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 보고왔습니다
영화를 볼 때는 몰랐는데 에드워드 양이랑 유사점이 확실히 있네요. 아시아 대도시의 중학생이 격동의 시대에 가족과 친구들과 관계 속에서 자기를 발견해간다는 맥락에서요. 주인공 말고 주변 사람들도 다 흥미롭더라고요. 가정환경이 비슷하던 단짝친구나 비행청소년의 길을 착실하게 걷던 언니(와 남친)가 어떻게 됐을지도 궁금해요. 서울대 휴학생이라던 한문학원 선생님이 민중가요 부르는 걸 보니 운동권인데 그 배경도 궁금하고요. 주인공이 살던 복도식 아파트는 은마아파트인가요? 아버지 방앗간이 은마아파트 상가 중 하나에 있는건 확실하던데 예전에 그 근처에 살았어서 상가 앞 정원이나 주변공간도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의 오마쥬라고 해도 믿을 만큼 비슷한 분위기라고 느꼈습니다. 중학생의 아직 덜 자란 여린 몸과 수수함과 무해함, 먹고 자고 친구 만나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왠지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았어요. 격동하는 큰 세계(사회)와 작은 세계(가정) 속에서 아이들이 나름대로 서로 의지도 하고 투닥이기도 하며 스스로 자라 나가는게 기특하고 안타까웠습니다. 모성의 부재가 어떤 의미일까 문득 궁금하기도 했어요. 아플 때도 막상 발벗고 나서는건 아빠더라고요.
디테일들이 정말 좋았습니다.
고령가 소년 살인 사건 디비디를 도서관에서 빌려놓고 한달 째 ㅠㅠ 못보고 있는데 (너무 길어서 엄두가 안나요.)
이 글을 보니 용기가 생기네요.
밤이 지나기 전에 봐야 겠어요.
오, 저도 꼭 보고싶은 영화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