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스포일러 주의]

1. 제목은 왜 기생충일까?

내용이랑 연관이 있을 수도 있지만 '괴물'의 영어 제목인 The Host의 반대말을 제목으로 쓰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2. 감정이 없는 봉준호 영화

봉준호 영화는 재미있고 스릴 넘치지만 감정이 안 느껴지는데 이 영화는 그래도 약간의 감정은 있네요. 뭐 여전히 박찬욱 영화처럼 머리로만 만든 영화지만.



3. 감독이 우리를 속이고 있다!

전에 씨네21의 어떤 평론가가 '살인의 추억'을 두고 별 거 없는 영화인데 감독이 연출을 너무 잘해서 대단한 내용인 것처럼 속이고 있다(?) 뭐 그런 비슷한 말을 한 같은데 그 말이 이제 이해가 됩니다. 봉준호가 연출을 너무 잘해서 영화의 단점을 다 가려주지만 보고 나면 허전하고 느끼한 느낌이 남네요. 봉준호 다른 영화처럼.



4. 조여정은 원래 잘했는데

조여정의 발견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은데 조여정은 원래 그런 부자집 푼수 아내 역할을 잘 했습니다. '인간중독'이 딱 그런 연기였죠. '인간중독'을 세 번 본 저에게는 예상할 수 있는 연기였습니다.



5. 송강호의 딸은 죽고 아들은 살고...

괴물에서도 송강호의 딸은 죽고 아들은 부활했는데 '기생충'에서도 마찬가지네요. 괴물에서 송강호 아들이 괴물에게 먹혔다가 며칠 후에 나오는 건 구약성서 요나 이야기죠. 그게 신약으로 가면 예수가 3일만에 부활하는 이야기로 바뀌고. 기생충에서도 최우식이 큰 돌을 두 번이나 맞고서도 안 죽는데 이것도 사실상 죽었지만 감독이 부활시킨 걸로 보입니다. 아니면 그 후 이야기는 죽은 자의 상상이거나. 봉준호는 왜 자꾸 딸만 죽일까 궁금합니다.



6. 패션좌파

이적도 20대 초반에 잠깐 UFO가 어쩌고 하면서 좌파 노래 만들었지만 그 사람도 그냥 전형적인 좌파 금수저죠. 박찬욱도 그런 것 같지만 이 사람은 계급에 관한 영화는 안 만드는 거 보면 솔직한 것 같고. 봉준호는 약간 착한 척을 하는 것 같은데 와닿지 않아요. 이 사람은 '플란다스의 개'처럼 별 내용없이 웃기고 스릴 넘치는 영화가 잘 어울려 보입니다. 영화 보면 최우식이 JTBC 뉴스를 보던데 우리 나라 좌파들 아직도 JTBC 보나요? 대가리 아직 덜 깨졌어요 ㅎㅎㅎ



7. 그래도 봉준호의 장점은...

연출이나 이야기가 뻔하지 않다는 거죠. 뻔하고 어떻게 될지 예상되는 영화를 싫어하는데 봉준호 영화는 '옥자'를 제외하면 다음 장면이 예상된 적이 거의 없었네요. 뻔하지 않은 영화를 만드는 능력은 봉준호가 세계 최고인 것 같고 '기생충'은 특히 한번도 못 들어본 이야기라서 영화 자체는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8. 시계방향 ㅋㅋㅋ

소파 씬의 사실성은 음 100%. 봉준호 멋진 감독입니다.

    • 걍 한국영화던데 영화내용 언급하지 말아달라 요청한 봉감독은 관객들 낚으려고 한건가 하는 의심이 들었네요. 괜히 긴장하고 봤어요.
    • 1.

      기생충이 송강호 가족으로 지칭되는 것처럼 보이는 까닭은 부르주아가 이데올로기나 교육으로 주입한 것이고, 사실 이선균 가족이 다른 이의 노동력에 기생하는 삶을 살기에 중의적인 제목이라 생각했어요.

      6.

      제 억측인데 부자든 가난한 자든 목숨이 하나라는 점에서 동등하다는 것이 홉스적 발상인 것 같고 ㅋㅋ... 모욕감이 트리거가 되어 폭력을 행했지만, 빈부격차라는 완전한 콘크리트 천장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부수었다는 점에서 데카당이나 아나키즘 적인 면모가 있는 건 아닐까 생각했고요.
    • 봉준호는 대단한 이야길 다룬적이 없죠 ㅋㅋ
    • 조여정은 전부터 대단했죠ㅡ 맞아요. 이번 영화를 계기로 봉준호의 거품을 의식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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