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임 라디오 팟캐스트 다시 듣기

이게 올라왔다고, 언젠가 듀게에서도 누군가 언급해주셨던 것 같은데요.
이제 처음 들어봤어요.
(당시엔 몰랐었고, 이제 처음)


각 회차의 제목들을 보며 관심가는 에피소드들을 표시하다가, 2004년에서 시작된 날짜가 어느 덧 94..92년까지 가는 걸 보고, (그 사이의 '모든' 방송분이 다 있는 건 아닌 듯 합니다) 정리하신 분의 노고에 감사함과 동시에 그 시간과의 거리가 까마득해지더군요.

고정 패널 및 초대손님으로 출연하신 영화평론가, 배우, 등등이 꽤 있는데 지금 제가 아는 이름을 찾으려면 목록을 여러 번 굴려야했습니다.

그러다가 전도연 배우가 출연한 94년도 방송을 들었는데요.
옛날 방송에 대해 기대했던 재미가 과연 있었어요.

당시의 전도연 씨는 텔레비젼 드라마만 3개째 찍고 있던 라이징 스타였던 모양이에요. ('탤런트 전도연 씨') 아직까지 영화는 한 번도 찍어본 적이 없고요.

이런 문답이 있어요.
영화도 좋아하세요? / 네! 그리고 저도 꼭 해보고 싶어요. / 왜요? / ...멋있잖아요! 오래 찍고 나서 그걸 한 번에 본다는 게... (워딩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서 본인이 좋아하는 배우와 인상깊었던 장면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신은 지금까지 한 번도 '그 장면에서 그 연기 너무 멋있었어요!' 라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대요. (세상에. 전도연인데. 무려 전도연인데 말이죠)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듯한 목소리.

그 밖에도, 지금은 귀엽고 발랄한 역할만 하고 있지만 언젠간 열과 혼을 다 쏟아내는 (역시 워딩은 정확치 않습니다) 그런 역을 해보고 싶다고도 하네요.

이렇게 연기 잘 한다는 말을 마르고 닳도록 듣는, 훌륭한 배우가 될 지 그 때는 몰랐겠지요? 말하고 있는 본인도.
그 사실적인 솔직함(그럴 수 밖에 없죠;;)이 흥미로워서 계속 귀을 기울이게 되네요.

앞으로 다른 게스트들의 회차들에서도,
될성부른 나무들의 떡잎들이 어땠나 더 들어볼까해요.ㅎ


덧붙여,
옛날 라디오의 재미도 있네요. '하이텔' 누구누구님이 신청해주신 곡, 이라든가.. 이런 건 그냥 피식했는데,
전도연 씨 초대 코너가 끝날 때까지도 '청취차의 반응' 같은 게 없다는 데서, 순간 아득해지더군요.
'4785님(휴대폰 뒷자리죠), 언니 너무 멋있어요! 이런 반응들 실시간으로 문자와 미니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 뭐 이런 멘트가 나오잖아요, 요즘 라디오들은.ㅎ

그런데 게스트 코너가 다 끝나고나서도, 여러분 잘 들으셨나요? 정도로 정리가 되는데, 옛날 라디오가 가지고 있던 그 거리감과 시차가 그리워졌어요.
확실히 옛날의 라디오는, 과연 어딘가에, 이걸 듣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있을까..? 싶은 느낌, 멀-리 있는 누군가에게 쏘아올리는 작은 화살, 편지, 같은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청취자들이 보낸 편지나 신청곡들은 시차를 갖고 도착하게 되고요.
그 사이와 간격이 그립기도 하네요.


+ 옛날 방송과 94년, 전도연 씨의 신인이라니 그게 어떤 때인지 감이 안 오시는 분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마지막 신청곡으로 전도연 씨가 고른 곡이 '얼마 전' 극장에서 봤다는 최.신.영화 <라이온 킹> Ost였습니다. ㅎ
    • 팟캐스트를 안듣는게 이렇게 되니 궁금해 지잖아요~ 예전에 실시간으로 듣던 방송을 지금 다시 들으면 어떻까 싶긴 한데요. 다변한 모 평론가가 특유의 모노톤 어조로 끝없이 이야기하던 기억이 맞나 확인하고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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