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와 군함도 & 혼밥

'아이맥스 4dx'로 덩케르크를 봤어요. 아이맥스관 맨 뒤의 두 줄만 4dx 자리였는데, 별 생각없이 평소처럼 뒷줄로 예매한게 화근(?)이었죠.   

작정하고 영상미를 추구한 영화에서 아이맥스 화면의 위용은 대단하더군요. 첫 화면부터 그 풍경 속에 직접 들어가 있는 것 같았어요. 특히 비행기 속 시점으로 전개될 때, 공중에서 드넓은 바다를 조망할 때 정말 실감나더라고요. 스토리 보다는 그래비티처럼 몸으로 체험하는 영화인데, 그 의도에 충실한 관람이었습니다. 톰 하디와 킬리언 머피도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는데 그런 유명 배우가 주인공이 아니어서 더 좋더라구요. 그 시절 참전했던 군인들이야 겨우 스무살 될까말까한 소년들인데, 딱 그나이 대의 무명 신인배우의 시점으로 전개되는게 사실적이고 상징적인 느낌이었어요. 전쟁 영화가 이렇게나 매끈하고 지적이고 아름답고 관조적인건 좀 얄미운거 아닌가? 하긴 영화는 예술이지 다큐는 아니니까, 뭐 그런 생각도 하고요.  

4dx 자리가 약간의 문제였는데.. ㅋㅋ 의자가 놀이기구 마냥 흔들흔들 덜컹 퉁 퉁 거리고, 총쏘는 장면에서는 귓구멍 옆에서 바람이 휘욕 휘욕 칙칙 나오니, 처음에는 저도 모르게 자꾸 웃음이 나와 집중이 안되더라구요. 웃을거라곤 아무 것도 없는 영화에서.. 비행기 장면이라고 한창 흔들리다가 갑자기 화면 바뀌면 뚝 멈추고, 줌인 장면에서는 앞으로 쏟아지다가 줌아웃 되면 뒤로 쏟아지는 정직한 움직임.. 게다가 저와 다르게 평온하게 앉아있는 앞자리 사람들까지 시야에 다 들어오니ㅋㅋ 왠지 약간 부끄럽기까지 했어요. 아무도 안쳐다보는데..



군함도는 그냥 물량공세더군요. 일단 볼거리는 많고 만든 사람들의 노고가 훤히 보이는 듯해서, 부정적인 소감까진 차마 말하기가(...) 명량 같은 작품은 그래도 선택과 집중의 의도가 명확히 보였다면, 군함도는 (작품 외적인 수익 문제 포함) 이것저것 다 욕심내다 보니 밸런스 조절이 좀 부치는 인상이었어요. 특히 이야기가 좀 툭툭 끊기는 느낌이더군요. 2시간 동안 양껏 보여줘야 하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대략 이런 느낌? '국뽕'의 경우 덩케르크조차 영국뽕이 넘실거리는걸 생각해보면 준수한 편이었습니다. 아무튼 시간은 잘 갔네요. 덩케르크가 전쟁을 배경으로 한 재난영화라면, 군함도는 군함도를 배경으로 한 블록버스터 영화였어요.  



혼밥이란 주제와 관련해서, 저는 우선 황교익 보다는 박근혜에게 분노를 느껴요. '공부 못하면 저렇게 된다' 처럼, 박근혜는 '혼자 밥먹으면 저렇게 된다'라는 대표적인 편견적 사례로 굳어져 혼밥족들에게 크나큰 피해를 주었어요. 그러니 혼밥을 얘기하면서 '자폐'같은 단어를 쓰는 사람이 등장하는거죠. 

사회적인 현상에는 그에 따른 여러 이유가 있는 법인데, 황교익은 혼밥을 마치 개인적인 병증의 문제이거나 뭔가 잘못하는 일인냥 얘기하는 것처럼 들려요. 혼밥에 대해 용기있게(?) 보수적인 의견을 얘기한 거의 유일한 사람이란 점은 존중하지만, 그 근거는 매우 기시감이 드는 꼰대스러움이거든요. 사회 현상을 개인에게서 이유를 찾는 손쉬운 방식, 취직이 안되는건 니 능력에 문제가 있는거야. 밥을 혼자 먹는건 니 성격에 문제가 있는거야. 설국열차 원작 만화에서 프롤로프가 했던 말이 갑자기 떠올라요. 잠시나마 혼자 있게만 해준다면, 꼬리칸에서는 제 부모라도 죽일걸!        



    • 4D 상황이 그려져서 재밌어요.ㅎ 3D까지는 오오 실감난다 진짜같다 라는 느낌이 있는데, 4D부터는 뭐랄까 약간 현타가 좀 오는 것 같아요. '어맛! ...그그러니까 '이런' 효과를 주고 싶었던 거지?;; 아알겠어어어어.'

      군함도는 영화 안팎으로 여러 잡음들이 많네요. (본인들이 자초한 잡음이죠, 뭐) 비겁하고 노림수가 낭랑하게 느껴저서 근처에 가기 싫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 이렇게 여러 후기들이나 찾아보고 있습니다.

      혼밥에는 통째로 좋아요를 누릅니다!
      • 현타라는 표현 딱 맞네요.ㅋㅋ 군함도를 개봉일에 봤는데, 뒤따르는 다양한 논란들을 보면서 내가 영화를 너무 대충 봤나 하는 반성도 들더라구요. 특히 역사관 문제의 경우, 관람 당시에는 그냥 평면적인 구도 보다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담으려다 좀 어설프게 돼버린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전체적으로 다 엉성해서리.. 한국인이 피해자이고 일본 측이 가해자라는 당연한 사실 속에서의 변주라고 무의식 중에 전제하고 본 측면도 있는 것 같구요. 군함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제3자가 보았을 때 어떻게 인식될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문제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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