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는 왜/어떻게 문화적 아이콘이 되었을까요?

한국은 지금쯤 이른 새벽일텐데, .. 갑자기 냅다 무거운(..?) 질문을 던져봅니다.

뒤늦게 모터싸이클다이어리도 보고 궁금증이 생겨 체 게바라에 대해 이것저것 뒤적거려보는데도,

워낙 어렸을 때(사상과 이념에 대해 깊이 고민을 하지 않았을 무렵에) '체 게바라 평전'을 읽어보기도 했고,

그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것을 접해 본적도 없어서(접할 기회도 없어서 라는 핑계)

본질적으로 어떻게해서 체 게바라가 문화적 아이콘이 되었는가, 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게바라가 죽고나서 그의 얼굴이 프린팅된 티를 입는다거나, 그에 대한 자서전, 일기, 서간집 등이 출판되고 있잖아요? 지금까지도...

왜 그렇게 된 걸까요?

 

물론, 카스트로 정부에서 죽은 체 게바라를 공산주의 선동의 모티브로 내세웠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어요.

흠.. 그것 말고도 이렇게까지 전세계적으로, 그리고 몇십년이 흘러서까지 그가 회자 된다는 건 어떤의미/ 혹은 어떤 이유일까요?

 

영양가 높은 토론 및 가르침을 기대해봅니다. :)

    • 잘생겼잖아요. 게다가 저항적 이미지라니.
    • 1. 잘 생겼다.
      2. 쿠바에서의 보장된 지위를 버리고 다시 혁명가로 돌아간 실천력이 당대인들은 물론 후대인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3. 1997년 극적으로 시신이 발견되었다.
    • 영양가 있는 댓글은 아니지만..저도 머루다래님 생각과 비슷해요

      1. 잘생겼다
      2. 뭔가 저항하는 이미지?

      물론 그를 깊이 알아보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겠습니다만
      얼굴 프린팅된 티셔츠 입는 사람들은 대부분 저 2가지 단순한 이유때문이 아닐지..
    • 수염간지
      (영양가 제로;)
    • 얼굴 프린팅셔츠로 이미..
    • 1.프랑스 지식인들이 많이 팬질을 해줬고
      2.반전,반자본주의 생각하던 양반들에게 "신화적인 존재"로 강하게 각인되었죠. 왜냐면 뭔가 권력을 잡은 것은 크게 안보이는데
      독재자에 대해서 저항하고, 저항하다가 죽었으니까.. 당시 시대에도 공산주의자지만 흐루시쵸프나 카스트로를 숭배하기에는 좀 그랬죠.
      쿠바 핵위기가 워낙 임팩트가 있으니까.

      비슷한 이유로 모택동도 아이콘이 되었죠. 대장정이라는 경이적인 기록과 행적으로 유명해지고, 이쪽은 흐루시쵸프나 카스트로 같이 나쁜짓이 거의 안알려졌었죠(문화대혁명이 얼마나 막장이었는지는 80년대가 되어서야 제대로 알려진 걸로..)
    • 마오쩌둥은 '저 새는 해로운 새다'사건만 봐도(...)
    • 신좌파가 부상한 68혁명 시기를 찾아보세요. 영화나 다큐멘터리도요.
      그럼 아시게 될 만한게 여기저기에 체, 마오, 호치민 등의 사진이 붙어 있다는거죠.
      당시 프랑스 시위자들이 호치민의 '호'를 호!호!호! 외치고 다니기도 했고요.

      그런데 역사가 보여주듯이 마오의 문화혁명 등 이후 중국 행보, 소련의 행보, 쿠바의 행보, 베트남의 행보가
      좌파들에게 배신감을 줄만했죠. 그러니까 구소련 몰락하고 나니까 아 내가 잘 못 했구나 하고 변절하거나 사회주의
      혁명 포기하는 이들이 대거 나왔겠어요. 그런 상황에서 체를 본다면 일종의 신화니까요.

      변절이고 자시고 하기전에 이미 죽은 사람이니까 혁명의 순수성이 딱 담긴 자화상이죠. 현실에 안주하지도 않았고.

      그리고 혁명이 뭥미? 하는 세대에도 먹힐 만큼 잘 생겼고 이미지 자체가 강렬하다보니 팬시상품화 된 경향도 있죠.

      오죽하면 국산 맥주 스타우트 광고에 체 그림이 걸립니까 웃기지도 않게.
    • 그림니르님/그러니까 그런 사건들은 당시 현역일때에는 죽의 장막 덕분에 잘 안알려졌었죠. 반대로 소련이나 쿠바, 동유럽 지도자들의 행동은 좀 악명이 높았고...
    • 카스트로는 독재자죠.
    • 변절이고 자시고 전에 죽은게 아니라 쿠바에서 안정적인 자리에 있을 수 있는데도 다시 볼리비아로 가서 혁명에 참여했다는것부터가 현실에서 불가능해 보이는 이상적 인간상이잖아요. 거기다가 죽어버렸으니 금상첨화. 잘 생긴 얼굴 포장하기 딱 좋죠.
    • 20대 또래중 아마 체게바라 좋다고 하는 절반은 평전이나 그 어떤 행적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죠.
      그저 싸이월드에서 돌아다니는 그의 명언 하나를 보고 프린팅된 티셔츠를 입고다니는 것 뿐...
      역사적 인물로서의 소비되는 체게바라 절반, 상업적 혹은 허세의 아이콘으로 이용되는 체게바라 절반
      이런것 같아요 요즘 한국에서는
    • 1968년 당시 구좌파(동구의 공산주의와 서구의 사회민주주의)는 사회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사회 혁명이나 진보에서 개인 혹은 집단의 의지와 노력보다는 '객관적 상황'이 더 중요시 됐습니다. 이른바 혁명의 '조건' 문제인거죠.

      이러한 구좌파의 태도는 현실에서 보수적으로 나타나곤 했습니다. 여기에 체게바라의 포코(foco) 이론이 등장합니다. 혁명의 조건을 맞추고 때를 기다리기보다 바로 지금 여기서 혁명을 '만들어내자'고 하는 주장이죠. 구좌파와 달리 의지를 중시하는 이러한 태도는 마오쩌둥주의와 일맥상통합니다. 체게바라 못지않게 마오쩌둥이 서구 좌파에 큰 흔적을 남기게 된 것이 바로 이 때죠. 이러한 주장은 당시 기성세대의 보수성에 크게 반발하고 있던 청년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죠.

      게다가 당시는 TV와 라디오, 사진 등 대중매체가 폭발적으로 발전하던 시기입니다. 2008년 촛불시위 당시 인터넷을 이용한 게릴라식 생중계에 대한 찬양이 지금도 많죠. 이것의 효시는 1968년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당시 시위는 밤새 라디오를 통해 생중계 됐습니다. 대중매체의 폭발적 성장은 체게바라의 대중적 인기에 큰 영향을 줬다고 봐야 할 겁니다. 체게바라가 단순히 잘생겨서 멋진 사진이 남은 것만은 아닙니다. 그 스스로 사진에 '찍히는 것을' 즐겼고 여느 혁명가들과 달리 대중에게 노출되는 것을 꺼리지 않았죠. 또한 자신이 찍히는 것 뿐만 아니라 스스로 사진 찍는 것을 즐기기도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대중 인기를 끈데는 그의 실패와 비극적 죽음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단지 그의 '드라마틱한 삶'에서 오는 감동 때문 만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그는 '죽은 혁명가'라는 것이죠. 착한 인디언은 죽은 인디언 밖에 없다는 말을 떠올리면 될 듯 합니다. 그는 실패했고 이미 죽은, 더이상 위험하지 않은 혁명가라는 거죠. 그가 포코(foco)이론을 남기긴 했지만 다른 혁명가들과 달리 후대의 혁명가들이 참조할 만한 어떠한 유산을 남기지 못했다는 것도 한몫 합니다. 개인의 선한 의지를 강조한 그의 이론은 딱 기독교만큼의 위험을 가질 뿐이죠. 그의 유해 사진이 예수의 죽음과 비교되는 것은 대표적이죠.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는 혁명가의 탄생보다는 예수 같은 '구세주'의 탄생을 그리는 데 더 힘을 쏟습니다.

      위험하지 않은 혁명가, 게다가 젊은이들게 인기 많은 혁명가. 사회의 변화와 혁신에 대해 좌파들만큼 큰 열의를 지닌 부르주아 혁신가들에게 체게바라만큼 훌륭한 아이콘은 많지 않겠죠. 그 후 남은 것은 잘 아시다시피 무수한 매체에서 그의 이미지를 차용한 다양한 상품들이 선전되고 만들어지는 것 뿐.
    • 자본주의의 대단한점은, 자신을 공격하던 체 게바라의 저항조차 판매의 대상으로 삼는다는것이죠.
    • 자본주의의 대단한점은, 자신을 공격하던 체 게바라의 저항조차 판매의 대상으로 삼는다는것이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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