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대선후보 토론회 감상 및 평가

0. sbs 토론회를 영상으로 봤습니다.

텍스트로 볼때는 별 내용없이 시시하다는 느낌이라 2시간 반을 어떻게 견디며 보나 했는데 의외로 재미있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rJ1INwFKQGU





1. 토론 성적부터 평가하자면..

일반적 기준: 유승민 >>> 심상정 >>>>>>> 안철수 >= 문재인 >> 홍준표


헬조센 보정 이후: 홍준표 > 유승민 > 심상정 >>>>>> 문재인 >= 안철수


헬조센 특화 기준: 홍준표 >>>> 심상정 > 유승민 >>>> 문재인 > 안철수

정도라 생각되네요.


유승민은 확고한 정치적 스탠스와 일관된 정치행보 덕택에 유리한 입장에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잘 파악하고 있네요. 유려하고 정중한 어법과 어투, 소박하지만 정확한 표현, 토론에 임한 다른 누구보다 집중하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네요. 대통령제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이원집정부제 지지자였으면 좋았으련만..


홍준표는 토론에 임하는 기본 자세가 결여되어 있을 뿐 아니라, 유승민과 심상정이 지적하듯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도덕성조차 갖추지 못한 사람입니다만.. 역시나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적절히 구사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무대에서 쫓겨나지만 않는다면, 헬조센처럼 기본 소양이란게 요구되지 않는 환경에서는 그의 후안무치한 막말은 무서운 강점이 될 수 있죠. 저는 몇번이나 폭소했습니다.;;; 보수양당제 정치구도를 벗어나야 하는 이유를 잘 보여주는 정치인.


심상정 또한 유승민과 마찬가지로 확고한 정치적 스탠스와 일관된 정책, 흠잡을데 없는 이력으로 유리한 입장에 서 있습니다만.. pt와 자유발언에서 감정에 호소하는 모습과 토론에 있어 룰을 무시하고 자신의 주장을 강변하는 투쟁적인 태도를 종종 보인게 아쉽습니다. 하지만 후자는 상대 후보들에게도 책임이 있으니까. 무엇보다 안타까웠던 점은, 자신의 드립력을 과신하다 홍준표라는 거대한 벽 앞에 좌절하는 모습;;;


문재인과 안철수에 대해서는 특별히 할 말이 없..지는 않군요. 둘이 서로 주거니받거니 어버버를 하는 모습은 그럭저럭 격이 맞아 나쁘지 않았습니다. 리그를 1부와 2부로 나눠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2. 다자간 토론이라 별 내용이 없고 재미가 떨어지리라는 예상과 달리 후보들간에 일종의 천적관계가 성립함으로써 재미를 주는군요.

홍준표 -> 유승민, 문재인

안철수 -> 문재인

유승민 -> 홍준표, 안철수, 문재인

심상정 ->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문재인

문재인 -> 안철수, 유승민


정치공학적으로 선거시기엔 자신과 인접한 성향을 보이는 정당에 보다 적대적일 수 밖에 없는데,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되네요.

심상정 스탠스에서는 4개 정당 모두 보수정당이니 만인의 적이란 입장, 홍준표의 경우는 아직 보수양당제를 기준으로 사고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3. 역시나 다양한 오류논법들이 등장하죠. 쉽게 볼 수 있는 비형식적 오류논법은 태반이 동원된 것 같고, 남은 4회의 토론까지를 거치면 거의 모든 유형의 오류논법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 이번토론은 뇌섹남유승민, 승민오빠로 요약되는. 매너까지 좋았던.


      지지율 1,2위가 어리버리 유형이어서 빵 터지는 상황인데

      그래도 문재인은 부자몸조심 잘 했는데

      안철수는 개인적미비함에 + 두뇌회로 다른 이과계의 문과계 사이에서의 분투까지 얹혀져서..

      • 저도 보면서 이 생각이 들더라구요. '문과 망했으면...' 이라는 안철수 내면의 독백. ㅋㅋ
    • 일반적 기준에서 안철수가 많이 5등인것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그리고, 각 언론에서도 홍준표와 안철수가 5등 싸움을 하던데요..

      • 어떤 논변을 평가하는 기준은 다양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인 원칙이 공유되지 않는다면 각자의 아전인수로 귀결되겠죠.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지난 대선 토론을 박근혜-문재인-이정희 순으로 평가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토론도 문재인-안철수-타후보들로 평가하는 것 같던데, 상식을 벗어난 아전인수격 해석이고 토론은 해서 뭐하나 싶네요.


        제가 토론에 임한 후보들을 평가한 방식은 감점 방식으로, 토론규칙의 준수를 비롯한 태도, 오류논법의 구사 등 토론에 요구되는 기본 소양을 우선시하고, 이해력, 순발력, 논리력, 언어구사능력 등의 '능력'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평가했습니다. 이는 토론의 목적이 단지 말 잘하는 사람을 가리는데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채점표 따위를 작성하며 시청한게 아니라서, 인상에 남은 장면들을 중심으로 재구성하여 평가했습니다만.. 특별히 왜곡되거나 편향되었으리라 생각되진 않네요. 심상정이 감정에 호소한 것도 감점요소로 삼을 정도면 충분히 공정하지 않았나 싶군요.


        아마 안철수를 문재인보다 우위로 평가한게 의외라 생각하시는 모양인데, 일단 제 기준에서 문재인과 안철수는 둘 다 의사소통능력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어눌한 말투나 부정확한 발음 따위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회화에서도 늘 수행하는 행위들, 자신의 주장을 설득하고, 상대의 발화 의도를 읽고, 상대 주장에 오류가 있다면 이를 파악하고, 타당한 근거와 논리로 반론하거나,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고 기존의 주장에 반영하는 기본적인 행위들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게 문제입니다. 시쳇말로 일상생활 가능하신지 의심스러운 수준.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것이라 한다면, 이는 토론이란 행위에 대한 사보타주고 그것만으로 실격되기에 충분하겠죠.


        큰 차이 없이 바닥권에 속한 양자임에도 제가 안철수를 그나마 낫게 평가한 이유는 문재인 쪽이 더 자주 오류논법을 구사했고 상대의 발언을 방해했다 판단하기 때문이고, 자신의 주장을 선명하게 전달하지 못하고 쉽게 반론할 수 있는 공격에 대처하지 못하는 등 능력에 있어서는 안철수가 더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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