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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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노든] 

  올리버 스톤의 신작 [스노든]은 미국 NSA의 무분별한 개인 정보 수집 활동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에 관한 영화입니다. 스노든이 2013년 6월 홍콩에서 가디언 지 기자 글렌 그린월드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 로라 포이트라스와 직접 만난 때를 기점으로 해서 영화는 스노든의 이야기를 펼쳐나가는데, 영화는 이미 같은 소재를 다룬 포이트라스의 오스카 수상작 다큐멘터리 [시티즌 포]와 여러 모로 겹치게 됩니다. [시티즌 포]의 긴장감과 박진감에 비하면 영화는 평범한 편인 가운데 조연 배우들을 그리 잘 활용하지 못한 편이지만, 주연인 조셉 고든-래빗의 성실한 연기 등의 장점들도 어느 정도 있으니 그럭저럭 볼 만합니다. 소재와 감독간의 궁합이 잘 맞는데도 평균적 수준에 그친 게 여전히 아쉽지만요.  (**1/2)


P.S.

 참고로 고든-래빗의 지난 번 주연작 [하늘을 걷는 남자]도 같은 소재를 다룬 오스카 수상작 다큐멘터리가 나온 지 얼마 안 되어 나온 영화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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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기스 플랜]

 [매기스 플랜]의 주인공 매기의 처음 계획은 간단했습니다. 그녀는 결혼 안 하고 아이만 가지려고 했는데, 어쩌다가 그녀는 인류학자인 유부남 존과 눈이 맞아 결혼하게 됩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존에게서 매력보다는 단점들이 더 보이게 되니 그녀는 존을 그의 전 아내 조젯에게 돌려보내기 위한 계획을 생각해 내게 됩니다. 이미 다들 예상하셨겠지만 이번에도 그녀의 계획은 생각대로 돌아가지 않는데, 우디 앨런 영화들로 대변되는 뉴요커 코미디, 제인 오스틴, 그리고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짬뽕된 이야기를 바탕으로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이리저리 굴러가는 광경을 보다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그레타 거윅, 줄리안 무어, 그리고 이든 호크의 코미디 연기를 보면서 낄낄거리다 보면 상영 시간이 술술 흘러갈 거란 건 보장해 드릴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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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워터 호라이즌]

  [딥워터 호라이즌]은 2010년 4월 20일 루이지애나 앞바다에서 작업 중이었던 석유시추선 딥워터 호라이즌 호에서 터진 사고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환경오염 재난이 일어나게 된 경위를 꽤 상세하게 보여준 다음 나중에 가서 영화는 물, 진흙, 기름, 그리고 불로 범벅이 된 재난 스펙터클을 선사하는데, 정작 이야기와 캐릭터는 상대적으로 많이 심심한 편이고 출연배우들은 대부분 낭비된 감이 듭니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잘 만든 영화이긴 하지만, 실제 사건 재현 말고 다른 중요한 것들에 별로 신경 쓰지 않은 것 같은 인상을 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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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키]

 파블로 라라인의 [재키]는 흥미로우면서도 차가운 인상을 줍니다. 영화의 중심 이야기는 1963년 존 F. 케네디의 암살과 장례식 사이 며칠간을 재클린 케네디의 관점을 통해 그려내는데, 영화 속의 재클린 케네디가 그 충격과 혼란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자신과 남편의 신화적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과정에는 상당한 흥미가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그녀를 관찰하는 인상을 주기도 하니 영화에 완전 빠져들 수가 없지만, 본 영화로 오스카 후보에 오른 나탈리 포트먼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이 훌륭합니다. (***)  


 P.S.

  본 영화에서 조연으로 나온 존 허트가 얼마 전에 사망했지요. 다시 한 번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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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라이언]의 줄거리는 뻔하고 전형적이긴 하지만, 우직한 이야기 전개를 통해 상당한 감정을 이끌어냅니다.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가 상대적으로 약하긴 하지만, 출연 배우들이 성실하게 영화를 끌고 가니 그리 큰 문제는 없습니다. 이른바 감동 실화 영화로써 할 일 다 하니, 제 옆에 앉아 있었던 어머님의 감정적 반응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더군요. (***)


P.S.

 CGV 단독 상영이라 전주 효자 CGV에서 최대한 돈 아껴서 봤습니다. 마스킹 장치조차도 없는 곳이란 점을 감수하고 보려고 했지만, 보는 동안 화면 위아래가 내내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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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

  모 블로거 평

 “During recent years, there have been some exceptional science fiction films such as “Gravity” (2013), “Interstellar” (2014), and “The Martian” (2015), and “Arrival” deserves to be mentioned along with them, considering how it powerfully resonates with ideas and images while making us reflect on our existence in the universe. In short, this is one of the most interesting films which came out during 2016, and you should not miss its thought-provoking cinematic experience.”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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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바이 더 씨]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의 주인공 리 챈들러는 매사추세츠 주 퀸시에서 아파트 잡역부로 일하는 사람입니다. 혼자만의 삶에 익숙한 그에게 어느 날 고향인 맨체스터에 사는 그의 형이 심장병으로 병원에 실려 갔다는 소식이 들어오게 되는데, 그가 병원에 도착했을 땐 이미 그의 형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형의 아들 패트릭과 잠시 같이 지내는 동안 그는 형이 그를 패트릭의 법적 보호자로 지정했다는 걸 알게 되는데, 자신의 어떤 어두운 과거 때문에 그는 난감해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을 쉽게 포기할 수도 없습니다. 소재 상 영화는 우울하고 어두컴컴한 구석들이 있지만, 감독/각본가 케네스 로너건은 이야기를 느긋하면서도 능란하게 굴려가면서 의외로 유머스러운 순간들을 만들어가고, 이를 지켜다 보면 조용한 감동이 어느 새 밀려옵니다. 최근 케이시 애플렉에 대해 상당한 비호감이 들게 되었지만, 영화 속 그의 연기가 좋다는 건 부정할 수 없고, 미셸 윌리엄스, 루카스 헤지스, 그리고 카일 챈들러를 비롯한 영화 속 다른 출연 배우들도 그에 못지않게 꾸밈없는 연기로 좋은 인상을 남깁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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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라이트]

 [멜랑콜리를 위한 묘약]으로 감독 데뷔한 배리 젠킨스의 두 번째 작품 [문라이트]는 마이애미의 흑인 빈민가 동네인 리버티 시티를 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가난과 마약 범죄로 얼룩진 이 각박한 동네에서 자라게 된 게이 흑인 주인공의 유년 시절, 사춘기 시절, 그리고 성인 시절을 단계별로 지켜보면서 영화는 특수하면서도 동시에 보편적인 성장담을 펼쳐나가는데, 그 결과물은 겉으론 담담하지만 무척 섬세하기 그지없는 감정적 순간들을 통해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전반적으로 고르면서도 흠잡을 데 없이 거의 완벽한 배우들의 앙상블 연기도 여기에 한 몫 하는데, 얼마 전 오스카 후보에 각각 오른 마허샬라 알리와 나오미 해리스가 중요 조연으로써 가장 눈에 띠지만 각자 다른 연령대의 주인공을 맡은 알렉스 히버트, 애쉬턴 샌더스, 그리고 트레반테 로드스가 영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지는 모습은 정말 훌륭하지요. (***1/2)  

    • 연기가 아무리 좋아도 인성이 그러면 아웃입니다. 그 만한 연기 보여줄 수 있는 배우들은 너무나 많아 변명이 안되네요
      • 폴란스키가 감독하고 케이시 에플렉 주연 이라는 막장적인 조합이 떠오르네요(더 보탤 사람 없나)
    • 케이시 애플렉... 연기와 인성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예시가 이렇게 또 늘어나게 되었죠. 그래도 조운 크로포드의 자녀학대를 알아도 밀드레드 피어스의 연기는 깔 수 없는 것처럼, 케이시 애플렉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게 싫으면 오드리 헵번 같은 연기와 인성이 둘 다 좋은 배우만 좋아하면 됩니다.

    • 저에겐 Moonlight가 올해 최고의 로맨스 영화네요. ^^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Chiron 같은 흑인 캐릭터는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Aretha Franklin - One Step Ahead (from <Moon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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