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불지옥의 시민들

1.

교사 방학을 없애달라!는 청원을 시작으로 한동안 이런저런 커뮤니티에서 교사들 방학 없애버리자는 얘기들이 오가고 있는 모양이더군요.

뭐 길게 쓸 기력도 여유도 없고 해서 (게다가 찾아 보니 애시당초 시발점이 된 저 청원의 내용부터가 너무나도 멍청해서 반박할 의욕도 안 생깁니다 ㅋㅋ) 간단한 소감만 말하자면 '이러면서 왜 불지옥 불지옥 거리며 불만들이니' 라는 생각입니다.


이 분들 원하시는대로 세상 모든 특정 직장들의 메리트를 다 없애 버리고 나면 그 후엔 뭐가 남을까요. 과연 누구에게든 뭐가 더 좋아질 게 있을까요.

흠.



2.

어쩌다가 20~30대 남성들만 가득한 단체 카톡방을 몇 개월간 체험 중인데.

당연히(?)도 매일매일 페미니즘 관련 떡밥이 몇 개씩 투척되고 일관된 반응은 역시나 당연히도 조롱, 비꼼, 짜증입니다만.


뭐 이런 것도 있고 저런 것도 있는 것 아니냐... 고 가벼운 태클을 주고 받다 보면 결국 이 분들이 페미니즘에 부정적인 이유는 하나로 수렴됩니다


'지금 내 인생이 이렇게 빡세고 힘든데 우리가 무슨 혜택을 보고 있다는 거냐. 페미니스트들 말대로 하다 보면 그나마 지금 있는 것도 빼앗긴다.'


그러면서 제게 하는 말이 님하는 이미 요즘 생기는 제도들 때문에 피해 볼 위치가 아니라서 그런 얘길 할 수 있는 거다... 라더군요.


솔직히 심정은 이해가 갑니다. 요즘 다들 먹고 살기 힘든데 남 살펴 줄 여유 같은 건 사치죠. 또 세상에 먹고사니즘만큼 소중한 게 없기도 하구요.

하지만 역시, 계속해서 그런 포지션 유지하면서 '한반도 불지옥'에 불만을 가질 이유가 뭐가 있겠나 싶습니다.



3.

도대체 이 나라에 살면서 왜 내가 자식을 둘이나 만들어 놓았나... 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얘들아 미안해.

하지만 미안한 건 미안한 거고 살아 남는 건 셀프란다. 니들 인생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쿨럭;)

    • 철학도 없고 기준도 없고 내로남불의 나라 같아요

      • 이게 다 인터넷 때문입니다!!


        ...라는 드립을 날려 보지만 재미가 없네요. 죄송합니다;

    • 이미 이곳을 포함한 곳곳에 만연한 국까들에게는 한국에 대한 인식이 시리아, 소말리아, 이라크 급으로 떨어진듯 ^^

      • 여기서 '국까'라는 게 어디의 누굴 의미하는 건지 모호하게 쓰셔서 좀 헷갈립니다만.


        저를 지칭하시는 거라면 아닙니다. 제목을 저렇게 적어 놓았으니 오해하실만도 한데, 전 대한민국이 불지옥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글에다 적어 놓은 저런 모습들을 보며 이러다 정말로 언젠가는 불지옥이 되어 버리는 거 아닐까 걱정하는 사람 정도.

    • 세상에서 제일 쉬운게 남탓, 세상탓이잖아요

      • 다들 조금은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살 수 있도록 경제적으로 넉넉한 세상이 왔음 좋겠습니다.

    • 아직 결혼조차 못했지만 이런 곳에서 자녀를 가지는 건 자녀에 대한 커다란 잘못 같습니다.
      • 근데 사실 세상은 언제나 빡센 곳이긴 했어요.


        군사 독재 치하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대부분 씩씩하게 잘 자라서 나이 먹어서 민주화된 사회 보고 있고. IMF 엄동설한에 태어난 아이들도 다 성인 되어서 일자리 찾아 살고 있고. 그냥 부모 마음이란 게 그런 것 같습니다. ㅋㅋ

        • 음. 밑에다가 댓글로 쓰셨지만 가장 큰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거라...전엔 뭔가 거대한 적이 있었죠. 일제 독재정권 박근혜...근데 지금은 적이 명확한 실체가 없어보인달까 영 찝찝합니다. 황사 미세먼지 플라스틱 같은 환경문제까지...전 두렵네요. 자손들이 살아갈 세상이...
    • 어제 저도 모남초 게시판 이 주제로 불타는 거 보고 참 말이 안 나오더라는…교사가 적폐 대상…그런데 말입니다. 힘든 거로 친다면 서민들 삶이 언제는 안 힘든적이 있나 싶더군요.
      • 늘 힘들죠. 다만 한 20년전과 비교할 때 요즘 사회엔 뭔가 희망이란 게 증발해 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군사독재 지나가면 자유와 평화가 오겠지. IMF만 지나가면 먹고 살만 하겠지. 예전엔 이런 식으로 버텼던 것 같은데 요즘 유행하는 '불지옥' 드립들은 애초에 '미래에' 꿈도 희망도 없을 것임을 기본으로 깔고 있는지라.

    • 교사의 남녀성비가 압도적으로 남초였다면 저런 멍청한 선동은 없었을거에요.
      • 사실 그러잖아도 그 남초 게시판 유저들이 선생 = 페미라고 낄낄대더군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7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9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