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회사바낭... 오너가 쫒겨난 이후..
0.
JY가 5년을 받고, 지금 삼성전자 CEO가 총수대행을 한다면서..
삼성과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 불안해 하는 보수 언론, 경제지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는 와중입니다.
1.
제가 써온 회사바낭을 봐오신 분들은 혹시 기억하실지도 모르지만요.
제가 다니는 회사는 몇년전에 오너가 경영권 박탈 당하고 쫒겨났어요.
(하지만, 아직 포기 안한것 같습니다.)
채권단 추가 출자, 감자 등의 절차를 거쳐서 대주주가 바뀌기도 했고 지금은 은행이 대주주입니다.
대우조선해양처럼 대기업에 빼먹을게 많지 않아서 그런지, 낙하산 임원은 딱 한명입니다. 공식 명칭은 다르지만, 하여튼 CFO 역활을 하고 있지요.
이것도 웃기는게, 처음 내려온 분이 '사장급 '의 연봉과 의전으로 대우해 해달라고 했더니 사장(CEO)이 자기 의전을 줄여버렸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2.
오너 총수가 있어야 큰 투자를 결정한다.. 라고 하는데요.
뭐 저희도 투자를 못하고 있긴 합니다. 기존 설비가 노후화가 되고 있음에도..
그런데, 이게 오너가 없고, 은행이 결정 안해줘서 그런게 아니라..
돈이 없어서 못합니다. ㅠ.ㅠ
애초에 오너가 쫒겨난게, 투자 잘 못 했다가 날려먹고 빚은 잔뜩이라 채권단이 쫒아낸거라서요.
영업이익은 나는데, 빚 갚느라 투자할 돈이 없습니다.
오너가 쫒겨나기 전에 말입니다.
임원들 모아놓고.. '내가 니들 큰소리에 속았다.' 라고 했답니다.
신사업에 투자하면서 당시 임원들이 장미빛 전망만 보고하니 투자를 결정했다는 겁니다.
기업 오너라는 사람이 투자 실패에 대한 책임을 부하들에게 전가하는 거죠.
삼성에 JY가 있어서, 투자 결정을 했을때.. 실패를 하면 JY가 책임질까요? 퍽이나...
애초에 저희 회사도 오너가 신사업 진출을 원하니까 아래에서 진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장미빛 전망만 내놓은거죠.
오너가 원하지 않는데 그 아래 월급쟁이들이 으쌰으쌰 작당해서 신사업 진출하고 공장 새로 짓자고 건의를 했겠습니까..
3.
오너가 있을때는.. 오너의 뜻에 따라 법과 규정에 위배되더라도 어떻게든 했습니다.
오너 비자금도 만들어 주기 위해 통행세만 받는 회사에 일감도 몰아줘야 하고..
투자 실패를 한건 오너 탓이 아니라 직원들이 열심히 안한거니까 급여 동결도 하고.. 반납도 시키고..
오너 눈에 잘못 들어서 그날부로 사직서 내고..
그러다가 지금 은행이 주인이 된 이후부터는..
비록 급여는 동결이지만.. 영업이익 목표 달성했다고 성과급을 주더라고요.
저녁때 오너 눈치 보느라 늦게 까지 남아 있고, 쓸데 없는 야근하는 일이 줄더라고요.
하도급, 파견법 위반 소지가 있던 일부 협력사 직원들을 모두 정직원으로 채용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크건 작건 기업에 오너가 있다는 건, 오너가 '책임'은 지지 않고 '권리'만 휘두르는 상황에서는.. 기업 경영과 윤리경영에 마이너스 요인만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너 없다고 투자를 못한다는게 말이 안되는거죠. 도리어 오너 때문에 아래서 다양한 의견이 못 나옴으로서 회사가 망하면 모를까..
후배가 그러더라고요.
그냥 계속 은행이 주인이었으면 좋겠다고... (....)
물론, 대조양처럼 낙하산 부대가 쏟아지면 망하는거 순식간이겠지만요.
뭐 여전히 똑같이 지내시는데... 사고를 몇번 치셔서 좀 위태위태하다고 하는 소문이 있습니다.
사고도 불가항력이긴 했는데, 하필이면 타이밍이 제가 떠나고 나서 반복 되는 바람에 '누구 없으니까 자꾸 사고 터지네?' 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하네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위험하다는 소문이 과장된 것 같고 계속 그렇게 계실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