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저스 3편을 보고 (스포)

멍청하게 개봉 첫주에 보는 바람에 당분간 극장이 갈 일이 없게 생겼네요.

코믹스를 복각한 설마하던 엔딩이 결국 이뤄졌다는데 의미를 둬야 할까요? 타노스 중심으로 보면 완결성이 있단 제작진 얘기도 맞고 한데... 문제는 액션씬이 너무 많고 길어요. 시빌워 공항씬의 열배?라는 감독의 말이 농담이 아니에요. 사실 공항씬도 스토리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장면이죠.

다섯명의 캐릭터를 적절하게 배분해서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낸 어벤저스 1편이 기적에 가까운 성공이었어요. 십수명으로 늘어난 이번 영화가 그걸 못해냈다고 낙담할 일이 아니라고 봐요. 그럴 시도도 안한 것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엔딩도 4편은 1편의 멤버들만으로 단촐하게 가려는 것같더군요.

타노스는 이상이 있든 가족애가 있든 기본적으로 미친 악당이에요. 반만 죽이려는 타노스가 노예로 삼으려는 로키나 다 죽이려는 울트론과 거기서 거기죠. 관객이나 어벤저스가 털끝이라고 이해할 만한 대상이 아니에요.

‘대의를 위해서 소수를 희생할 수 없다’ 는건 어벤저스 전 시리즈를 통해서 이미 몇 번이나 도장을 찍은 얘기에요. 그런데도 이번 편에서 그런 결정에 의문을 갖는 반응은 의외에요. 어벤저스는 치타우리를 막기 위해 뉴욕을 통째로 날려버리거나 전 지구를 위해 소코비아인을 희생하거나 하지 않았죠. 그러한 타협이 계속되면 타노스의 생각과 별 다를바 없겠죠.

가모라는 비중이 커진 반면 스타로드에겐 시간이 너무 부족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건드리면 누구라도 가만두지 않는 성격에 대한 설명이 아쉽죠. 타노스를 포함한 세 사람의 애증섞인 삼각관계가 전면으로 부각되었어야 납득할만한 전개였죠.

결말부는 에반게리온 극장판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가 bgm으로 깔리면 어떨까? 했어요. 타노스가 어린 가모라를 다시 만나는 소울 스톤의 방 장면은 에바의 전차씬 같았어요.

타노스에게 딱 하나 좋았던 점은 의외로 위트가 있는 놈이라는 것이에요. 거품총 장면 하나로 스타로드를 유머대결에서 박살냈어요. 로난따위가 비빌 상대가 아니었어요.


PS. 토니를 제외한 원년 멤버들의 외형이 왜 그리 바뀌었나 했더니 일종의 시간여행을 한다는 4편을 위해서이겠군요.

    • 타노스의 힘을 보여주는 또다른 장면이란 생각이 드네요. 스타로드는 유머 말고는 별 능력이 없는데 유머에서마저 발라버려니...
    • 영화 스토리 전개가 보는내내 ‘아, 그러세요.’마인드를 유지하게 하더군요.

      덕후적 입장으로 좋게 보려고 해도 아이언맨의 액션연출들이 재미없어진 점이나 후반 패싸움의 심심한 묘사 등 기대에 못미친 부분들이 많아서 2회차를 볼 생각이 안들어요.
    • 스타로드는 상대가 아버지라도 가차없었죠. 분노, 보복 시작까지 5초정도 걸린 듯.. 가오갤 2편이 스타로드가 이번에 그런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어느정도 설명을 해줬다고 생각해요. 물론 보면서 왜저러나 싶긴 했지만.

      근데 거품총 웃긴 장면이 있었던가요? 스타로드가 가모라 쏘려던 씬이나 가모라가 칼로 스스로 찌르려던 장면에서는 필사적인 상대방들을 조롱하는 느낌이었는데요.
      • 네 그런 성격을 상기시켜줄 장면의 할애가 필요했었는데 감정선 대신 액션씬 중심으로 기능적으로만 가다 보니 관객들이 스타로드에게 감정이입을 할수가 없었죠.

        • 스타로드가 거기서 하는 역할은 트롤링이 맞는 것 같아요. 앞에서 해왔던 것들을 보면 개연성없지는 않다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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