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운명, 있는 건가?

사주나 신점, 기타 운명을 봐준다는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조금 압니다. 올 1년동안 자주 봤거든요. 


작년에 하도 답답하고 끝이 없는 바닥만 보이길래 이게 언제쯤 끝이 나긴 나는지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건지.. 지인의 소개로 사주 풀어서 명리학으로 상담해준다는 분을 만났습니다. 흥미롭게도 원래는 타로카드가 전공이었는데 사주가 더 과학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쪽으로 갈아타셨다고. 


그전에는 아무런 정보도 알려주지 않고.. 상대방에게 맞춰보라.. 니가 얼마나 용한지 보자.. 라고 하는 일종의 퀴즈게임 같은 것이 사주풀이인줄 알았는데 일종의 심리 상담? 내지는 인생 상담 같은 거더라구요. 이 사람에 한해서는. 


일단 사주를 가지고 타고난 성격이나 운명 기질 같은 걸 봐줍니다. 해마다 바뀌는 대운 같은 것에 맞춰서 과거가 어떠했겠다.. 미래는 어떨 것이다.. 라고 이야기 해주고 고민이 있으면 그건 이렇게 저렇게 하는게 좋을 것 같다 조언도 해줍니다. 


최근에도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 듣고 팔찌 하나 샀다는 이야기는 이전 글에 썼구요. 사실 기분 전환도 할겸.. 홍콩에 놀러가서 딤섬이라도 잔뜩 먹고 오고 싶었으나.. 사주 봐주시는 분이 나 홍콩에 가서 며칠 놀고와야 잘된대..라는 말을 차마 가족들에게 할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팔찌라도 하셔라.. 해서 한거랄까요. 그러고나니 놀고 싶은 마음이 좀 사라지긴 했습니다. 


뭔가 아리까리하고 우유부단해질때.. 사실 대부분의 답은 이미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그 이야기나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도 마땅치 않고 객관적으로 어떤 근거를 가지고(그게 사주던 별자리던 혈액형이던 간에)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드물죠. 제 경우에는 그래서 운명을 본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게 아닌가 싶어요. 말도 안되는 허황된 조언을 해주거나.. 고액의 굿을 해야 한다거나.. 부적을 써주겠다거나.. 하면 진작 인연을 끊었겠지만 몇달에 한번씩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정리되는 일이 많더라구요. 


과학적인 사고방식과 합리적인 자기 성찰이 가능한 분들에게는 허황된 미신처럼 보일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상당히 높은 확률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걸 보면.. 역시 정해진 운명이라는게 있는걸까?? 하는 생각을 좀 하게 됩니다. 운명을 바꿀 비방은 따로 없고.. 그냥 주위에 작은 것이라도 많이 베풀면서 살면 좋아진다는데.. 이런 조언을 해주는 사람 말을 안 듣기도 어렵구요. ㅎ


뭐.. 사주가 맞다 틀리다..라는 이야기라기 보다는 요즘 사주풀이는 이렇게 본다더라.. 정도로 읽어주시면 되겠어요. 남은 연말 마무리 잘하세욤. 

    • 정해진 운명은 아니고 각자 가는 길은 다르지만 다 그길이 그길이라고 알고 갑니다 그래서 당연히 반은 맞히죠 그꼴 당하기 싫어서 난 거기 안갑니다
    • 사주풀이는 생일과 생시만 정확하다면야 맥락은 맞아들어가더라구요. 사이비교주마냥 거드름 피우며 대충 풀거나 잘 모르는 엉터리말고 정성껏 풀어주는 사람 만나셨나봐요.

      사주랑 신점 헛갈리는 분들 많으신데 사주는 사해충, 진해원진 등 많은 공식을 적용해서 생년월일, 생시 가지고 음양오행 기반으로 풀이하는거고 신점은 무슨 무슨 산에서 신내림 받았다는 사람이 고객한테 반말 찍찍 쓰면서 조상님께 한풀이 굿해야한다느니 수백에서 수천 뜯어내려고 아무말 대잔치하는거예요. 후자는 저도 정말 극혐입니다..
    • 요즘의 통계, 빅데이터 같은거니 어느정도 맞다고 봅니다.

    • 사주팔자 풀이는 한의학의 사상체질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사람이 제 성격대로 산다고 타고난 성격이 곧 팔자라고들 하는데, 신기하게 생년월일시 8글자로 기질이나 성향을 설명하는게 대략 맞는 부분도 많더라고요. 자신의 타고난 성향과 내 인생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언제 오는지.. 그 때를 대략 알고 준비하도록 돕는 정도랄까, 미래의 특정 사건을 점지하거나(?) 그런 것 까지는 아닌거 같아요.   


      음악평론가 강헌 아저씨가 요즘 명리학 강의로 나름 잘 나가고 계셨더군요(...) 고등학생 때 친구 아버지가 우연히 사주를 봐주신 적이 있는데, 수십년 지나 어느날 보니 정말 친구 아빠 말대로 살고 있어 신기해서 공부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팟캐스트 방송에서 사주풀이로 사연 상담 하는거 몇 번 들어봤는데, 명리를 약간 알아야 듣기 수월하긴 한데 재미있었어요.

    • 사주의 세운이 입춘을 기준으로 시작이 되는데, 그 기준이 사주가 시작이 된 당송대 화북지역이라는 게 함정... 우리나라 입춘이 봄 같지 않고, 입추가 더워 죽겠는 것도 같은 이유. 시기 상으로는 약 한달이 안 되게 차이가 난다고 함. 고로... 우리가 내 운명이라고 알고 있는 건 남의 운명. 시간은 말이 많으니 서울을 -30분 했는데, 날짜는 누구도 아직까지 건들지 않았음
    • 대운 세운은 더 재밌음

      이게 중요한 것이 대운과 세운에 오는 천간과 지지의 오행에 따라 사주의 네 기둥이 조합되어 인생을 꼬이게도 하고 풀리게도 한다고 함.

      근데, 대운은 몇 년 몇 월까지 꼬박 따져서 적용하면서 세운은 퉁쳐서 입춘 적용.

      심지어 대운의 기준도 한국나이다, 만 나이다를 두고 지들끼리도 아직까지 싸우는 중.

      그러다 휴전을 했는데, 내린 결론이 운이란 딱 잘라 적용되는 게 아니라, 사인 그래프처럼 온다고...


      아, 흔히 말 하는 아홉수는 29세 39세의 아홉수가 아님. 제각각 다른 대운의 마지막 해. 희신대운의 마지막이면 운이 곧 나빠질테니 안 좋다는 거고, 본인을 극하는 기신대운의 마지막 해면 기신이 나가기 전에 발악을 해서 안 좋다고 함..
    • 올 해 점을 쳐보니 학운과 문창운이 들었길래 혹시나 하고 신춘문예 응모했다가 똑!! 떨어지고 이러는 거... 맞음.. ㅜㅠ 으앙!!! 멸망해버렷!!!!!
    • 사주나 사상체질이나 인문학적인 의미를 부여한다면 모를까 통계학을 언급하기에는...

      • 동감합니다

        사람은 타인이 믿는 종교(또는 사주, 별자리 뭐든)의 헛점은 한눈에 알아채면서도

        자신이 믿는 종교(또는 사상체질이든, 타로든)의 헛점은 끝끝내 모른 척 하죠

        어느 게시판에서나

        예를 들어 별자리 얘기가 나오면 맞다 틀리다 얘기하다가 별자리는 좀 그렇지만 사주는 통계다 라든가 또는 사주는 좀 그렇지만 타로는 맞다던가 아무튼 그런 얘기가 나오곤 하더군요

        대체 21세기에 뭔 얘긴지;;


        설령 먼 훗날 지금은 알 수 없는 어떤 인과를 밝혀낸다해도 지금은 전혀 근거가 없는 소리고

        특히 여기저기 가져다 붙이는 그노무 통계운운은 말도 안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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