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침묵을 거래하는 손]
다큐멘터리 영화 [침묵을 거래하는 손]은 작년에 상당한 관심을 끌었던 헐크 호건과 인터넷 블로그 사이트 고커 간의 법적 소송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여러 모로 우스꽝스러운 면들이 있으니 소송 과정을 보다 보면 낄낄거릴 수밖에 없지만, 나중에 소송 뒤의 흑막이 드러나면서 영화는 부와 권력에 의한 언론 자유 침해에 초점을 맞추고, 그에 따라 분위기는 좀 더 심각해집니다. 짧은 상영 시간 동안 이것저것 얘기하다보니 간간히 산만해지는 게 단점이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비교적 잘 전달한 편입니다. (***)

[킹메이커 로저 스톤]
다큐멘터리 영화 [킹메이커 로저 스톤]의 주인공 로저 스톤은 꽤나 재미있는 비호감 악당입니다. 젊은 시절에 워터게이트 스캔들에 연루된 걸 시작으로 지난 40여 년간 온갖 지저분한 정치적 계략들을 행해 왔을 뿐더러 최근에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선거 당선에 상당한 공헌을 한 이 인간을 지켜보는 동안 혐오감이 팍팍 들지 않을 수 없지만, 동시에 그는 정말 흥미진진한 일류 악당이기도 합니다. 미국 정치계의 사악한 포레스트 검프라고 할 수 있는 그는 본 영화를 만든 사람들 앞에서 기꺼이 자신을 내보였고, 아마 그는 덕분에 자신이 더 악명 높아지는 걸 즐길 것 같습니다. 하긴 본인도 이렇게 말했지요. “전혀 유명하지 않는 것보다 악명 높은 게 낫다.” (***1/2)

[빙하를 따라서]
[빙하를 따라서]는 2012년에 나온 다큐멘터리 영화인데, 감독 제프 올로우스키의 최근작 [산호초를 따라서]와 함께 넷플릭스에 있어서 한 번 봤습니다. 지구 온난화와 그에 따른 극지 빙하 감소야 익숙한 소재이지만, 그 넓은 극지 빙하들이 몇 년 동안 서서히 사라지는 광경은 여전히 경각심을 불러들이는 가운데 이 광경을 생생하게 카메라에 담아내기에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사진작가 제임스 베일로그와 그의 동료들의 모습에는 작은 감동이 있습니다. 여러모로 좋은 자연 다큐멘터리 영화일뿐더러, [산호초를 따라서]와도 살짝 연결되니 그 영화를 보시기 전에 본 영화를 한 번 보시길 바랍니다. (***)

[산호초를 따라서]
제목으로부터 기대할 수 있을 만큼이나 근사한 바다 속 풍경들이 많이 보여지지만, [산호초를 따라서]는 이 풍경들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거란 걸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온 상승으로 인해 산호초 백화 현상이 지난 30년 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생태계 재난을 생각해보면 겁나기 그지없고, 이 현상이 앞으로 수십 년 간 계속 될 걸 고려하면 암담하기 그지없습니다. 한마디로, [불편한 진실] 못지않은 호러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1/2)

[라스트 맨 인 알레포]
[라스트 맨 인 알레포]는 최근 아카데미상을 받은 단편 다큐멘터리 영화 [화이트 헬멧; 시리아 민방위대]처럼 시리아 민방위대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영화는 시리아 알레포 시에서 활동하는 할레드와 마흐무드 그리고 다른 민방위대 대원들을 가까이 지켜다보다면서 그들이 겪는 여러 크고 작은 순간들을 생생히 전달하고, 그 때문에 마지막 장면은 담담함에도 불구 상당한 감정적 여파를 남깁니다. 편히 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여러 모로 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1/2)

[리처드 링클레이터: 꿈의 연대기]
[리처드 링클레이터: 꿈의 연대기]는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영화 경력을 90분 동안 죽 훑어보는 것 그 이상이 아니지만, 여전히 꽤 볼 만한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그의 첫 장편 영화 [슬래커]를 비롯한 다른 여러 대표작들이 차례로 나열되는 동안 여러 좋은 순간들이 나오는데, 특히 [보이후드] 제작 과정을 다룬 부분은 상당한 흥미와 재미가 있습니다. 간소하지만 알찬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

[더 테이블]
정유미, 한예리, 정은채, 그리고 임수정. 이 네 여배우들 중 한 분이라도 좋아하신다면 본 영화를 꼭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

[공범자들]
최승호의 전작 [자백]처럼 [공범자들]은 우직하게 사실전달에 집중하고 거기엔 상당한 흡인력이 있습니다. 지난 몇 년 간 대한민국 언론이 얼마나 망가졌는지를 보다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오는 가운데, 이에 책임이 있는 작자들을 보다 보면 쓴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얼마 전 이들 중 몇몇이 뻔뻔하게 본 다큐멘터리 영화의 국내 개봉을 막으려고 했던 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지요. (***)

[켄 로치의 삶과 영화]
[리처드 링클레이터: 꿈의 연대기]처럼 [켄 로치의 삶과 영화]도 한 영화인의 경력을 죽 훑어다 봅니다. 다큐멘터리의 전반부는 켄 로치의 1960년대 초기 영화 경력에 중점을 두는 가운데 후반부는 1970-80년대 동안 그가 겪었던 여러 어려운 순간들을 주로 얘기하는데,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여러 작품들을 접하는 재미가 있는 가운데 그의 정치적 성향 형성 배경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80년대 이후 부분을 상대적으로 가볍게 넘어간 게 좀 아쉽지만, 그의 최근작 [다니엘 블레이크]의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완되는 편이니 괜히 툴툴거리지 말아야겠지요. (***)

[아토믹 블론드]
모 블로거 평
““Atomic Blonde” is a genre exercise which does not transcend its genre conventions, but it knows exactly what it wants to do, and it does its job as well as intended. Although I still think the movie could be improved by tighter storytelling, I enjoyed its mood and performance while excited by its action sequences, and I can assure you that this is another wonderful action film of this year.“ (***)

[블루 제이]
알렉스 레만의 [블루 제이]의 이야기 설정은 단순합니다. 가족 일로 고향 동네에 돌아온 짐은 고등학교 시절 애인이었던 아만다와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데, 이 둘이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옛 감정을 되살리는 과정을 영화는 80분을 겨우 넘는 상영 시간 동안 죽 지켜다 봅니다. 사실상 두 캐릭터들만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마크 듀플래스와 사라 폴슨의 좋은 연기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고, 덕분에 영화는 결말에 가서 꽤 진한 여운을 남깁니다. 듣던 대로 좋은 소품이더군요. (***)

[다른 사람들]
[다른 사람들]은 전형적인 선댄스 가족 코미디 드라마입니다. 애인과 헤어진 것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그다지 잘 나가지 않는 그의 경력 때문에 우울해져 왔던 코미디 작가 데이빗은 암환자인 어머니 곁에 있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몇 년 전에 그가 커밍아웃한 이후로 그와 그의 가족 사이엔 소원함이 있어왔고, 특히 그의 아버지는 그가 게이임을 여전히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만 이야기해 드려도 나머지는 대충 짐작 가능하시겠지만, 영화는 뻔한 이야기를 진솔하면서도 영리하게 굴려가면서 감동과 웃음을 자아내고, 배우들의 성실한 연기도 여기에 한 몫 합니다. 기성품이지만 하고자 하는 걸 충실하게 해냈습니다. (***)

[대니와 엘리]
원제가 [Tramps]인 애덤 리언의 [대니와 엘리]는 우연히 한 곤란한 상황에 같이 놓이게 된 두 젊은 주인공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대니와 엘리는 한 서류 가방을 전달하는 일로 서로와 만나게 되는데, 약속 장소인 어느 지하철역에서 대니가 실수로 엉뚱한 사람에게 서류 가방을 전달하는 바람에 일은 틀어지게 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같이 돌아다니는 동안 이 둘 사이엔 어떤 감정이 싹트기 시작하고, 영화는 느긋하게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상당한 사실감을 부여합니다. 간간히 작위적여서 좀 거슬리는 게 흠이지만, 두 주연배우들의 꾸밈없는 연기를 비롯한 영화의 장점들이 결점들을 보완하는 편이니 살짝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
다 처음 보는 외국영화들이군요 테론 영화 빼고요.
설명이 사진 위가 더 보기 편하지 않나요 많은 게시물은 그래도 마찬가지겠어요.
넷플릭스는 회원 탈퇴해서 이제 못 보는데... ㅠㅠ
<산호초를 따라서> 기억해 놓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