했었죠. 사람들이 모이고 집단이 형성되면 아무리 작은 조직이라도 그런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남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자신이 보는 세계, 자신이 생각한 정의, 자신이 판단한 기준만이 옳다고 생각하죠. 위험합니다. 위험한 생각이고 위험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이 자라서 파시스트가 되고 그런 집단과 조직이 힘을 얻으면 남을 핍박하고 작은 소리를 무시합니다. 


저는 오늘 100만개의 다른 이유로 같은 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저마다 다른 이유와 판단으로 스스로의 목소리로 외치고 있었죠. 이들에게 누가 무엇을 가르치고 강제하고 강요할 수 있을까요? 세상은 점차 바뀌어 가고 있고 한때 국민이 개새끼라고 자조적으로 이야기해야 했던 시절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서초동에 모인 사람들 모두에게 감사와 박수를 보냅니다. 모임이 무사히 마무리 되서 다행입니다. 내일은 또 어떤 기가 막힌 이야기가 들릴지라도 오늘은 편히 잘 수 있겠네요. 현명한 모든 시민들 덕분입니다. 

    • 참석은 못했지만 굉장합니다 다시는 수구들의 세상이 오지 못하게 문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 분명 감동입니다
      • 현장에서 느껴지는 감동이 분명 있더군요. 

    • 저도 갔다 왔습니다! 주최측도 이런 인원이 모일지 예측 못해서 서초역 교대역쪽은 매우 혼란하고 제대로 통제도 안되는 상황인데도 구호들을 외치고 집회가 이어지는 모습이 너무나 신기했습니다.

      오늘 참석하신 분들 정말 수고 많으셨고, 감사합니다!
      •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차분한 태도가 눈에 띄었습니다. 차가운 분노라는 걸 느꼈어요. 

    • 저는 서초경찰서랑 검찰청 사이에 앉아 있었네요. 뒷쪽에 계신분들이 계속 진실보도 외쳐서 첨엔 쁘락치가 어그로 끄나 싶었는데 지금 뉴스보니 언론사에서 현장방송할때마다 시민들이 열받아서 외친 소리였군요. 워낙 많이 와서 다들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싸우신듯 ㅎ

      수고한 우리자신들에 칭찬해줍시다.
      • 당분간은 이어질 것 같으니 또 참여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 서초역 1번 출구쪽에 앉아 있었는데, 춘천에서 혼자 오신 여성분, 떡을 박스로 사오셔서 주변분들께 나눠주시는 노년의 여성분들이 주변에 계셨어요. 춘천 분은 메인 방송사를 비롯한 기레기들의 일방적 보도 행태와 검찰 야당의 콤비 플레이에 격노하여 만사 제치고 고속버스 타고 오셨더라고요.

      뉴스공장이나 다스뵈이다 외엔 믿을만한 소스도 없고 고립무원 외로웠던 우리들은 뒤쪽 앞쪽 끝이 어림짐작도 안되는 장엄한 촛불의 바다를 보며 감동하고 또 감동했어요. 전철에서 내려 교대역사 빠져나가는 데만 10분 넘게 소요될 때 예상은 했지만 100~200만이라뇨!

      시각이 8시를 넘어가자 춘천분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귀갓길에 오르셨고요, 우리는 검찰청 방향으로 구호를 외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죠.

      그러다 만난 태극기 부대 무리. -/-

      한 줌밖에 안되는 상대적 수세에 진상짓으로 도발하려 작정한 듯, 확성기로 문재인 빨갱이, 문재인 개새끼, 김대중 빨갱이 등등 어이없는 구호로 발광을 하더라고요.

      덩이 무서워서 피하나 하는 착잡한 심정으로 바라보다 귀갓길에 올라 집에 와서 맥주 한 캔했어요. 이 수많은 선량한 시민들을 기만하고 우민화시키려는 거대한 기득권 세력의 발악질에도 진실을 제대로 알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우리들' 이 있어 외롭지 않네요. 오늘 관련 기사들 찾아보니 김어준 총수도 현장에 왔었더라고요. 온갖 음해와 폄하질에도 꿋꿋이 진실의 등을 밝혀준 김 총수, 정말 고마워요.
      • 이번 국면에서 뉴스공장과 김어준의 활약은 대단하죠. 제대로 된 스피커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수고가 많으셨네요. 포탈에 뜬 사진 인파보고 너무 놀랐습니다. 그렇게 많이 모일줄은 몰랐는데 참석한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하네요.

      • 각자가 다른 생각을 하고 모였을지라도 한 마음 한 뜻으로 외치는 소리들은 울림이 크더군요. 다시 한번 참석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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