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를 보고(약스포)

1. 이 영화의 설정이 독특하단 생각때문에 준비단계부터 관심을 많이 가졌었는데..개봉후 평이 안 좋은 걸 보고.."해빙"도 봤는데 하면서 보러갔어요..왜냐면 궁금한 건 못 참는데..초반부가 엄청나게 잔혹하다고 해서..

2. 어느 순간부터 잔혹한 영화의 기준이 된 악마를 보았다로 이야기하자면..초반부 장면은 그렇게 마음의 준비를 할만큼은 아니란 생각입니다..물론 이종석의 팬이거나, 잔인한 장면을 못보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영화관에서 악마를 보았다 초반부 살인장면이 엄청 충격적이었거든요..그거에 비해서는 이건 이렇게 말하면 그렇지만..이종석의 악마적인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장면이었달까요..

3. 제가 늘 관심을 가지는 연기를 갖고 이야기하자면..이종석이 제일 좋았고..김명민이 제일 별로였단 생각입니다..이종석은 (사견이지만)데인드한처럼 퇴폐미가 넘치는 캐릭터를 연기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요..물론 마음에 안드는 부분도 있긴 했지만(정말 사족같던 에필로그..)..전반적으로 이종석의 깐족댐과 퇴폐미가 충분히 강렬했고..좋았어요..캐릭터 자체도 구질구질한 사연없이 완벽한 악당이라..딱 적당한 캐스팅이었단 생각입니다..

그 다음에 좋았던 건 비중은 적었어도 나름 자기존재감을 드러냈던 박희순..극중 대사처럼 강렬한 "사냥개"스러운 캐릭터를 잘 연기한 것 같아요..아쉬운 건 분량입니다..

택시운전사의 크레취만보다 약간 입체적인(그래도 아직 어색하네요...)연기를 했던 피터 스토메이어도 좋았어요..탐욕스러운 CIA캐릭터를 잘 연구해서 온 느낌이에여..

제일 별로였던 투톱은 장동건, 김명민입니다..장동건은 피로감에 쪄든 직장인처럼 국정원 요원 연기를 두 톤으로 나눠서 하는데..이래나 저래나..장동건이에요..장동건스럽지 않았던 연기는 "친구"외에는 생각이 안 날 정도로..연기력이 현저히 없네여..비슷한 또래인 정우성이나 이정재가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연기를 점차(완전히 연기파라곤 안했어요!)늘렸던 거에 비해..장동건 아저씨는 너무 놀았던 것 같아요..어쩌면 연풍연가때 그 캐릭 그대로 커버린 것 같단 생각이..욕도 어색..감정연기도 어색..

김명민은 연기본좌라는 말에 심취해온 듯..전에 봐온 마초형사 그대로 연기합니다..분석할 것도 없어요..
이젠 진짜 질리게 느껴질 정도로..매너리즘도 이정도면 너무한 거 아닌가 싶어요

4. 이 영화의 가장 큰 약점은..머리가 나쁜 각본인 것 같아요..악당도 천재라고 자부하고..이쪽 편도 국정원에, 경찰인데..머리써서 잡거나 피하거나하는 게 없으니까 서스펜스가 없어요..다행히 잔혹한 장면은 직접묘사는 적은 편이어서 거부감이 덜하긴 하지만..그러니 똑똑한 똘아이 하나땜에 남자어른 여럿이 줄담배피는 영화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그래도 딱 하나 인정할 만한 건 반전...아 감독님께서 그렇게 과감한 선택을 할 줄은 상상을 못했어요

결론적으로는 이 영화보러 비오는 데 힘들게 굳이 안와도 된다는..아이피티비로 봐도 충분하실듯..
    • 제 주변이나 트위터 반응은 잔혹한 장면에 대한 묘사(주로 여성에 대한 폭력)가 너무 불필요하게 심했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던데요. 뭐 보는 사람마다 반응은 다른 법이긴 합니다만 

      • 악마를 보았다에 비해선..그런 영화는 과정을 많이 보여주는데 이 영화는 그렇진 않고 축약하거나 꼭 필요한 부분만 보여줘요..초반부도 이종석 캐릭이 집착하는 게 뭔지 보여주려고 그 장면이 긴것뿐이지..
    • 키아누형도 있는데 장동건 정도면 그냥 발전 없이 자기가 할 수 있는 연기만 해도 걱정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 존윅 정도만 해도 조으다할텐데요 ㅠㅠ
    • 악평이 장난 아니네요. 볼 생각도 없었지만 보고 재밌었다는 말 뿐 아니라 별 생각 없었던 사람도 거르려고 합니다.
    • 악... 김명민 부분에서 김명민의 연기 하는 모습이 머릿 속에서 필름처럼 쭈욱 펼쳐지네요.
    • <악마를 보았다>를 보고 빡이 쳤었더랬습니다. 김지운 감독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 이렇게 고통을 포르노로 전시하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동년배 감독들을 의식하다가 주화입마가 왔나. 별 생각을 다했습니다. 


      김지운 감독은 <반칙왕>을 만든 사람이며, 여성의 다리에 패티쉬가 있냐는 질문에 '패티쉬가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소심하게 답변하던 사람이었으니까요. 스타일리쉬해야 한다는 강박은 좀 있지만 저렇게 고통을 반복적으로 전시하는, 특히 여성의 고통을 포르노로 소비할 사람은 아니라는 인식이었습니다.


      그때는 박훈정을 몰랐습니다. 아마도 범인은 박훈정이었나봅니다.

    • 그나저나 한국영화 이제 좀 제동을 걸어야겠지 않습니까? 누가 더 윤리의식 없고 폭력적인지 자꾸 경쟁하는 데 남 부끄러워서 고개를 못들겠네요.
    • 돈 굳었네요.


      감사~!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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