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 봤습니다(스포 있음)

메가박스 코엑스 MX관 H열에서 봤습니다. 여기 MX관의 H열이면 어느 영화든 대체로 괜찮은 위치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아시다시피 비스타 비율로 마스킹해서 2.20:1 비율로 위아래 레터박스가 생기게 상영한다는 겁니다. 저는 이걸 모르는 채로 영화를 보는 바람에 러닝타임 내내 기분이 찝찝했습니다. 굳이 2.20:1로 만들고 싶으면 좌우 필러박스를 넣은 2.35:1이 훨씬 낫지 않을까요? 왜 이런 방식으로 소스를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영화의 음악과 관련해서, 저는 듀나님의 트윗을 보고 사전에 엘가의 님로드를 듣고 봤습니다. 그런데 이 음악이 영국에서 전사자의 추모곡으로 연주된다는 것은 몰랐습니다.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더 알아볼 걸 그랬습니다. 그리고 아래 몇몇 분들이 영화가 지루하다고 하셨는데, 저는 정반대로 주로 음악 때문에 긴장감을 많이 느꼈던 것 같습니다. 둥둥둥 하는 소리의 템포가 점점 빨라지면 또 무슨 일이 생기려나 싶어서 조마조마하게 되더라고요.

스핏파이어가 나오는 장면들은 아름다워서 좋긴 한데, 작정하고 아름답게 만든 티가 너무 납니다. 스핏파이어는 추락도 우아하게 하는 것인지, 에어쇼 하듯이 연기를 길게 뿜으면서 바다에 착륙(?)하더군요. 멀리 수평선 위로 떠 있는 장면이나 낮은 고도로 빠르게 지나가는 장면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스핏파이어의 마지막 장면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연상이 되네요. 크리스토퍼 놀란은 파리어가 불타는 스핏파이어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정도로 끝냈지만, 만약 스필버그가 이 영화를 만들었다면 전투기의 불이 사라지고 뒷배경이 박물관으로 바뀌면서 백발의 톰 하디가 완벽하게 복원된 스핏파이어의 프로펠러를 쓰다듬는 것까지 넣었을 것 같습니다.

그밖에 기억나는 걸 적어보면, 우선 듀나님 리뷰에도 있듯이 독일군 병사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에 파리어가 체포되는 장면에서 등장한 게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서 독일군은 총알이나 폭탄, 혹은 전투기의 형태를 가진 공포로서만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배가 기울어지면서 침수될 때, 배가 아니라 수면을 움직이도록 촬영한 장면도 기억에 납니다. 물이 배를 덮치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영화를 잘 봤는데, 아이맥스로는 느낌이 많이 다른지 궁금합니다. 용산에서 한번 더 보고 싶은데 자리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스필버그도 요즘 분위기 알아서 그렇게 안만들거예욬ㅋㅋㅋ

      독일군부분은... 저는 특전 유보트가 생각나서 공포의 대상으로만 느끼진 않았어요. 그 영화에서는 영국군이 무시무시한 존재였죠.
      • 아, 특전 유보트! 잊고 있었는데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봐야겠네요.
    • 피를 보기 싫어하는 감독 성향 탓인지 전쟁영화치고는 놀라울 정도로 잔인한 장면들이 안나오는데, 대신 그만큼 수장 묘사에 엄청 공을 들였더군요.

      배 침몰하는 장면에선 인셉션의 회전하는 복도와 비슷한 효과를 보여주던데, 한번 메이킹 장면을 보고싶어요.
      • 그러고 보니 잔인한 장면이 정말로 없네요. 저는 초반에 해변에 폭탄이 터져서 병사가 날아가는 장면이 기억납니다. 바로 앞에서 폭발했는데 사지 멀쩡하게 몸 전체가 날아가는 게 약간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물론 그 장면도 끔찍하긴 했죠.
    • 저는 70mm imax와 일반 디지털 상영 두가지 버젼으로 봤는데. 단언코 이영화는 아이맥스를 위해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느낌이 너무나 달라요.

      •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맥스에서 다시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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