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일반고 자사고 재수생 비율이 높은 이유가 뭔가요?

얼마 전 명문 자사고인 상산고 졸업생들의 재수 비율이 높다고 신문에 난 것은 알고 있었는데,

강남에 사는 아는 분과 얘기하던 중에 강남의 일반고, 자사고는 재수 비율이 50%가 넘는다고 하는 걸 들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90717025007&wlog_tag3=daum

http://www.veritas-a.com/news/articleView.html?idxno=159273


혹시 재수를 그렇게 많이 하는 이유가 뭔지 아시나요?

1)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도 교육열이 지금보다 더 못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은데, 그때는 재수를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2) 입시제도가 바뀌어서인가요? 


잘 이해가 되지 않네요.


    • 제도적으로는 교육열 높은 학교일수록 내신을 받기 어려우니 정시로 승부해야 하는데, 재수생이 정시를 응시하면 내신이 반영이 안되나 그렇습니다. 잘사는 집일수록 재수할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되는 것도 크고요. 이런 상황에서 수시 줄이고 정시 늘려야 한다고, 정시 공정성에 대한 환상을 가지는 게 이해는 안되지만 뭐 그렇죠.

      • 근데 제가 잘 이해 안가는 부분은, (지금 재수생 비율이 높은) 영동고 경기고 중동고 등등은 제가 학교 다닐 때에도 교육열이 엄청나게 높은 곳이었는데 왜 그때보다 지금이 재수생 비율이 더 높을까 하는 점입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는 오히려 비평준화 고등학교들이 있었는데도 (여기서 내신 잘 받기가 지금 영동고 경기고 중동고 정도에서 내신 잘 받기보다 오히려 더 어려웠을 것 같은데..) 그런 비평준화 고등학교도 재수를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았거든요.. 

    • 단순해 보입니다. 그 동네(?) 학생들이 대학 욕심이 더 큰 거죠 뭐. 친구들 다 서울대 갔는데 자기만 수능 영역 하나 미끌해서 연고대 따위(...)에 갔다든가. 비슷했던 친구들 다 연고대 갔는데 자기만 미끌! 해서 그 아래급으로 갔다든가. 아무래도 다들 공부 잘 하는 학교 학생들이 이런 식으로 한 맺히기 쉬운 환경이니까요.
      • 그런데 대학 욕심은 제가 학교 다닐 때라고 덜 하지 않았던 것 같아서 좀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차이는 제가 대학을 가던 때 수능이 많이 어려워서 실수가 그다지 크게 작용하지는 않았던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 같긴 합니다.. 

        • 난이도 보다는 등급제의 문제가 크죠.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미끌! 한 번 하면 등급 하나가 떨어지고, 그러면 갈 수 있는 대학의 급이 확 떨어지거든요. 실제로 그런 사연으로 결국 3수를 한 상산고 졸업생 하나를 아는데 동창들 중에 자기 같은 처지의 친구들 많다고 하더군요. ㅋㅋ
          • 아 그렇군요.. 등급제라는 게 생겼군요.. 아마 대학간 입학생 수준의 차이에 따른 서열을 줄이고자 하는 의도로 만들어진 것 같은데 저는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 거칠게 요약해

      현재 입시는 수시(학종+교과+논술 등)와 정시로 나뉩니다.

      학종은 내신과 생기부

      교과는 오로지 내신

      논술은 대학별 시험입니다.

      정시는 내신 없이 수능만 반영합니다.

      좋은 학교일수록 학종 비율이 높기는 하지만 대충 1/4씩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학종과 교과는 내신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죠.

      지방 일반고 애들이 내신에서 유리합니다.

      강남 애들은 상위권을 제외하면 논술과 정시에 올인할 수 밖에 없죠.

      (지금 정시 수능은 등급제가 아닙니다.)


      지방 일반고 애들은 어차피 수능으로는 강남과 자사고를 넘어서기 힘들기 때문에 내신에 맞춰 수시로 적당한 학교 지원합니다.

      수시 원서를 여섯 개나 쓸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친 상향만 아니면적당한 곳에 붙습니다.

      어차피 재수를 해도 내신은 바꿀 수 없으니 어지간하면 고3때 많이들 가죠.


      그런데 강남과 자시고는 사정이 다릅니다.


      정시 과목은 국영수에 탐구 두 과목 밖에 안됩니다.

      국사도 보기는 하지만 합불 정도의 개념입니다.

      다섯 과목만 올인하면 되기 때문에 점수 인플레가 심하죠.

      여기에 뽑는 인원도 적고요.

      평소보다 몇 문제만 틀려도 스카이에서 인서울 중위권까지 왔다 갔다 합니다.

      그러니 내신이 안 나오는 강남과 자사고 애들은 재수를 해서라도 수능에 올인하게 되는 것입니다.

      어차피 지금 수능은 강남 1타 강사들에게서 파훼법이 다 나와있습니다.

      재수생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죠.
      • 감사합니다. 상당 부분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복잡해서 여전히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지만, 이것은 아마 제가 자녀 입시의 당사자가 되어서 실제 겪어봐야만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 조금 다른 내용이지만 별로 안 본 것 같고 현재 입시제도를 잘 몰라서 올려봅니다. 




      • https://news.v.daum.net/v/20190904100905240


        내친 김에 이현 선생님과 학교 교사가 논쟁하는

        정시 vs 학종 기사 올려드립니다.


        학종이 여전히 갖고 있는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만약 학종 없애고 수능 100%가 된다면

        시골에선 곡소리 들리고

        강남에서 만세 삼창 외치고 잔치 벌일 거라는 사실만은 확실합니다.

        교육부와 대학 시뮬레이션 결과가 그러합니다.

        강남 집값 없애고 사교육 줄이려는 정부 기조로는 정시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정시 늘면 재수생도 늡니다. )
    • 강남애들은 돈이 많으니까 재수 할 여력이 되는 거죠. 옛날에는 교육열은 지금 못잖았어도 경제적으로 어렵고 형제도 많아서 재수를 하면 집안에 타격이 가니까 해보고 싶어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 같아요. 잘 사는 동네일수록 재수 비율이 높으며, 이는 정시가 저소득층에 불리한 이유를 일부 보여줍니다.
      • 참고로 재수 종합반 비용은 월 150-200 정도 잡습니다.

        지방 애들이 서울 올라가 숙식까지 해결하려면 더 들고요.

        지방에는 이렇다할 재수 종합반이 없습니다.

        어지간한 수입으로는 재수 못합니다.

        고등학생 다니는 영수 학원도 지방 소도시는 참담한 수준입니다. 사회탐구나 과학탐구 학원은 아예 없고요.

        강남 애들은 수능 1타 강사 강의를 골라서 듣죠.

        흔히 하는 이야기는 인강이 있으니 괜찮다 라고 하지만

        인강이 현강을 대체가능하다면 대치동 학원가가 진작에 망했겠죠.
    • 정시가 워낙 적으니까요.

      학종(구.입학사정관전형)이 문제입니다.

      해결책은 정시확대입니다.


      내신, 즉 교과전형을 늘려봐야 해결 안됩니다.

      역시나 공정성 문제가 나오거든요.


      상대평가 내신에서는 당장 옆친구와 피터지는 경쟁을 하게되고

      내신 변별력을 위해서 중간,기말고사가 엄청 어려워집니다.

      내신 등급 제대로 나눠줘야되니까요. 내신 전문 사교육 커집니다.


      절대평가 내신에서는 성적퍼주기, 시험문제 알려주기 또 나옵니다.

      쌍둥이 교사 교과조작같은 사건 이어집니다.

      학교별 수준차로 공정성 담보 못합니다.


      정시만이 답입니다.

      정시 늘리면 강남, 특목고 출신만 유리하다는 말 하는 분들 있는데요.


      서울대 정시,학종 합격생 고교별 분석을 언뜻 보면

      정시합격생 중에서 대략 50%는 일반고, 나머지 50%는 특목자사고이고

      학종합격생 중에서도 또 대략 50%는 일반고, 나머지 50%는 특목자사고로 나오기 때문에 학종이 뭐 특별히 어느 쪽에 치우쳐서 유리할게 없어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서울대 학종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지역균형(학종)이 있고 일반전형(학종)이 있습니다.

      지역균형은 원래 일반고가 굉장히 유리한 전형입니다.

      그래서 지역균형 합격자 중 일반고 비율이 90%나 됩니다.

      지역균형은 지역에 있는 학생들을 배려해서 그 학교에서 한명씩 추천 받아 보내는 겁니다.

      내신성적을 워낙 많이 반영하고 또 학교에서 추천서 써줄 때 자연히 내신이 제일 우선

      학생을 추천 해주게 됩니다. 즉, 전교1,2등이 추천 받아요.


      그런데 지역균형을 제외한 나머지 학종 즉 일반전형(학종)에서는 합격자 중 일반고 비율이 35% 정도 밖에 안되요.

      더구나 이 지역균형 선발은 원래 학종이나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기 전부터 있었던 전형이에요.

      그런데 이것을 2010년대 초반에 은근슬쩍 학종으로 편입을 시켰어요.

      그러니 학종 전체에서 일반고 비율이 높아지게 되는 통계적 착시현상을 보이게 됩니다.

      지역균형을 제외하면 나머지 학종의 일반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정시에서 50%보다 더 낮은 35%밖에 안됩니다.


      지난 몇년간 서울대 합격생들 출신지역별 통계를 봐도

      지역균형(학종) 합격자 중에서 서울출신은 26%, 비서울은 74% (광역시 28%, 시 41%, 군 5%)

      일반전형(학종) 합격자 중에서 서울출신은 44%, 비서울은 56% (광역시 21%, 시 31%, 군 4%)

      정시전형 합격자 중에서 서울출신은 40%, 비서울은 60% (광역시 16%, 시 40%, 군 4%)로

      오히려 정시가 일반학종에서 보다 비서울 출신이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정시 위주로 개편하고

      지역 안배를 위해서 지역균형같은 전형과

      사회배려자를 위한 기회균형같은 전형만 소수 남기는 것이

      맞습니다.


      학종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입학사정관제(학종)가 세계적 추세이고,

      선진국에서 보편화된 제도인 것처럼 선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명백히 사실을 잘못 보이는 겁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아예 비교과를 안봅니다.

      선진국 중에서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비교과를 고려하는 나라는

      딱 두 나라 미국과 영국밖에 없습니다.

      일본의 일부 대학에도 입학사정관제가 있다지만 도입 비율이 10프로도 안돼 미미합니다.

      대입 성적이든(프랑스), 내신성적이든(캐나다), 입시와 내신 합산이든(독일), 입시나 내신 양자 택일이든(스웨덴)

      하여튼 성적만을 유일한 기준으로 사용합니다.

      대부분 선진국에서 학생 선발할 때 '성적'만 보는 이유는

      '교육'이 가진 특수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교과'와 '비교과' 중에서 부모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은 '비교과'입니다.

      부모의 학력, 소득, 문화 등에 의한 영향은 교과에도 미치지만 비교과에 더 크게 미칩니다.

      비교과를 반영함으로써 부모 영향력이 보다 크게 작용하게 되면 교육의 '공공성', '기회균등'의 원칙이 위협받습니다.

      미국와 영국이 이런 희한한 제도를 가지고 있는 이유는..


      미국에서는 20세기 초 아이비리그 대학 신입생 중에서 유대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자

      이에 위협을 느낀 미국의 주류(WASP,백인 앵글로 색슨 개신교도)가 그에 대한 대응으로 마련한게 입학사정관제였습니다.

      성적순 선발에서 유대인이 워낙 강세를 보이니 이를 보정할 목적으로 비교과를 도입한겁니다.

      60년대 이후 여성이나 소수인종에 대한 적극적 우대법률(Affirmative Action)이 시행되는 등 부분적으로

      그 성격이 변화되면서 오늘에 이른 겁니다.

      심지어 미국 사립대들은 입학사정관제 특유의 불투명성을 활용한 일종의 학벌장사를 합니다.

      바로 기여입학제(legacy admission)입니다.

      아이비리그 대학들의 기여입학제 비율이 13%로 추산되는 정도입니다.

      동문과 기부금 많이 내 사람들의 자녀에게 혜택을 주는 겁니다.

      기여입학제가 전 세계적으로 많이 볼 수 있는 제도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사실 미국에서만(그것도 사립대에서만) 볼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제도입니다.

      고교등급제 또한 입학사정관제의 우산 아래 있습니다.

      명문 사립고에 다니면 명문사립대에 입학하기 유리합니다.

      우리가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이런 제도들이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확립되어 있는 나라가 바로 미국입니다.

      미국에서도 이런 선발 제도의 문제에 불만을 제기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다만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간 소송들에서 사법부가 일관되게 '대학의 자유재량권'에 손을 들어주었기 때문에

      이 제도가 지금껏 유지되고 있습니다.


      영국은 미국에 비하면 양반인 편입니다. 비교과를 보긴 하지만 미국만큼 많이 보지는 않고,

      그래도 2년간의 고등학교 성적이 제일 중요합니다.

      캠브리지와 옥스퍼드만 예외적으로 학생을 면접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여입학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마찬가지로 명문사립고 출신을 우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명분은 이 학교들의 교육이 우수하다는 것인데, 미국보다 훨씬 오래된 '전통'으로 확립되어 있습니다.

      이를 개혁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마치 영국의 왕실과 귀족제도와 상원의원제(세습제) 등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유지되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할 수 있습니다.


      정시 확대해야 합니다.

      수능 변별력을 적절히 설정하면 됩니다.

      너무 어렵지도 너무 쉽지도 않게 적절한 교과과정 밟고 열심히 공부한 아이들은 점수 잘 나오게 만들면 됩니다.

      머리가 조금 떨어지는 아이는 다른 진로를 찾거나 자기 의지가 굳세다면 재도전하게 하면 됩니다.

      정시되면 강남 대치동만 유리하다고요?

      강남까지 가서 대치동까지 가서 듣는다고 다 성적 안오릅니다.

      강남 쪽집게 학원가면 뭔가 신비로운 비책이 있는 줄 아시는 분도 있는데요

      인터넷 강의 무지하게 경쟁 치열합니다.

      공부할 의지와 인터넷 강의만 있어도 대치동 키드들 물리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고액과외 시켜도 자기가 공부 안하면 안됩니다.
      • 매우 통찰력있는 분석이라고 생각됩니다. 좋은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비슷한 의견 (정시 확대를 지지하는) 입니다.


        저는 90년대말에 대입을 치렀는데, 그 당시에도 여전히 강남 8학군은 교육열이 매우 높았고 대치동 쪽은 특히 많이 시키는 것으로 유명했지만 지금의 대치동 학원가로 대표되는 사교육의 광풍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습니다. 개인적 경험을 빌어 말하면 (보통 사람보다는 개인적 경험의 폭이 넓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한 변별력이 확보되는 수능이라면 대치동 학원으로, 사교육으로 성적 올려서 좋은 학교 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비교과가 교과보다 더 부모의 재력, 사회경제적 상태를 반영한다고 생각합니다. 2000년대 이후 지나치게 결과의 평등에 집착한 결과가 지금과 같은 왜곡을 가져오지 않았나 생각하고, 오히려 결과마더 저 불평등한 상태가 초래되지 않았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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