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격리, 삼성역)
1.언젠가 썼듯이 연대는 싫어요. 너무 무리지어서 생활하는 것도 별로고요. 무리지어서 생활하면 언젠가는 다른 놈에게 업혀가거나 다른 놈을 업고 가야 하는 상황이 오거든요. 그럴 바엔 죽는 게 낫겠다 싶어요. 그야 혼자 살면...언젠가 늙고 약해져서 자살했을 때 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아무도 한동안 모르겠죠. 사람들이 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 때쯤엔 내 시체가 꽤나 썩어가는 중일거예요. 내 시체를 맨 먼저 발견할 사람에겐 미안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위로비로 옆에 현금이라도 좀 놔둬야겠죠. 미래 사회에도 현금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면.
최근엔 누군가에게 기자에 대한 썰을 들었어요. 김영란법 이전의 기자들이 제주도에서 금품과 성접대를 받는 걸 봤다는 일화를 듣고 기분이 나빴어요. 왜 자기 돈으로 못 하는 걸 남의 돈으로 하려는 거죠? 자기 돈으로 못 할 거면 그냥 참아야죠.
뭐 거기까진 됐어요. 누군가에게 기생해서 살아갈 수도 있죠 뭐. 하지만 누군가에게 기생해야만 살 수 있는 놈들이 나대기까지 하는 건 너무 싫어요. 김영란법은 정말 신의 한수예요.
2.너무 단단히 무리짓는 놈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래요. 외부인에겐 잘 이해되지 않는 그들 세계만의 법칙이 존재하죠. 그야 어떤 세계든 나름대로의 법칙은 존재하지만 그게 상식이나 법의 힘보다 강하면 꽤나 문제인 거예요. 상식이나 법의 힘보다 강한 법칙을 가진 집단은 너무 종교적이거나 너무 이념적이거나 너무 돈에 눈이 멀은 집단이죠.
3.너무 종교적이거나 너무 이념적인 녀석들은 그래요. 한 가지 도구로 모든 걸 설명하고 모든 걸 해결하려 들죠.
망치를 예를 들면, 망치는 못을 박는 데 쓰는 도구잖아요? 한데 망치에 꽃혀버린 녀석들은 그래요. 망치로 땅굴도 파려고 하고 망치로 계란 후라이도 뒤집으려고 하고 망치로 바느질도 하려고 하죠. 그들은 망치 하나로 모든 걸 설명하고, 모든 걸 해낼 수 있다고 믿어요. 이른바 신념이죠.
4.휴.
5.어느날 키다리 아저씨가 아닌 아저씨와 술을 마시다가 '망치에 꽃혀버린 녀석들'에 대해 투덜거렸어요. 아저씨는 좋은 비유라고 하며, 한 가지 도구로 모든 걸 해결하려는 녀석들은 멍청해서 그러는 게 아니겠냐고 했어요. 그래서 말해 봤어요.
'그럴 수도 있겠지만 가정을 해 봐. 그들이 멍청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그들이 가진 유일한 게 망치뿐이어서 그러는 거라면?'
그러자 아저씨는 그럴 수도 있겠다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아저씨의 리액션이 끝나서 말을 이었어요.
'만약 그들이 멍청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가진 게 망치뿐이어서 그러는 거라면...그들은 멍청한 사람들이 아니라 비참한 사람들이겠지.'
6.그러자 아저씨가 '그럼 어느 쪽에 가까운거지?'라고 물었어요. 그래서 대답했어요.
'글쎄. 멍청하거나 비참하거나 아니면 멍청한 척 하는 사람. 셋 중 하나겠지.'
아저씨는 '멍청한 척 하는 사람은 또 뭐지?'라고 물었어요. 그래서 설명해 줬어요. 내가 '선택적 멍청함'이라고 명명지은 개념에 대해서요.
'왜냐면 그런 놈들은 아는 거야. 똑똑한 사람이 멍청한 짓을 하면 욕먹는 걸 피해갈 수 없다는 걸. 하지만 멍청함을 가장하면서 멍청한 짓을 하면 면벌부를 받는 게 매우 쉬우니까. 그러니까 어떤 놈들은 멍청한 무대포 짓을 할 땐 일부러 멍청한 척을 하는 거지.'
아저씨는 이 주제가 마음에 들었는지 재차 물었어요. '그러니까 그 셋중 어느 쪽일까?' 그래서 대답했어요.
'모르겠어. 내게 관심사항은 그런 자들을 이해하는 게 아니라 그들과 나의 거리니까. 망치만 가지고 모든 걸 하려는 놈들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야 해. 그렇게 격리되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하는거고.'
7.택시를 기다리며 잡담을 했어요. 사실 이제 남자 둘이 만나면 대화의 주제는 두가지뿐이예요. 허세 또는 걱정. 그리고 허세타임은 끝났으니 걱정에 대한 이야기를 했죠. 미래에 대한 걱정이죠. '좋은 날이 오지 않으면 어쩌지?'에 대한 걱정이요.
누군가는 이러겠죠. '나쁜 날이 올 걸 걱정하지 않는다니, 그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닌가.'라고요. 하지만 아니예요. 나쁜 날이 오면 재빨리 자살하면 되니까요. 그러니까 애초에 나쁜 날에 대한 걱정...계산은 처음부터 할 필요가 없는 거죠.
하여간 기다리는 것만이 이제 내게 남은 일이예요. 그래서 뭘 하면서 기다릴지를 늘 연구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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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역으로 출발해야겠어요. 삼성역이나 잠실역에서 식사나 애프터눈 티라도 하실 분 있으면 쪽지주세요. 너무 급번개 같기도 한데...빙빙 돌아서 가는 방법으로 갈 거니까 2시간 걸려서 도착해요. 통계를 내보니 듀나 게시판의 2시간이면 번개 결판이 나기에 충분한 시간이더군요.
요즘 영화에 나오는게 개념은 거의 그와 같습니다.
다 자기 망치 하나 가지고 살죠 혹시 연장이 여럿 있다해도 하나 밖에 못써요 원래 사람 속집은 그렇게 지어졌습니다.
전에도 그랬고 아주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미래도 그래서 그런식으로는 죽을 일은 없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