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상...(궁금증)
1.요즘은 운동을 조금은 하는 편이지만 원래는 피트니스에 하릴없이 가곤 했어요. '피트니스에 가서 아무것도 안 할 거면 피트니스엔 왜 가지?'라고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피트니스에 가서 아무것도 안 하더라도 '피트니스에 가는 것까지'는 운동이 되잖아요.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완전히 무의미한 일은 아닌 거죠. 나는 똑똑하니까 완전히 무의미한 일은 안 하죠.
그렇게 피트니스에 가면 샤워를 하고 사우나를 하고 빈둥거리곤 했어요. 뭐 지금도 피트니스는 운동이 목적이라기보다 어딘가로 갈 때 거점으로 쓰는 용도예요. 씻고 약속시간까지 한숨 돌리고 하려고 써먹는거죠. 전에 쓴 '인형 3인조'중 하나와 만날 일이 있으면 락커 깊숙히 봉인해둔 면도기를 꺼내서 손면도를 하기도 하고요. 아무리 전기면도기가 좋아도 전기면도기는 수염을 '깎는다'는 느낌뿐이지만 손면도는 수염을 '삭제해버리는' 느낌이 들어요. 매일 했으면 좋겠지만 한번 하는 데 30분씩이나 걸리니 무리죠. 면도날도 갈아줘야 하고...이래저래 귀찮아요. 나는 게으르니까 귀찮은 일은 안 하죠.
2.어쨌든 원래 다니는 곳은 마포구나 강남구로 가기엔 좋지만 중구에 가기는 좀 힘들어요. 그래서 최근 중구의 피트니스를 하나 더 잡았어요. 중구 쪽에 볼일이 있을 땐 이제 그곳에 가는데...그곳의 무언가가 주의를 마구 끌었어요.
습식 사우나 안에 샤워기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너무 궁금했어요. '왜 샤워기가 있지? 여기서 샤워기를 틀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거지?'라는 점이요. 결국 며칠 동안 습식사우나 안의 샤워기를 노려보다가 한번 틀어 봤어요. 굉장한 기세로 수증기가 나서 다시 닫았지만요.
습식 사우나 안에 있는 샤워기의 합목적성은 뭘까요? 습도는 알아서 조정되는거고...
3.쇼핑이라는 건 여러 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하는 일이예요. 쇼핑은 이미 전날 밤...인터넷을 켜서 내일이 휴점일인지, 식당가에 새로 입점한 식당은 있는지 이리저리 알아보는 순간부터 이미 시작된 거거든요. 그야 어지간하면 고속터미널로 가긴 해요. 고속터미널에서 시작해 압구정역-압구정로데오역-삼성역-잠실역 라인을 타는 황금라인이니까요. 광화문 쪽으로 쇼핑을 가는 건 새로운 식당이 입점했을 때 정도죠.
4.휴.
5.그러면 동선과 시간대를 미리 계산해야 해요. 가서 쇼핑을 하고 식사를 하고 어떻게 퇴근하는 사람들을 피해서 돌아올지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하니까요. 마음에 드는 옷을 그 매장에서 즉시 수령해가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사이즈가 안 맞거나 2가지 패턴으로 나왔는데 원하는 패턴이 없거나 튀는 보풀이 보여서 마음에 안 든다거나 하죠. 이 모든 조건을 클리어했는데 하필 찾는 사이즈의 물건이 DP되어 있는 물건뿐인 경우도 많고요. DP되어 있는 물건은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면 안 사요.
그러면 둘 중 하나예요. 첫번째는 백화점 간에 옷을 배달하는 사람들이 여기로 배달을 해올 때까지 기다리는 건데 잘 선택하지 않아요. 두번째는, 직원에게 컴퓨터를 검색시켜서 내가 찾는 옷이 어느 지점의 어느 매장에 있는지 알아내는 거예요. 직접 수령하러 가는 거죠. 컴퓨터 검색을 해도 내역이 실시간으로 검색되는 건 아니예요. 분명히 있다고 해서 삼성역에서 광화문 신세계로 갔는데 없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이젠 검색을 해서 물건이 있다고 해도 한번 전화를 걸어서 '지금 정말 그 매장에 있는지 눈으로 확인'시킨 후에야 사러 가요.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면 어지간히 일찍 나가도 퇴근 시간 전까지 일을 마치기 힘들죠.
6.해당 매장에 가서 DP되어 있지 않은, 창고에서 꺼내온 옷을 사면 직원이 물어보곤 해요. 선물할 거냐고요. 내가 셰이프시프터로 보이는 걸까? 이 직원은 슈퍼내추럴을 너무 많이 봐버린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곤 해요. 선물포장이 필요하면 내가 알아서 요청할 거거든요. 그래서 그런 질문을 받으면
'용케 알아보셨네요. 지난 주에 먹은 뇌의 여자 옷장에 입을 게 없어서 랩드레스 좀 사러 나왔어요.'
라고 대답하고 싶어져요. 하지만 그렇게 대답하는 대신 다른 대답을 하죠.
7.왜냐면 내겐 백화점 회원카드가 없거든요. 남들은 쉽게 만들어서 내밀면 5%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나는 그럴 수 없다는 건 너무 열받는 일이예요. 그래서 말하죠.
'하아...이거 어쩌죠...5%만 쌌으면 살 수 있었을텐데 백화점 카드가 없어서요. 그냥 백화점 카드가 있는 걸로 전산에 찍으면 안 될까요? 그럼 살 수 있을 텐데.'
그러면 직원들은 약속된 대사를 말해요. 지금 고객센터에 가서 백화점 카드를 만드시면 된다고 대답하죠. 그럼 나도 약속된 대사를 말해 주죠.
'그러려고 했는데 백수라서요. 백화점 회원카드는 신용카드로 분류되기 때문에 회원카드를 만들려다 거절당했어요.'
그럼 직원들은 3초 정도 가만히 있다가 '그럼 그렇게 하죠.'라며 계산해줘요. 그야 거절하는 경우는 없어요. 어차피 그 옷은 지금 여기서 팔지 않으면 결국 못 팔 수도 있는 옷이거든요. 애초에 그런 옷이 아니면 나도 '5% 할인 드립'을 꺼내지 않고 그냥 사죠. 그런 부탁을 했는데 거절당하는 것만큼 쪽팔리는 일도 없으니까요.
8.한데...요즘은 그 3초가 매우 신경쓰여요. 직원들이 가만히 있는 3초 말이죠.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어쩌면 그 5% 할인에 대한 부담은 매장에서 책임지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요. 자신이 가진 백화점 회원카드를 대거나 전산에 그냥 찍어서 백화점 회원 할인 5%를 적용하는 게 아니라 그냥 5% 할인을 자신들이 감수하고 파는 게 아닐까...하는 궁금증이 들어요. 혹시 그런 거라면 그냥 5% 할인 드립 없이 사는 게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고 있어요.
사실 잘 몰라요. 실제로 백화점 회원카드를 만들어서 할인을 받아도 그 할인분을 누가 떠맡는 건지는요. 지금까지는 백화점 측일 거라고 여겼는데 여긴 한국이잖아요? 그것도 설마 입점한 매장 측에서 책임지는 걸까요...
9.자...오늘은 아이돌학교가 하는 날이예요. 아이돌학교를 봐야 할까요? 2회를 보면서 완전 짜증났어요.
기획사에서 나와 아이돌학교에 출연하는 아이들이 많잖아요. 인생의 큰 승부수를 던진 아이들을 데리고 하는 거면 제대로 만들어야죠. PD가 제대로 만들 역량이 없으면 그냥 프로듀스101의 포맷을 잘 베끼기라도 해야 하고요. 이렇게 가다간 무능한 인간들이 빛나는 아이들의 미래를 망칠 수도 있어요. 남의 인생을 가지고 장사할 거면 똑바로 해야 되잖아요. 프로듀스101도 그야 막장이지만 적어도 옥석 가리기가 끝난 후엔 제대로 된 포상은 기다리고 있는 쇼예요.
오늘 아이돌학교를 볼지...아니면 그냥 눈을 돌리고 딴데로 갈지 고민중이예요. 봐봐야 마음만 아플 거면 안 보는 게 나으니까요.
6. 이해가 안가는게, 셰이프시프터인줄 아는걸까란 말때문에 여자용 옷을 샀다는 것으로 들리는데 다른 대답을 한다면서 백화점 할인카드가 없다는 말을 한다고 해서 의아스러워요.
그냥...그건 글 쓰는 작법때문이구요. 음.
여자용 옷. 아마 랩드레스- 를 산게 맞을겁니다. 그리고 그 옷은 상당히 비싼, 할인카드도 안 만들고 다닐정도의 사람이 굳이 귀찮음을 감수하면서 까지 5%할인을 받을 정도의 큰 금액을 지불해야 얻을 수 있는 옷이겠죠.
비싸서 이렇게라도 팔지 않으면 아마 살 사람이 거의 없을정도로 비싼.
체크카드 중에 백화점 5프로 되는거 있어요. 한달 30이상만 쓰면 자격유지되는건데 저도 프리랜서라 그걸로 대체해서 쓰고 있습니다.(현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