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C, 98학번. (사람들을 착하게 만들어 놓았더니- 의 그 래퍼)

[vrs1]

이혼했다고 해서 인생이 끝난 게 아닌데 가끔씩 보면 너무 과민반응을 하는 것 같애

이따금 삶이 너를 열나게 속일 텐데 제발 열 쳐받지 말라구 교회에서 안 가르치디?

삶은 다양한 방식으로 너에게 수작을 걸 거야. 9년된 여자친구, 3년된 마누라가

2년째 버디를 두고 널 속인 걸 알게 된다면 그건 그냥 신께서 주시는 시험인 거야.

의심했던 시간이나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전처 탓으로 돌리면 넌 끝장이야.

이를테면 검색순위가 높은 기사가 되는 거야. 만취상태의 김모(31)씨가

전처와 내연남을 흉기로 살해한 뒤에 도주하다 이를 쫓던 장인 장모와 격투 끝에

암바로 탭아웃을 선언하고 1라운드 2분 10초만에 검거됐다, 이런 거야

니가 지금 고민할 건 제수씨가 아니야. 제수씨랑 놀아났던 그 남자는 더욱 아니야.

밀린 주택융자, 자동차 할부, 양육권 소송 들어가면 변호사는 준비됐니?

허구헌 날 야근인데 니가 그걸 언제 해. 법대동기 친한 애 내가 소개해 줄께.

걔도 얼마전에 같은 이유로 이혼했대네. 일단 오늘은 마시고, 내일 알아보자.


[chr]

사랑은 삶을 지배하는 동시에 소득의 지배를 받고 삶이 사랑의 지배를 받는 거라는 착각을 심어줬지. 

우린 지식을 배웠지만 지혜를 얻지는 못했지. 알아야했던 모든 건, 20년 전에 다 배웠거든. 

시간이 지나가면, 세상 가장 듣기 싫었던 역겨운 말들의 의미가 좀 더 멋지게 다가오겠지. 

진지하고 정다운 말투로 아이들에게 떠들 거야. 시간 지나면 알게 될 테니 시키는 대로 하라구.


[vrs2]

대체 우리는 얼마만에 서로를 만나게 됐는지, 새내기 시절에 진상떨던 얘기를 풀어놓겠지.

낮술을 마시고 수업은 다 띵기고 별로 안 좋아하던 여자애한테 술김에 고백도 해보고

세미나 시간에는 철학을 좆나 연구하고 동아리 방에서는 드럼을 좆나 연습하고 학기 초에는

출석 안 하고 중간고사 땐 레포트 안 내고 기말고사 직후엔 교수님 방앞에서 살았지.

마초적인 선배들도 술만 꼴았다 하면 정말 순수한 게 뭘까 고민하고 있었어.

나름대로 다들 하고 싶은 걸 갖고 있었고 아주 잠깐이었지만 대학은 직업소개소가 아니었어.

축제 시즌엔 표정이 좋았어. 학생회관을 걸으면서 마주쳤던 사람들은

땀에 쩔어있거나 플래카드를 그리거나 고물 앰프를 발로 차가며 기타를 치고 있었지.

몇 시간을 떠들고는 요즘 얘길 묻게 돼. 회사 얘기, 혼수 얘기, 망가진 펀드 얘기,

나는 요즘 필수요소 얘길 해 줬는데 단 한 명도 알아듣는 사람이 없더만.

주말 TV프로나 연예인 결혼 얘기, 오빤 음악하니까 그런거 잘 알지 않아요?

글쎄, 난 니들이랑만 친했었는데. 일단 오늘은 마시고, 알아보고 연락할께.


[chr]

사랑은 삶을 지배하는 동시에 소득의 지배를 받고 삶이 사랑의 지배를 받는 거라는 착각을 심어줬지. 

우린 지식을 배웠지만 지혜를 얻지는 못했지. 알아야했던 모든 건, 20년 전에 다 배웠거든. 

시간이 지나가면, 세상 가장 듣기 싫었던 역겨운 말들의 의미가 좀 더 멋지게 다가오겠지. 

진지하고 정다운 말투로 아이들에게 떠들 거야. 시간 지나면 알게 될 테니 시키는 대로 하라구.


[vrs3]

학생일 땐 수업할 때 잠만 쳐 자놓구서 내가 가르치려니까 누가 자는 거 짜증나네.

부모님이 낸 수업료에 알맞게 행동해라, 그런 치사한 말은 아직 차마 못하겠더라.

교무실에선 통화하느라 좆나게 바쁘다. 네 어머님 따님은 머리는 정말 좋으니까요,

조금만 더 노력하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입에 침도 안 바르고 하루에 수십 명에게

거짓말하고 또 거짓말하고, 따님은 발랑까졌지만 남친은 따님을 사랑하니까 

경험 해 보게 해 주시고, 경험을 통해 배우게 하세요. 지금 남편을 사랑 안하는 어머님

처럼은 안되게, 도와주세요. - 이런 진심을 말했다가는 열심히 살고 있는 원장님이 그지된다.

여러 사람의 생계를 위해 주입식 교육을 했지. 학생은 별 생각 없고, 부모는 그걸 원하잖아?

딸같고 아들같던 우리 애들을 숙제 안했다 갈구고, 이해 못한다 갈구고,

성적 떨어졌다고 해서 다른 반으로 보내는 거, 아무리 자주 해도 익숙해지지 않더라.

집에 가면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노시고 엄마한테는 숙제 많다 거짓말하시라...

종례할 때 하던 말이 걸려서 결국 관뒀다. 오늘은 일단 마시고, 직업은 내일 알아보자.


[chr]

사랑은 삶을 지배하는 동시에 소득의 지배를 받고 삶이 사랑의 지배를 받는 거라는 착각을 심어줬지. 

우린 지식을 배웠지만 지혜를 얻지는 못했지. 알아야했던 모든 건, 20년 전에 다 배웠거든. 

시간이 지나가면, 세상 가장 듣기 싫었던 역겨운 말들의 의미가 좀 더 멋지게 다가오겠지. 

진지하고 정다운 말투로 아이들에게 떠들 거야. 시간 지나면 알게 될 테니 시키는 대로 하라구.


난 아직 아무 것도 알게 된 게 없어.


흔히들

낙오자라고 부르지.


잘한 것 같애, 

OK 여기까지


_______________________

사람들을 착하게 만들어 놓았더니 - 요즘 UMC 노래가 여기저기서 뜨는 것 같아 팬으로선 좀 흐뭇합니다,

그양반 노래 중에 제일 가슴을 치는 가사는 저로서는 이것이더군요.

    • 01410님의 간접적인 학번고백(....)



      저도 UMC참 좋아합니다. 근데 이런가사로는 떠봤자;;;

      그런데 그 "이런가사"가 UMC의 매력이니ㅡㅡ
    • 01410님은 00년대 학번이신걸로 기억...(스토커는 아닙니다)
    • 그럼 설마 격동의 80년대...!!!! 아 아니군요.



      전 01410님이 쓰시는 글 보면 연륜이 좀 있어 보여서, 나이도 좀 되는 분이 아닐까하고 혼자 멋대로 상상했답니다.
    • 좋네요.
    • 저 역시 여적 꽂힌 곡입니다, 제 미니홈피 BGM이었어요. 물론 저는 98학번하고 거리가 몹시 멉니다만.... UMC 주옥같은 래퍼죠. 지금같은 계절에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도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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