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 않았던 하루가 지났어요. (아래 섹드립 고민글에 이어)

글 달아주신 분들 다 감사드려요. 같은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 느낌이 너무 필요했어요. 나에게 세상이란 건 나를 둘러싼, 내가 느끼는 이 세상이 전부인데 여기서 나를 달가워하지 않으면 난 아웃인가, 튕겨져나가는 느낌이 들어서 너무 외로웠습니다.
피곤해서 더 마음이 힘든 건지도 모른다 라고 생각했지만 일어나 몸을 일으키고 나자 다시 그 불쾌한 느낌들이 다시 이어진 하루였어요. 그래도, 그냥 누르기만 하기보다는 '어떻게 대처할까, 살아갈까'를 생각해보는 쪽으로 마음을 바꿔봐야지 하고 여기에 글을 쓰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묵인하고 웃어넘기던 그 집단을 맞닥뜨리는 순간, 얼굴도 쳐다보기 싫더라고요. 내가 그 당사자 한 사람뿐만 아니라 같이 동조하고 웃고 즐거워하던 그들 모두를, 생각보다 더 많이, 굉장히, 이미 싫어하고 미워하고 있구나 라는 걸 깨달았어요.

나도 웃는 걸 좋아하고, 사람 눈을 쳐다보는 걸 좋아하고, 마주보며 웃음 터뜨리는 것에 행복해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왜 내가 정색해야 하고, 눈을 쳐다보기 싫어지고, 또 언제 그런 말들이 튀어나올지 몰라 긴장하고 그래야할까요.

하루가 지나네요.

싫은 소리 하는 것도, 주장하는 것도, 내 감정 드러내는 것도, 남을 설득하는 것도 잘 못하는 저 자신의 성격만 괜히 답답해집니다.

예민보스 프로불편러
분위기 망치는 사람

내가 너무 이상주의자인가, 그런 생각 들지 않을 수 있길. 바라요. 고민 같이 나눠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그래도 이런 곳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라는 말로 글을 맺게 되는 것도 싫어요, 사실.. 왜 내가 물러나야하는 건지.


그래도 감사한 것은 사실이고 (매우 몹시)
고민은, 생각은, 내일은
계속 되겠죠.
    • 누군가 먼저 나서지 않으면 안 바뀌니까요. 같이 있는 사람들 중에 누군가는 같이 웃고 즐겼을 수 있지만 또 누군가는 불편하지만 차마 말을 못 했던 사람 누군가는 불편할 수도 있지만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이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 또 불편한 말을 듣고 불편해 할 사람도 있을 거고요. 먼저 불편함을 깨달은 사람이 이야기해주는 게 글쓴 분 자신과 모두를 위해서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쉽지 않은 일인 만큼 결과는 뿌듯하길. 

    • 그런 인간들은 다분이 의도적인거죠. 언제간 그 주둥이로 망하는 날이 옵니다. 그때까지 상사라 어찌할수 없다면 똥개가 또 짓네라고 여겨야 되겠죠. 

      • 님 지금 하신 말씀 고대로 돌려드릴게요. 어디 여혐종자가 감히 아무데나 댓글을 다시나요? 그런다고 면피가 될 줄 아나…ㅎㅎ
        • 아.. 디게 질척거리기시기까지.. 이런사람이 강의(?)까지 한다니(몇명 데리고 할라나 ㅎㅎ)


          그리고 전 님같은 부류 그리고 메갈인을 혐오해요~
    • 또 아침입니다! 오늘은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너는! 내 즐거움을 방해할 수 없다!

      '나는 여기에 어울리지 않나봐'에서 '너가 잘못된 거야' 로의 전환이랄까요. 이제 좀 정신이 드나봐요. 감사합니다
      • 그리고 그나마 이러한 마음의 전환을 할 수 있었던 건, 내가 불편해하는 걸 걱정해준 사람들과, 답을 구하려는 노력을 우습지 않은 것으로 만들어준 익명의 여러 분들 덕분임을 잊지 않을 거예요.

        공간 안에서 분리된 듯한 외로움과 상처입은 마음은 위로 덕에 많이 나아졌거든요.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이제 마음은 마음대로 문제는 문제대로 분리가 좀 돼요. 그래봤자 물거품같은 홑겹 갑옷이지만. 갑옷을 어디에 입어야하는지는 알게 되었어요.
    • 제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얘기가 안 나와 덧붙입니다.
      녹음을 하세요.
      앞 일은 모릅니다.
      카드를 쓸 지 안 쓸지는 나중에 가서 결정하면 되고, 우선은 기록(증거)을 확보하세요.
      기록을 갖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곱씹어 듣거나 생각하지 마시고, 원본 파일을 차곡차곡 잘 백업해 두세요.
      비용 많이 들이지 않더라도 고충 상담할 수 있는 외부의 공익 기관이 있을 거에요.
      두어 차례 가서 녹음 파일 들려주고, 고통을 호소하세요.
      상담 내용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본인이 이런 고통을 겪었다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세요.
      힘내십시오. 일단 기록하기부터 시작하시고, 다른 방법도 고민해 보시는 것 추천합니다.
      • 실질적으로 당장 움직여서 할 수 있는 행동 중 하나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 자기 보호가 우선이니 자신을 잘 보호하세요.


      발언을 하시려거든 촌철살인으로 되받아치기 등 (내 기질에 맞지 않는) 특별한 방법을 목표로 하지 마세요.


      내가 (쉽게,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반복해서 들려주기가 좋은 것 같습니다.


      "지금 00 라고 하셨어요?" "지금 00라고 하신 것 같은데 맞나요?" "지금 00라고 하셨는데,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건조한 사실, 입장 표현.


      부적절 한 것 같아요, 앞으로는 삼가해 주세요, 조심해 주세요, 불쾌한 사람이 있을 수 있어요 저도 편하진 않고요


      의학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결론이 나와 있어요




      두 가지를 결합해도 좋고요.


      어조도 최대한 편안하게. 떨리면 떨리는 대로 자연스럽게.


      너무 덜덜 떨거나 해서 다시 공격받거나 무시 당할 정도만 아니면 됩니다. (어조보다는 전체적인 상황, 상대방에 달린 문제이기도 하고요.)




      이것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혼자 있을 때 거울보고 충분히 연습하실 수도 있고, 이런 것 연습하고 교육하는 모임도 있으니 찾아보세요.


      이런 이야기를 하고 도움을 받고 털어 놓고 위로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세요. 책도 읽으시고 팟캐스트나 페미니즘 강연같은 것도 찾아 보시고요.

      • 맞아요..특별한 촌철살인을 찾기보단 내가 할 수 있는 말, 자연스럽게, 반복적으로, 그래야 하는 것 같아요. 어떤 말을 해야할 지 입이 턱 막혔었는데, 접근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해볼 수 있을 말들을 떠올려보고 있어요. 드라마틱한 대사 말고 제가 할 수 있는 말이요. 가만히 연습도 해볼래요. 감사합니다.
    • 분위기 망치는 사람 이라는 문장 보고 하는 말인데 저는 그런 분위기는 망쳐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옳소...!!!! 엄지 백만 개 올립니다)
    • 별로 재미 없으니까 그만하시라고 얘기하면 안되나요? 성희롱이라기보단 웃기려고 그러는거 같은데 남들이 웃어주니 신나서 더 그러는 거 같네요. 근데 웃기긴 웃긴가봐요. --;; 구체적으로 어떤 섹드립인지 궁금하네요.

      딴소리지만 전 웃기려고 지나치게 노력하는 사람들도 짜증나요.
      • 절대 안웃긴데 웃어준다에 한표 던집니다. 직위가 높고 나이가 많을수록 그렇죠.
        • 그런 케이스라면 바뀌기 힘들겠군요. 피해자가 특정된 성희롱이라면 회사에 진정이라도 해보겠지만 저 회사에서는 찌르는 사람만 이상해질 분위기.. -- 자기가 웃겨서 사람들이 웃는 줄 알고 계속 저러겠죠. 윽
    • 제가 너무 촌철살인에만 집중했나봐요. 죄송합니다.


      건조하게 다시 반복해서 들려주기 연습하시는 방법 저도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는 글타래를 다시 하나 써볼게요. 

      • 죄송하긴요 전혀요! 할 수만 있다면 촌철살인으로 유쾌하게 + 단박에! + 게다가 멋지게 반전시키고 싶지만 보통 사람인지라 깜냥이 안 돼 아쉬운 걸요.

        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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