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가 엘런 포의 고양이 비밀을 풀었다!

학창시절 포우의 소설을 접하며 누구나 작가에게 푹 빠지는 그런 경험 하지 않나요?

좋아하면 작품을 넘어 작가 자신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비극적인 포우의 삶에서 제겐 이 이야기가 가장 뇌리에 남았어요.


어리디 어린 여성과 결혼 후 찢어지게 가난한 삶.난방도 안되는 얼어붙은 방안에서 키우는 고양이의 온기에 의지해서 겨울을 버텨 냈다는 이야기.


슬픈 초상이지만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고양이를 키우면서 내심 포우의 이야기가 떠올랐어요.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는 고양이의 온기.

그런데 진짜 키우고 보니 고양이라는 생물은 성격상 그런 그림이 불가능 하더라고요?

잠시 가능했던 어린 시절이있었는데 , 휙 지나가는 유년기를 보내면 몸뚱이가 속박되는걸 극히 거부했어요. 안을 수 있는 시간은 잠시. 고양이는 행여 제가 뒤척이며 자기를 해할까 봐 잠을 잘때도 멀찍이 떨어진 발밑에서 또아리를 품곤 했습니다.


자신의 온기를 서스럼없이 내주던 포우의 고양이는 어떤 종이었을까..아니면 그저 문학적 수사였을까? 실망하던 와중에..


요즘 저희집 보일러가 고장났어요. 부품이 망가진것 같아요. 얼마 틀어놓으면 멈추기 일쑤입니다. 고쳐야하는데 평일 근무시간에만 가능하다고 해서 계속 미뤄두고 있었어요.

요즘같이 자비없는 추위에 방안은 정말 얼음장같습니다.

보일러가 제 구실을 못하던 시점 부터였어요. 고양이가 제 몸을 파고든건. 

제가 침대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오들오들 떨고 있으면 고양이는 이불속으로 머리를 들이밀고 들어와 제 몸의 구부러지는 관절들, 이를테면 다리와 허벅지 사이. 팔과 겨드랑이 사이 등등 에 정확하게 몸을 맞춰 웅크리고 잠을 청하곤 하더라고요.


아.. 포우의 생활사는 거짓말이 아니었어요.그 낭만을 재현하기 위해선 그 환경의 복기가 필요했던거에요.

고양이의 몸은 사람보다 온도가 더 높대요. 고양이가 몸을 제게 착 밀착시키고 있으면 금새 제 몸도 따스해지는데 기분이 너무 좋아요. 저도 보일러 없이 겨울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생사를 넘나드는 무자비한 환경안에서 포우에게 고양이가 얼마나 소중했을까.


그래도 빨리 보일러를 고쳐야겠어요.









    • 제가 좋아하는 소설 I Capture the Castle은 영국시골의 황량한 성에서 빈한한 생활을 하는 우리의 여주인공이 무릎에 앉은 고양이 온기를 느끼며 쓰는 자전적인 글에서 시작해요. 물론 이 동화같은 이야기는 아주 잘 풀려서 주인공은 훌륭하게 성장할 뿐아니라 난방도 못하는 궁핍은 벗어나게 되지요. 바스타블님도 보일러 고쳐서 따뜻하게 겨울 나시길 바래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4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8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5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0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1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6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8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4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9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3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6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6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2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5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