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블도어 '는' 없다.

예전에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영화로 나왔을 때 잠깐 끼적 거리던 글인데 한번 옮겨와 봅니다. 으흠. 저는 지금도 이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이 현 정치 상황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는 사실. -이 것과 관련해서는 다음 글을 참조하라.(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의 재발견: 이거슨 판타지판 <파업전야>여!!!) - 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그것을 조리있게 이야기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가만히 있었을 따름이다. 아니 사실은 몇 번 쓸려고 마음을 먹기도 했었다. 그런게 책을 워낙 예전에 읽어버린 터라 조리있게 요약해서 쓸 자신이 없었다. 덕분에 다른 이의 글을 빌리는 수고를 감내하게 생겼다. 이것도 인터넷상의 집단 지성이라면 지성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쩝.

아무튼 책이 더 노골적이고, 당당하게 정치적 의사표현을 하고 있지만. 영화에 대한 요약만으로도 현재 상황에 대한 기가막힌 묘사는 충분할 것이다. 그렇다.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에 나와있는 내용들은 신기할 정도로 현 상황을 관통하고 있다.

결국 그렇다면 역설적인 이야기도 되지만,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에서 나오는 '해결방법'은 현재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에 대한 해결 방법도 되지 않을까? 엮인 글의 글쓴이는 그렇게 말하는 거 같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에서 해리포터와 그 친구들이 스스로 연대하고, 저항하고, 준비했던 건 분명하다. 하지만 그들이 그럴 수 있었던 방편에는 덤블도어라는 큰 산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부정하기 어렵다.  아래와 같은 문딘에서 덤블도어가 해리와 친구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끼쳤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덤블도어가 작년 학기말 연회 때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나니?"

해리와 론은 그녀를 멍하게 바라보았고 그녀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이름을 말해져선 안 되는 그에 대해서 말이야. 그가 말했어, '그의 불화와 증오를 퍼뜨리는 소질은 매우 탁월합니다. 우리는 균일하게 우리의 우정과 믿음으로 뭉침으로써만 그에 대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너는 어떻게 그런 걸 기억하는 거야?" 론이 그녀를 경이롭게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나는 들었어, 론," 헤르미온느가 신랄한 기미를 나타내며 말했다.

"나도 들었어, 그렇지만 나는 네가 정확히 무엇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요점은," 헤르미온느가 커다랗게 강조했다, "바로 이런 것들이 덤블도어가 말하고 있던 거라는 거야. 이름을 말해져선 안 되는 그는 고작 두 달 전에 돌아왔을 뿐인데 벌써 우리는 우리끼리 싸우고 있잖아. 그리고 분류모자도 같은 것을 경고했지─함께 서라, 뭉쳐라─"

"그리고 해리가 지난밤에 말했지," 론이 맞받아 쳤다, "만약 그게 우리가 슬리데린들과 친구가 되어야 하는 의미라면, 희박한 가망이라고."

"글쎄, 애석하게도 우리는 기숙사 내의 화합에도 노력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헤르미온느가 뿌루퉁하게 말했다.

그들은 돌계단의 아랫부분에 도착했고 래번클로의 4학년생들이 줄을 지어 입구 홀을 지나고 있었다. 그들은 해리를 발견하자 마치 그가 일행에서 떨어진 사람을 공격할까봐 겁내기라도 하는 듯이 급하게 더욱 똘똘 뭉쳐서 지나갔다.
"그래, 우리는 정말 저런 사람들과 친구가 되려고 노력을 해야겠다," 해리가 빈정대었다.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제 2권 中-


  덤블도어 교수가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설득시키려 했던 것은 상호간의 사랑. 그리고 그로 인한 연대였다. 더 정확히 말한다면 인간에 대한 따듯한 시선을 바탕으로 한 상호간의 신뢰형성이다. 그런데 해리가 이를 정확히 이해한적은 내가 보기에는 별로 없어 보인다. 어떻게 말하면 스네이프교수가 투덜거린것처럼 해리포터는 사고뭉치이고, 고집쟁이인데다가 잘난척 하는 걸 좋아하는 인물이기도 하지 않은가. 그런 해리 포터를 갱생시킨 것이 덤블도어이기도 하고 말이다. -뭐 인간의 성장과정에서 일어나는 성장통의 형식이기때문에 해리포터가 크게 잘못한건 또 없다고는 보지만 말이다.- 


  시리즈 내내 덤블도어가 상대방에 대해 극한 언사나 행동, 또는 증오심을 보인적은 별로 없다. - 물론 이것도 7권에 가서 그 원인이 드러나긴 한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중심주제가 바로 '사랑'이고 이것이 공포로 이루어져 있던 볼드모트의 세력을 무너뜨리는 데 큰 공헌을 했다는 것은 갑자기 뜬금없이 등장한 유치찬란한 설정이 아니다. 덤블도어라는 위대한 인물이 볼드모트로 상징되는 '악'에 대항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 지 친절하게 그 길을 가르켜 주었기 때문이다. 불사조 기사단에서 보인 해리와 그의 친구들이 보인 노력에 대해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덤블도어가 없었다면 볼드모트에 대항한다는 설정이 설득력이 있었을까?  덤블도어라는 인물은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서 극의 균형과 전개과정을 잡아주는 중요한 균형추 역할을 한다. 말하자면 그가 없었다면 볼드모트에 대항한다는게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와 보자. 극 상에서 해리는 연대와 사랑. 신뢰의 의미가 중요해야 한다는 사실을 덤블도어로 부터 깨우친다. 따라서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의 해결방법을 현실세계에 그대로 적용한다면 우리 사회에도 볼드모트와 맞서 싸울 '덤블도어' 같은 존재는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역시 그 '덤블도어'를 통해 배워나가고 그 길을 따라가야 하니까.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 그런 존재가 있을까?

없다는 것은 이 글의 글쓴이도 알고,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알 것이다. 극에서는 마치 해리가 영웅이고 우상인것처럼 그려지지만. 사실 이 시리즈에서 영웅이라고 할 수 잇는 존재는 덤블도어도 해당된다. 그리고 마법사 세계가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덤블도어와 같은 인물 역시 현대 한국사회에서 나타나기란 매우 힘들다.

아니, 덤블도어와 같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고, 모든 이들이 바라볼 수만 있는 존재는 오히려 현실사회에서 불필요하며 오히려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다. 현대 한국 사회가 영웅 우선시의 풍토에 존재하며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원인이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나는 앞으로의 한국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바 역시 한 명의 '위대한 개인'을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한다.

사실 불사조 기사단에서도 해리 포터는 덤블도어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독자적은 조직을 만들지 않았던가. 그리고 덤블도어는 이를 원하기도 했고 말이다. 상호간의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영웅적인 개인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상호간의 믿음이 필요하다. 지금 한국 사회에 결여 되어 있는 것은 덤블도어' 가' 없어서가 아니라. 덤블도어'를' 찾기 때문 인건 아닐런지. 덤블도어'가' 없는게 아니라 덤블도어'는' 없다. 여기서 부터 시작해야 문제의 해결 방법을 우리는 찾아낼 수 있다.

    • 이영화 힘을 기대해봐야겠어요.
    • 저는 <불사조 기사단>을 촛불시위할 때 읽었어요. 책들이 이미 나온 걸 알고 있었지만 미루고 있다가 그때 읽었죠. <불사조 기사단>을 읽고 충격을 먹었으며 전율을 느꼈습니다. 온 몸이 흥분으로 쿵쾅쿵쾅 뛰어오르는 걸 분명하게 느꼈지요. 엄브릿지와 싸우는 '덤블도어의 군대'는 정말 매력적입니다. 개인 하나는 무능력하지만 개인개인이 모인 덤블도어의 군대는 얼마나 놀라운 행동들을 이루어내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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