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재가 된다 - <우리들>을 보고...
작년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였던 우리들을 어제 봤네요. 초반부터 주연으로 나오는 친구의 얼굴에 흡입이 확 되더군요. 전형적인 아역의 얼굴이 아니고 연기가 아닌 모습에....
뭐 더 설명할거 없이 너무나 훌륭한 영화였습니다. 명성이 괜히 생긴게 아니더군요. 최근에 본 영화중엔 라라랜드 이후에 가장 만족스런 영화였어요. 그런데 뭔가 이 만족에는 영화의
완성도뿐 아니라 그냥 아이들 자체가 너무 귀여워서도 굉장히 큰 것 같네요. 선이와 지아를 비롯한 반 아이들도 그렇지만 너무나 치명적으로 귀여운 남동생 거기다가 정말로 엄마같은 엄마
의 캐릭터까지 더해지니 그냥 마냥 헿헤헿 하면서 보게 되더군요. 물론 어떻게 보면 상당히 무거운 이야기도 있지만요....
저는 원래 아이들을 되게 싫어했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 아마도 서른줄?을 넘어가면서 부터 바뀌기 시작해서....언젠가부터 아이들이 너무 이뻐보이더군요....특히나 혼자 쇼핑몰이나 공원이나
그런곳에 갔을때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의 모습... 아이와 부모의 모습을 보면 너무 좋아보여요. 세상에 이보다 더 행복한 모습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누가봐도 그 부모의 유전자를 고대로 빼다박은
모습을 볼때 웃기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하고..... 스스로 생각하기에 저는 굉장히 냉정한 사람인데 (라고 믿고있음) 스스로의 낯선 모습을 발견하면서 "이렇게 나이를 먹고 이렇게 아재가 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드네요.
아 그리고 윤가은 감독. 부산행의 공유 딸 역의 김수안 배우도 발굴? 한 것 같던데 아역보는 눈썰미가 탁월한것 같습니다. 앞으로 쭉쭉 잘됬으면.
사실 <우리들>을 보기 시작했을 때는 존댓말 교육 영화인가 싶게 좀 부자연스럽기도 했는데
이상하게 다 보고난 후 후폭풍이 있는 영화더군요. 학창 시절 아픈 기억이 막 떠오르게 하는... ^^
아이들간의 대립이 나온다는 것만 알고 'Mean Girls', 'Easy A', 'The DUFF' 같은 영화인 줄 알았는데, 그 영화들처럼 적당히 비웃으며 볼 수가 없었습니다. 레지나 조지로 대표되는 과장된 못된 캐릭터도 '우리들'에는 없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