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 저는 기대보다 별로



DC계열은 왜이렇게 장중하기 짝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첫 장면의 밝은 톤이 DC스럽지 않아서 좋았는데 런던에 가면서부터는 여지없이.


전체적인 구성은 느슨합니다.

1. 트레버 대위가 아마존의 섬에 불시착하여 다이애나를 비롯한 그곳의 여전사들이 독일군과 전투를 벌인 후 다이애나가 런던으로 떠남

2. 다이애나가 런던에 도착함

3. 다이애나와 트레버가 전장에서 싸움

4. 다이애나가 숙적인 아레스와 대결하고 자신만의 정의를 발견함

의 구성인데 4부분이 특히 어색했어요.


뭐니뭐니해도 이 영화의 하일라이트는 3이죠.

3의 첫 전투씬은 팬들이 영화에 기대했던 그것을 보여줍니다.

여성수퍼히어로가 전쟁터에서 총든 적을 맨몸으로 때려눕히며 활약하는 모습은 페미니즘 유행의 한 극단을 보여주는 거 같아요.


근데 저는 멋지긴 한데 역시 뭔가 어색했거든요.

생각해보니 검과 방패를 든 주인공과 총과 수류탄의 시대는 역시 어색하더라고요.

그럼 검과 방패가 디지털 시대에는 어울리냐 하면 저는 전작의 그 멋들어진 등장장면에도 불구하고 

검과 방패는 그냥 그 시대에만 어울리게 받아들이는 듯 합니다.

이게 조선시대 장군이 6.25나 베트남에서 칼을 휘두르며 애국심을 불태우면 어떨까 생각해보면 마찬가지로 어색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근데 이왕이면 베트남에서 휘두르는 게 더 재밌기는 할 듯.

한국에서 비슷한 아이디어가 나왔던 게 '수퍼 홍길동' 정도 되려나요?


4 부분은 도저히 못봐주겠더군요.

개연성도 개연성이지만 숙적의 게임 캐릭터스러운 코스튬에 또 그보다 더 게임스러운 미장센.

모든 것이 열세였지만 분노의 힘으로 일순간 업그레이드 되어 경험과 힘에서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상대를 압도하는 우리의 주인공.


다이애나의 캐릭터도 독립성에서 완전무결한 듯하지만

런던에서의 모습이나 총탄이 난무하는 전장에서 허벅지와 쇄골과 어깨를 드러낸 채 종횡무진하며

순수하고 희생적으로 인류를 구하고자 하는 모습이 '세상 밖으로 나온 성 안의 공주'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면이 있었죠.

물론 섬 밖으로 막 나온 초기라 사명이 곧 자기 욕망인 점은 당연한 거라고 할 수 있겠지만

뭔가 이기적이고 섹시하면서 위험한 전작의 캐릭터와는 또 너무 다르더라고요. 

욕망에 눈뜬 원더우먼이 나오는 속편 기대해 봅니다.


저는 나이스한 트레버가 더 매력적이더군요.

걸어다니는 석고상 같은 다이애나에 비해 트레버는 욕망도 있고 두려움도 있고 갈등도 있고 똑똑하고 인간적이고 희생적이죠.




    • 4는 저도 마음에 안들었어요. 찍다보니 막판에 돈이 떨어졌나 그런 생각이...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14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53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7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90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5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6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6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53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9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3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30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41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72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8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90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