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스파이더맨은 소박했어요.

전작 좋아합니다.
적당히 순수하고 유치한 십대들과 그 중심의 피터 파커가 매력적이었어요.
풋내기 영웅에 어울리는 사연있는 중산층 노동자 악당도 좋았구요.
영화에 나오는 요즘 십대들은 워낙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어서 힐링 영화 수준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 편은 큰 힘과 강제적인 책무를 떠맡은 평범한 소년이 그러한 요구에 어떻게 적응하고 성장하는가에 관한 얘기.
영화의 전체적인 인상은 무리하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내러티브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소박하기 그지없는데 마블영화 답게 화려한 전투장면들이 불쑥불쑥 나오니까 이게 영화의 소박한 톤에는 너무 튀더라구요.
게다가 악당은 전례없이 외계도 아닌 다른 차원에서 온 존재라는데 정작 그렇게까지 주인공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은 아이었구요.


소소하게 눈에 띄였던 건 엔드게임의 낯뜨거운 방식과 다르게 캐릭터 묘사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페미니즘.
'너 예쁘다'라는 남자애의 말에 볼 빨개지며 흐뭇해하는 대신 '너도 예쁘다'고 받아치는 여자애가 다른 의미로 예뻐 보이더군요.

마치 엔드게임의 길다란 쿠키 같은 잔잔한 페이즈 마무리이자 다음 페이즈로의 브릿지로 괜찮은 내용이긴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피터 파커는 산 넘어 산이네요.
저라면 진짜 괴로웠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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