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아이를 낳아봐야 인생을 안다는 말의 진실은?
어떤 개소리에도 일말의 진실은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반대의 진실도 있기에 두 가지를 통합한 통일장이론이 필요하죠!
결혼하고 아이를 키워봐야 어른이 된다는 말은 일말의 진실을 담고 있기는 합니다. 왜냐하면 타인과 협의하면서 살아가는 계기, 타인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면서 무한 인내를 해보는 계기가 되거든요. '계기'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기가 꼭 필연적인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으니까요.
1. 결혼, 육아라는 계기로 성숙하는 경로
2. 결혼, 육아라는 계기로 더 이기적인 속물 겸 꼰대가 되는 경로
3. 결혼, 육아를 하지 않고도 성숙한 인간이 되는 경로
4. 결혼, 육아를 하지 않고도 개차반이 되는 경로
이 네 가지가 전부 다 가능합니다. 다들 눈을 감고 자신의 주변을 떠올려 보세요..
아이가 생기니 개과천선해서 참을성도 생기고 성실해지고 자신의 아이에 대한 사랑을 주변에 확장해서 더 좋은 사람이 된 경우, (그들이 말하는 바로 그 케이스지요.)
결혼하고 아이 낳으니 무자비하게 자기 가족만 챙기고 돈만 생각하고 자기 아이 장래만 밀어주는 경우, (공공기업 취업 청탁, 교수 자녀 입시용 논문 선물 등등..)
비혼이면서 점점 더 훌륭한 사람이 되어가는 경우, (존경스러운 성직자들)
비혼이면서 나날이 인격이 붕괴되는 경우, (이들이 결혼했다고 개과천선했을지 매우 의심스러운;;)
그리고 결혼했든 안했든 그냥 매일 비슷한 우리 대부분의 사람들.
결혼, 육아가 큰 충격을 주는 계기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계기가 꼭 내 유전자 50%를 공유하는 아이일 필요는 없습니다. 인간은 책을 읽거나 유기견 보호활동을 하거나 친구를 돕거나 다른 사람을 교육하면서도 마찬가지로 성숙할 수 있거든요. 계기는 무궁무진합니다. 과연 결혼/육아가 다른 것들을 압도하는 높은 차원의 계기일까요? 저는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대체 왜 이런 소리가 끊임없이 나올까요?
당연히 현재 체제를 지속하기 위한 이데올로기죠.. 사람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야 현 체제가 지속될 테니까요.
p.s 저 밑의 댓글에서 본 '나는 결혼해서 애도 낳았으니 내가 막내가 아니라 저 비혼자가 막내예요'라는 말은 정말 충격적이네요..
왜 대박 뻘소리인가요?
아이고 여기 쥔장님의 고양이는 자신이 원치않았던 임신이였군요! (무릎탁!)
저도 뉴질랜드나 독일같은 이민국가 되면 좋겠어요!
흠, 체제수호적 사고라고 하기에는 개인적 경험에 의거하여 타인에게 권고하는 거니까 전체를 생각한다고 보긴 힘들 것 같아요.
그런 분들이 주변에 있다면 '인생을 안다'거나 '어른이 된다'는 정의가 무엇인지 깊게 파고들어 해체해보고 싶군요.
하지만 먼저 나서서 결혼을 권하는 분은 부모님 외엔 없어서 곤란하군요. 확실히 부모님이 왜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신지 기회 되면 쪼개봐야겠어요.
제 생각에는 다들 자신의 경험에 기반하여 신념을 세우게 되는데, 대중적인 사고로 통용되는 상황 자체에 만족감을 느끼는게 아닌가 싶어요.
개인적으로 제 자신이 비혼 혹은 비육아를 할 거라고 어떤 모임에서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었는데, 몇몇 분들이 자신의 사례를 들며 해체하시려고 노력하더군요.
제가 느끼기로는 제 논리적 사고 과정의 결과로서 비혼 선택이 다른 이들의 결혼 선택을 훼손 시키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았어요.
적어도 제 논리적 사고가 모순되어, 결혼도 비혼의 비중만큼 중요하거나, 결혼보다 비혼은 못한 가치라고 대중적으로 승인되어야 안심하는 느낌이었죠.
저는 남이 어떻게 생각하든 크게 관여 안 하기에, 개개의 사고는 다르다는 논리로 미끄러져 나왔지만 제겐 약간 기묘한 경험이었습니다.
몇가지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은 이런 것이에요. 저는 결혼/육아 생활에 대해 '경험적으로 무지하고' 그 반대도 동일하다는거죠.
여기서 체제 수호적이나, 국가 존망에 연결되는 것은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국가를 위해서, 체제 유지를 위해서 아이를 가진거냐/결혼을 한거냐'라고 물을 수도 있고 역으로, '국가 망하라고, 체제 붕괴되라고 비혼을 선택한거냐'라고 물음 받을 수도 있겠죠. (더 심하면 비혼 선택 때문에 국가가 망한다! 같은 쪽으로도..) 그런 물음은 하지도 받지도 않고 싶군요.
내가 선택했으니 지옥이 아닐 거야.. 아니어야만 해.. 이런 건가요? 이게 왠 물귀신...
결혼을 하고 아이(특히 남아)를 낳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세상이라 넘나 행복합니다. 조이여울씨가 아이는 신의 은총이라는 데 동의하지만, 아이 없는 삶은 신의 특별한 은총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완전 동의!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한다 해도, 집단적으로는 이데올로기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애 낳아 피눈물 나는 정감을 갖는다는 건데 사람이 성숙하는거와는 다른 이야기죠.
물론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겐 성숙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죠. (제가 글을 잘 못 썼나 봅니다.. ㅠ.ㅠ)
와!! 맞네요 맞아! 진짜~ 타인과 힘겹게 공존하고 타협하면서 성숙하는 경험은 어디서나 할 수 있죠.
그나저나 저 말은 제가 들은 거 아니고요;;; 저 아래 글의 댓글에서 봤습니다.
네 저도 비약이라고 한말은 님한테 한게 아니라 다른 댓글들 보고 한거에요~ :)
체제 유지를 위한 이데올로기를 떠나서 유전자의 본능을 거스르는 사람들이 좀 이상해 보일 수는 있겠죠.
오히려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들이 더 이성적이라고 할 수도 있죠! 본능을 자제하는 이성적인 선택을 했는데 왜 그걸 보고 성숙하지 않다는 소리를 하는지...
그러게요. 협박한다고 누가 결혼하나.
인구절벽 거론이 이런 쓰레드에서는 협박의 뉘앙스로 읽힐 수도 있죠. 왜? 논란의 시작은 거시적 인구문제, 정책이 아니라 그저 결혼과 육아에 대한 개별 삶의 가치에 대한 것이었거든요. (인구감소 문제가 거론되기 오래전인 60-70년대에도 이런 문제의식과 논란은 있어왔다는 소리)
인구절벽이 위기인 것은 사실 국가와 자본의 위기이지 “네가 결혼도 안하고 애도 없어 뭘 몰라” 라는 개소리를 듣고 어안이 벙벙한 사람들이 느낄 위기가 아니거든요. 국가가 망하면 구성원이 난민이 되는건 사실 같지만 실은 매우 천박한 선동입니다. 전쟁이나 환경파괴 등에 의한 갑작스러운 체제변화로 난민이 생긴 적은 있어도 인구절벽으로 나라가 망하고 난민이 생긴적은 역사적으로 단 한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더더욱이나 당장에 벌어질 일도 아닙니다. 국가가 그리 만만한 집단, 시스템이 아니거든요. 자본도 마찬가지. 이민을 받던, 자동화, 인공지능화 비중이 더 높아지던 생산력과 관련된 인구수요는 대체될 수 있고 소비력은 기본소득같은 대안이 더 모색될 수 있겠죠. 인구절벽으로 국가적 위기가 올것이라 예측되는 30~50년 후의 미래에 관련한 기술적 진보, 사회시스템의 진보는 그냥 손 놓고 멍때리지 않을테니까요. 특히나 동북아는 인간 개체수가 너무 많아요. 좀 줄어야 하고 그래야 개개인의 삶의 질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인위적이고 폭력적인 인간 개체수 조절이 아니라 개인의 자발적인 번식 포기 행위는 그래서 매우 바람직하고 진보적 태도라고 볼 수 있어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세가지 태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걸어온 길만이 옳고 바른 길이며 자신이 걷고 있는 길로 오지 않은 다른 사람들을 낙오자로 생각하는 오만한 태도가 하나이고, 자신이 걷는 길 말고도 인생에 수 많은 길들이 있을 수 있고 인정은 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걷고 있는 길에 집중하는 태도, 자신이 걷고 있는 길에 대해 끊임 없이 회의하고 두리번 거리면서 다른길을 찾아 보는 태도인데, 사실 세번째 태도는 의외로 많지 않다고 합니다. 왜냐면 행복도가 매우 낮거든요. 그 다음이 첫번째 태도인데 역설적으로 가장 좁은 세계에 갖혀 살게 되는 태도이죠. 대다수의 한국과 미국의 기독교 교인들, 그리고 이슬람교 같은 배타적 종교를 믿는 사람들의 태도가 대표적이죠. 특히 현대에 이르러 ‘개인’의 가치가 우선되어 가는 추세에서는 두번째 삶의 태도가 개개인의 행복도가 가장 높다고 하는군요. 결국 다 선택의 문제이긴 한데 가급적 개인이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선택이 좋겠죠? 전 기혼이고 번식을 포기하는 방식을 통하여 제 개인의 행복도를 더 높이려는 선택을 했고 위에 말한 두번째의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타의에 의한 강요된 선택이거나 다른 사람들이 가는 길들에 혹하여 휩쓸리는 선택이 아니라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하고 책임지는 것이라면 그것이 기혼이건 비혼이건 번식을 하건 말건 꽤 괜찮은 삶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혼자 오바하지 말고요. 지금 '아빠'라고 하셨지 '아빠들'이라고 한게 아니자나요.
'아빠'도 사람인데 그럴리가요(물론 쓰레기같은 아빠나 엄나도 많지만, 지금 일반적인 이야기가 아닌 님 그리고 저와 같은 개인의 경험 기준으로만 국한하자면)
다만, '아빠'의 경우는 죄책감을 드러내길 꺼려하는 차이가 있는거 같아요. 뭔가 '맨박스' 의 전형이라고 할까요? 가장은 최후의 보루이지 징징대서는 안된다는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그 어이 없고 바보스러운 '맨박스' 말이죠.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정이야 제가 알 도리는 없지만, 보통의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갖는 죄책감을 공동체적으로 드러나고 공감하게 된 사건이 몇년전에 있었죠. 방송등을 통해서 그 분들의 다양한 말들과 심정을 표현하는 행동에서 일관되게 표출되는게 '미안함', '죄책감'으로 느껴지더군요. 그런 사고를 당한게 '내 탓이다'라기 보다.... 그렇게 어처구니 없이 죽은 아이들의 나이가 고2였는데 고2가 되도록 보통의 부모들이 부모로서 한 것들이 다 미안하고 죄스러웠데요. 아 이렇게 허망하게 죽을거였으면 더 좋은 옷을 사주고 더 맛있는걸 먹이고 더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들을 지지해주고 도와주고 더 많은 시간을 같이 하고...하는 후회가 들고 뒤 늦게 후회되고 그런거,
저에게 속내를 잘 안비추는 까칠하고 쿨한 우리 어머니께서 며느리에게 얼마전 "너 시집 올적에 많이 못해준게 두고 두고 미안허고 마음 쓰인다"고 했다는 이야길 전해 듣고 비슷한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에 몇 안되는 정말로 쿨하고 멋진 시어머니라고 그 며느리는 늘 생각하고 자랑하고 다니는걸 제가 봤거든요. 당신의 외아들과 결혼해서는 아이를 안가져도 공부한다고 십년 넘게 한국을 떠나 있었어도 뭐라 한마디 안하시던 분이 지 자식도 아니고 남의 자식에게까지 미안하다고 하시니 저도 참 신기하긴 합니다. 근데 모든 엄마 아빠가 다 그런건 아닌거 같으니 그냥 뭔가 사람같은 사람들의 어떤 인지상정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래요.
대체 왜 이런 소리가 끊임없이 나올까요?
당연히 현재 체제를 지속하기 위한 이데올로기죠.. 사람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야 현 체제가 지속될 테니까요. ..
보통의 주변 어른들이 위와 같이 대범하게 생각하진 못하실테고.. 그냥.. 내 새끼가 또 새끼를 낳아 자손대대로 행복했음 좋겠다.. 아닐까요?
하긴.. 요즘은 꽉 막혔을 것 같은 어떤 어른들도.. 아이 없으면 어때?.. 그냥 생긴대로 살다가 가면 되는거지. 결혼도 다 제 팔자에 있는거구.. 인력으로 되는 게 아녀. 하시기도 하더라구요.
아이 없는 인생이 죄도 아니고 인생의 필수 요소도 아니고 그냥 안낳고 살면 됩니다.
좋은 꼴 나쁜 꼴 둘 다 안보고 사는거죠.
가장 그럴싸한 답은 무자식상팔자로 오래 산 사람의 말이 그럴 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