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발음 논란에 대한 문캠프 대응의 문제점

이번 발음 논란은 제가 체감하기에 전두환 표창 논란 때와 캠프의 대응이 비슷합니다. 표창 논란 당시를 복기해보면 (마타도어도 많았습니다만)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던 내용은,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심정으로 전두환이란 이름만 들어도 치가 떨리는 5.18 유가족이나 호남 시민들을 고려하지 않았던 캠프 전략이었죠.

정치공학적 맥락에서 안보관을 강조하기 위한 군복무 시절 무용담 인증 전략. 아무리 반란군의 우두머리란 부정적인 수사를 갖다 붙여도, 저런 공학적 계산이 깔린 발언에서 전두환을 호명한 건 부적절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실제로 유가족들이 문재인 후보와 대면해 따져 물은 것도 이 내용이었죠. 배려받지 못했다고 느끼셨던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표는 미처 두루살피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하면 됐을 걸, 유가족 앞에서 오해다, 노여움을 풀라는 언급으로 그냥 끝내더군요. 직접적 사죄의 표현이 없는 사과 비스무레한 입장 표명에 좀 실망했습니다.
대외적인 비판에 대해 문캠프에서는 도대체 표창을 받은 게 뭐가 잘못이냐, 민주화 운동을 한 문재인인데 무슨 전두환 부역 같은 말 같지도 않은 마타도어냐 큰 소리치는 대응을 했습니다. 합리적인 문제제기는 아예 지워버리고 마타도어만 취사선택해 본인들이 옳다는 포지션만 강조되었습니다.

이번 논란도 비슷합니다. 어떤 발음이 맞다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면서 용어의 통상적인 발음을 구사하지 않아 야기된 비전문성의 의구심입니다. 실제 말로 내뱉어보지 않은 듯한 어색함이 후보가 정책을 깊이 다뤄보지 못한 인상을 줬습니다.
다른 누군가들의 맞춤법 논란과 좀 다른 건, 이번 내용이 전문성을 보여줘야 했을 더 건조한 사안이었다는 점이죠.
문재인 대표는 그냥 내가 옛날 사람이라 발음이 구식이었다 퉁치고, 나는 이 정책에 정통해있고 우리 정책은 근사하다라는 메시지를 더 강조해 던지면 됐을 겁니다.
그런데 후보를 비롯한 캠프 반응은 온통 발음에만 머물러 있습니다. 심지어 홍길동 드립으로 3을 삼으로 부르지도 못하냐며 멀쩡한 문제제기를 3류 코미디로 끌고 갑니다.

캠프 입장에서 억울한 거 있겠죠. 별 황당한 말에 버튼이 눌리는 요소가 있을 겁니다. 문제는 그 버튼이 너무 쉽게 눌려서 합리적인 비판을 캐치 못하고 본인들의 억울함과 황당함만 강조되는 상황의 반복입니다.
대세론이 이렇게 급속하게 무너지는 건, 대세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계속 피해자의 포지션만 내세우면 이번 대선 정말 힘들 것 같습니다.
    • 일단 발음은 논란이 아닙니다. 발음은 정확하게 "삼디"였습니다. 쌈디를 경상도식으로 발음한게 아니구요. 이건 발음이 구식이라거나 하는 문제도 아니에요, 그냥 3d프린터를 잘 모르는 정치인이 3d 프린터가 포함된 정책을 발표하다가 생긴 문제일 따름입니다. 

    • 문재인 본인이든 캠프든 지지자든... 하여간 그쪽 동네에서는 '아무래도 이번 건 잘못한 거 같네' 정도의 반응이라도 나오는 꼴을 못 봅니다. 차라리 '그런 게 뭐가 중요하냐'면서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든지... 그러지도 못하고 아득바득 우리가 옳다, 알아주지 못하는 니들이 문제다, 이건 네거티브다... 우기기만 해요.


      도대체 왜 저러나 싶은데 제가 막연하게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원래 걔네들이 사소한 거 하나 꼬투리 잡아서 상대방을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붙이는 걸 제일 잘했으니까 남들도 자기한테 그럴 거라고 생각해서 히스테릭하게 방어적이 되는 거 아닌가 싶어요. 실제로 근래 문재인이 일으킨 논란들... 다른 후보가 그랬으면 문빠들이 가만 놔뒀겠습니까. 진즉 박근혜2로 만들어서 대선 종치게 만들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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