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 개랑 살면서 바뀐 것 .


8년 전, 이웃집 아저씨가 개가 새끼를 낳았다고 자랑을 하셨습니다. 지나가는 말로 귀엽겠다고 한 마리만 달라고 했는데.... 

말이 끝나자마자 강아지 전부를 데리고 와서 한 마리 고르라고 하시더군요. 


그 때부터 참... 많은 게 바꼈습니다. 

강아지가 성견이 되는 그 몇 달 동안, 두 시간에 한 번씩 자다 깨서 깜깜하다고 우는 녀석을 달래고,  밥 먹이고 화장실 보내고 다시 토닥여서 재우고를 반복했지요.

중강아지가 되는 시점에서 집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깨우치더니,

제 이불 속으로 파고들어서 자기 시작했습니다.

8년이 지난 지금,  "어허어허어허어어엉.. 이녀석  저리 쫌 가라고! 왜 내 이불을 다 차지하고 안 비켜"라고 주인인 제가 자면서 웁니다.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니 맨 바닥에서 뒹굴고 있었어요. 제가! 개는 이불 속에서 자고! 


가족들이 다 이쁘다 이쁘다만 연발하며 키웠더니..

녀석의 엄살+떼쓰기+울기+칭얼거리기+눈빛공격+내면연기 신공은 어디 내놔도 모자르지 않습니다. 

그 중 칭얼거리기는 정말 국가대표급입니다. 우리 개는 바라는 것이 있으면 짖지를 않고, 칭얼거립니다. 주인이 들어줄 때까지 지치지 않고 칭얼거리지요.

그 소리에 단련이 되어 아주 작은 칭얼거림까지 놓치지 않고 잡아냅니다. 

게다가 개의 요구도 단번에 파악해서 화장실도 보내주고(주인이 옆에서 지키고 있지 않으면 볼일을 안 볼려고 합니다.ㅠ.ㅠ)

개가 놀다가 잃어버린 장난감도 찾아줍니다. 개가 좋아하는 군고구마도 안 떨어지게 만들어 놓구요.


... 8년간 제가 개를 훈련시킨게 아니라 개가 저를 훈련시켰습니다. 하아..


우리 개도 8년을 살면서 몇가지 포기한 게 있......을까요? 뜨뜻한 방바닥에 말랑해진 초콜릿처럼 몸을 지지는 녀석을 보면.. 이녀석은 저를 만난게 절대 행운입니다.

"뭐 어쩌라구?" or "어이 군고구마 셔틀"  --> 요런 눈빛을 쳐다보는 녀석한테 저도 사실 바라는 게 없어요. 녀석이 명견이 아닌 걸 주인인 저는 너무 잘 알거든요 

그래도 저한테는 사랑스러운 녀석입니다. :) 

살면서 개를 보고 "아이고 이쁜 내새끼"라고 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8년을 같이 사니 절로 나오네요.;;;


그냥 바라는 게 있다면, 앞으로 10년만 더 지금 처럼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그나저나 궁금한 것이 하나 있어요. 고양이들도 산책을 하나요? 

고양이는 키워본 적이 없고,  여태까지 목줄메고 산책나온 고양이는 한 번도 못봤거든요. 도도한 성격이라 지저분한 산책따윈 필요없어!...이런가요?^^

날이 쌀쌀해져서 개가 산책을 못나가니 두 볼이 불만으로 빵빵합니다. 하루 종일 옆에서 나가자고 찡찡거리는 통에...(노견 주제에 감기라도 들면 어쩌려고.)

이럴 때 산책 안 나가도 되는 고양이들은 편하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용^^


    • 산책묘가 있기는 합니다만 극히 드물고, 집냥이로 태어난 애를 산책시키려면 별도의 훈련이 필요해요. 훈련해도 산책묘가 안 되는 녀석도 있구요. 산책묘라곤 해도 목줄 매고서 같이 운동하는 느낌의 개산책이랑은 달라서 같이 나가서 고양이가 익숙한 동네를 한바퀴 휘 도는 마실느낌이죠.
    • 호호호.. 주인보다 치킨배달부를 더 좋아하는 개를 키우는 그냥저냥님께 저희 개님 자랑을 좀 해보자면요. 저희 애는 제가 얌전히 만짐만짐을 해줄 때면 가만히 그윽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볼 때가 있는데요. 엄마가 제일 좋아, 엄마가 우리 엄마라 다행이야.. 라는 텔레파시를 보내는 눈빛이예요. (물론 주인의 착각이라고 보셔도 반박할 근거는 없음^_ㅠ) 비록 주인을 간식셔틀로 여기고 화장실이 좀만 더러우면 현관 앞에 쉬를 해놓는 얄미운 녀석이지만, 다른 사람 무릎에 있다가도 제가 엉덩이를 붙이면 바로 제 무릎 위로 달려와 편안하게 앉아있는 모습을 보면 열 사람을 데려와도 개님 한 분에 갖다대지 못하겠다 싶어요. :D
    • 자, 말 나온 김에 고양이 산책이 어떤건지 한번 봅시다.

      http://bit.ly/hGtbUG

      좋은 주인, 좋은 개를 만났네요 서로.
    • paul/ 그렇군요. 그럼 고양이는 내내 집 안에서만 노는 건가요? 햇볕에서 긴 꼬리를 한번씩 탁탁 쳐주면서 도도한 눈빛으로 그윽하게 창밖을 내다보는 익숙한 이미지가 맞나봐요^^
      fysas/ 그윽한 눈빛. 부럽습니다. 제가 만짐만짐하면 우리 개는 "어이.나 바른 앞다리 안쪽이 땡기는데 거기 좀 주물러봐"란 눈빛으로 저를 봐요. ㅠ.ㅠ
      몰락하는 우유/ 고양이와 산책할 때 필수품은 모자군요. 주인 머리에 자리 잡은 고양이들 귀엽긴 한데.. 자주 산책하면 주인한테는 오십견+목디스크가 오겠어요 ㅎㅎ.
    • 사진 올려주시면 안될까요? 왠지 정말 사진 보고 싶어요. ^^
    • 요..요새 목욕을 안해서 꼬질꼬질한지라......ㅡ.);
    • 개님을 모시고 사시는군요. ㅋ 근데 여덟살이 무슨 노견이예요. 아직 한창이구만. ㅎ
    • 푸른새벽/ 하아.. 이래서 그런 말이 있나봐요 개 팔자가 상팔자라고(읭?) 아직은 아픈데도 없고 건강해서 다행이지만 9살부터 조금씩 노화가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걱정이에요.
    • 주인입장에선 개얼굴을 손으로 스담아주는걸로도 만족해요
    • 멍멍이의 눈빛공격은 정말 살인적이에요. 전설의 메두사는 분명히 강아지 같은 눈이었을 거예요.
    • ㅋ'/ 전 얼굴보다는 말랑말랑한 앞발을 꼭 잡고 있는 걸 좋아해요 :) 악수~
      프루비던스/ 눈빛공격에 낚이는 줄 알면서도 늘 낚여요. 이건 왜 면역이 안 될까요?
    • 내면연기..! ^^
      8년이라면 적지 않은 시간인데 그동안 가장 가까이에서 부대끼고 살았다면, 그만큼 서로를 잘 알아주는 파트너도 드물겠네요. 그 사소한 칭얼거림까지 캐치하신다니, 멍멍님도 그걸 알기 때문에 그냥저냥님께 더 의지할 수 있는 것이겠죠?
      오래오래 해로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어허허, 동감입니다. 10년동안 저것이 날 길들였어...;
      어젯밤 거실로 쫒겨났었는데 (이것이 이불 정리하는 제 손을 따라다니며 으르르 물려고 했어요.;)
      밤새도록 이 방으로 굳이 들어오겠다고 칭얼거리는데 이번엔 무시하고 그냥 잤어요.
      아침에 일어나보면 이불 대부분은 녀석이 차지하고 있고 전 담요 하나 간신히 걸치고 웅크린채 깨곤 해요.;


      저희 개는 10살인데요, 겨울이라도 운동 잘 시켜주는뎁쇼?
      한여름 심하게 더운 날, 비바람이 몰아치거나 한겨울 눈이 꽝꽝 얼어붙거나 어중간하게 녹아서 발이 얼어붙을 것 같은 경우
      빼놓고는 거의 산책 함께 나가요.
      (하루 한 두 시간 산책시키는 버릇이 들어서 집에서는 응아를 안 하려고 참고 있는걸 알고요,
      산책 나가서도 뒷산 흙이나 낙엽 잔뜩 있는 후미진 곳에서만 응아를 해서 치우기도 좋습니다.)

      추운 날씨가 무지막지 더운 날보다는 산책하기 낫죠.
      달리기 하면 금방 몸이 워밍업되어서 돌아다니는 내내 추운 줄도 모르고요.
      하여간 덕분에 저까지 건강 관리가 되어서 좋습니다.
      녀석도 잔병치레 한 번 한 적이 없고요.
      안양천인지 산 입구에서 여름에 안충 옮았던 것 빼고는요.
    • 저는 아침부터 일어나서 상큼하게 WOW 하고 있었는데, 울집 강아지 녀석이 '놀아줘 주인아!!!' 칭얼칭얼 아르릉 대기를 끊이지 않아서, 결국 배달 주문해도 되는 책을 교보문고 바로드림하고, 개 데리고 교보문고 책 픽업 산책 나갔다 왔어요 -_ㅠ 간 길에 쇼핑몰에서 강아지와 몰 워킹도 하고..(밖은 추워서 개가 오달달달 떨어서 산책이 넘 힘들어요.) 아아..이제 다시 와우를 접하면 대기표가 1000은 뜨겠지 ㅠㅠ
    • neverland/ 저는 개가 원하는 걸 잘 아는데, 개는 주인이 원하는 걸 전혀 몰라요(혹은 모른 척 해요).
      덩달아익명/ 사실은.. 주인인 제가 추위를 너무 심하게 타서요 못 나가요. ㅠ.ㅠ 운동을 열심히 시켜야 계속 튼튼하게 살텐데. 제가 방한복으로 중무장하고 달려야겠습니다.
      being/ 훗 대기표.. 불뱀 공대 들어가서 한참 달리던 중 개가 현관문 열린 틈으로 집을 뛰쳐나간 걸 뒤늦게 발견하고는.. 눈물을 머금고 광속 공탈한 후 미친듯이 개를 찾아 동네를 헤매고 다녔던 적이 있었습니다. (TㅅT)
    • 그냥저냥 / 헐, /애도. 근데 지금 대기표 2000 넘게 떴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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