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위 사건
이럴 때는 항상 '역지사지'가 중요합니다.
같은 사안, 같은 혐의를 군내 이성애에 적용해 봤을 때도 처벌이 이뤄질 사안일지 아닐 지, 이성애가 아닌 동성애여서 처벌된 부분은 어떤 어떤 부분인지를 역지사지해봐야 합니다. 즉, A대위가 이성애자이고 이성과 저런 식으로 성관계를 가져왔다고 할 때도 처벌 받을 것인가 말입니다.
▶ 일과시간 중 병영 내 성관계 : 우선 독신자 숙소가 '영내'인 것은 맞을 겁니다. 마침 저희 사무실 옆에 여단급 부대가 있고, 그 안에 5층 높이의 아파트형 독신자 숙소가 있습니다. (사무실 창문으로도 보입니다) 그 건물의 형태, 위치, 관리 방식을 봤을 때는 '영내'입니다. 다만 '개인 숙소'의 성격을 생각해봤을 때, 자기 방에 누구를 불러다 성관계했다는 것이 처벌 사유가 되는 것은 가혹하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성관계와 별개로 일과시간 중 군무 이탈이 적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일과시간 외라면? 자기 방에서 누구와 떡을 치든 말든 자유 아닐까요.
▶ 병영 내 하급자와 성관계 : '명령 체계 내의 연애나 성관계'는 대부분의 군대에서 금지 혹은 처벌한다고 압니다. 상식적으로 그럴 법합니다. 이 사안에서 해당 병영 내 하급자들이 A대위의 명령체계에 속하는 지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만약 속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처벌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속하지 않는 다면 하급자와 성관계 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가혹하죠.
▶ 데이팅 앱 사용 : 군에서는 영내에서 군인용 스마트폰에는 보안상 허용되지 않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 이용했다는 부분을 보안상 상당히 위중한 문제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얼핏 생각해봐도 '데이팅 앱'이니까 이게 보안지역에서 사용된다면 스파이질 하기 딱 좋겠다 싶긴 합니다. 아무튼 제가 써본 적은 없으니, 어느 정도의 위중함인지 판단하긴 어렵습니다만, 처벌사유는 될 것 같습니다.
▶ '동영상 유포'는 어차피 A대위와 상관없는 문제니까 통과.
▶ 추행에 대해 : 하급자와의 성관계나 성적 행위에 강제성이 있었다면? 그랬다면 이걸로 끝. 더 논의할 필요도 없겠죠. 판결문이 없어서 아직 판단은 못하겠습니다.
영내성행위는 그 자체로 처벌 대상일거라고 봐요. 다만 상급부대나 군 수사기관에 대한 보고는 상급자가 묵인하면 안 할 수 있는 경우는 있겠죠. 하지만 이미 보고가 되면 처벌해야죠.
bbq라는 곳은 미혼인 장교들이 사병 내무반처럼 시간이 되면 점호도 받고 했던 곳이었습니다. 24시간 위병소를 지키는 일반 사병들이 bbq에서 장교가 일과시간 외에 성관계를 하는 것까지 보초를 서주는 모습이 되는데 그게 제도적으로 가능하다? 사병으로서 비참하죠. 관사와 bbq를 혼동되게 말들 하는데 관사는 위병소 밖에 설치하고 그 곳은 기혼인 장교들이 생활하는 곳이어서 성관계를 건드리지는 않지요. (sorry 통닭집도 아니고 bbq가 뭐냐 boq입니다.)
독신자숙소 BEQ/BOQ 말고도 관사나 군인아파트가 영내에 위치한 경우도 많습니다(http://m.blog.naver.com/dapapr/110099347069 참고). 독신자숙소에 사람 불러 섹스했다고 처벌할거면 관사에 가족이랑 사는 사람들도 다 처벌해야죠.
이 개별사건에 대해서 판단을 못 내리는 것도 이것 때문이었죠. 사건개요가 안 보여요. 언론기사를 찾아봐도 한 쪽의 주장만 나오고 그 주장도 빈 구멍이 너무 많아요. 그런데 그 빈 구멍을 분노와 같은 감정으로 메꾸고 그걸로 제도를 바꾸려 해요. 그러니 건조하게 제도에 대한 해결책만 얘기해 줄 수 밖에 없어요. 당장 저 A대위 사건에는 도움이 안 돼고요.
사건의 귀추가 어떻게 진행되어가는지 궁금하여 검색을 해보는데
온통 여대위관련 기사만있고 이 사건에 관련한것은 블로그포스팅밖에 없네요.
이러다 그냥 묻히는거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고맙습니다.잘 읽었습니다.
안타깝네요."아직도 가야할길이 멀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