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서 다 읽고 온 <인간의 굴레에서>

오랜만에 여행을 다녀왔어요. 4박 6일 일정으로 따뜻한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갔다왔습니다. 


이것저것 알아보기도 귀찮은데다 혼자 가는 것보다 패키지 여행이 오히려 더 싼 것 같아서 별 고민 없이 결정했어요. 


단, 옵션(선택 관광)과 쇼핑센터 방문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두꺼운 소설을 4권 가져갔죠. 


(쇼핑센터 방문을 6번 한다고 들었는데 역시나 쇼핑에 들이는 시간을 다 합치면 거의 하루가 되더군요. orz) 


비행기에서 읽고, 쇼핑센터 방문할 때마다 근처에 주저앉아 읽고, 저녁에 호텔방에서 할 일이 없으니 읽고 


그러다보니 서머싯 몸의 <인간의 굴레에서 1, 2>를 다 읽고 왔습니다. ^^


두 권 각각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인데도 며칠 지나니 다 읽더군요. 


(역시 책은 다른 할 일이 없어야 심심해서 읽게 되는 듯 ^^) 


저는 아직 덜 자랐는지 성장 소설을 무척 좋아하는 데다 서머싯 몸의 소설은 세계문학전집 소설을 읽을 때 


넘어야 하는 진입장벽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술술 잘 읽히더라고요. 


지난 여름에 <달과 6펜스>를 읽을 때부터 느꼈는데 저는 서머싯 몸과 생각이나 가치관이 참 비슷한 것 같아요. ^^ 


소설에서 주인공이 얘기하는 것들에 맞아, 맞아, 끄떡, 끄떡, 하면서 읽다 보니 이 소설을 20대 초반에 읽었으면 


제 청춘의 암흑기에 좀 위로와 힘을 얻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제야 읽게 된 게 아쉬웠어요. 


올해 대학 들어가는 친척 아이에게 이 책을 선물로 줘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듀게에서도 인생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는 분이 계시다면 이 소설을 권하고 싶습니다. 


불구인 한쪽 발로 인해 경험하는 육체의 굴레, 보답 받지 못하는 사랑에 집착하는 정념의 굴레, 


얼마 안 되는 돈을 주식 투자로 몽땅 날리고 무일푼이 되어 겪는 돈의 굴레 등등, 인간의 온갖 굴레를 


짊어지고 괴로워하던 주인공이 소설의 후반부에서 알려줍니다. 인생의 의미는 이런 것이라고... 


궁금하시면 읽어보세요. ^^ 


예전에 베티 데이비스가 나오는 동명의 영화 Of Human Bondage(1934)를 인상 깊게 봤었어요. 


영화의 내용은 소설 1권의 후반에서 2권의 중반에 걸친 주인공의 집착에 가까운 사랑만 다루고 있지만 


영화 전반에 흐르고 있던 어쩔 수 없음의 정서랄까... 보면서 뭔가 숙연하게 만드는 영화였어요. 


베티 데이비스의 매력, 그리고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쑥맥 같았던 애슐리 역을 맡은  


레슬리 하워드의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레슬리 하워드가 여기서는 더 물러터진 쑥맥 같은데 왜 더 매력적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 


여행 중에 10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재밌게 읽고 나니 용기백배해서 1월에는 다시 소설을 좀 읽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며 도서관에서 서머싯 몸의 <면도날>, 카프카의 <소송>, 마쓰모토 세이초의 <모래그릇 1, 2>,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1, 2>, 다른 일 때문에 읽어야 하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빌려왔어요. 


<차라투스트라...>는 옛날에 멋모르고 읽으면서도 참 재미있었고 이상하게 힘이 불끈 났었는데 


무슨 내용이었는지는 기억이 하나도 안 나네요. orz  


<죄와 벌>도 옛날에 완역본이 아닌 걸로 읽어서 다시 읽으려고 하는데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 나고요. 


덕분에 처음 읽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억력 나쁜 사람들이 받은 복이죠. ^^)


집에 돌아오니 어쩐지 책 읽고 싶은 의욕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얼른 듀게에 글을 올리기로 했어요. 


듀게에 광고하고 읽으면 의무감인지 책임감인지 어쨌든 열심히 읽게 되더라고요. ^^ 


일단 다음 주 금요일(1/13)까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1, 2>를 읽고 


다다음주 금요일(1/20)까지 카프카의 <소송>과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을까 해요. 


(맨날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못 읽고 있는 <소송>을 이번에는 과연 읽을 수 있을 것인가... 둥둥둥)


<모래그릇 1, 2>는 좀 전에 어머니께 읽으라고 빌려드렸으니 저는 그 다음 주 금요일(1/27)까지 읽고 


1월 말까지 <면도날>을 읽을 계획입니다. (제 영혼의 쌍둥이 서머싯 몸의 3대 장편소설을 완독해야죠!!! ^^)


읽은 후 느낀 점은 조금씩이라도 듀게에 올리려고 해요. (그래야 제가 열심히 읽겠죠?? ^^)  


다른 듀게분들은 어떤 책을 읽고 계신지, 혹은 어떤 책을 읽을 계획이신지 궁금하네요. 


(뭐든지 경쟁이 붙어야 더 열심히 하는데 제 독서 경쟁상대가 되어주실 분 안 계신가요?? ^^)



여행 기념으로 베트남 하롱베이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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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제 5도살장 을 읽고 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과 모든일은 결국 일어난다(상)을 읽을 계획입니다,,책모임 때문에 읽어야 하지만 평소에도 꽤 읽는 편이긴 합니다. 빌려온 다른 책들도 더 있긴 하지만...몇년간 사놓거나 선물받아 놓고 읽다만 책이 많아서 일단 그것들의 리스트부터 뽑아놔야 할 듯;; 그리고 어릴때 부터 시력 좋다고 눈 건강이나 안구 건조 이런것들 그냥 넘겼는데 요새 루테인이나 요런 영양제도 챙겨먹어야 할 정도로 신체기관이 조금씩 나빠지는 느낌입니다.
      • 커트 보네거트의 <제5도살장>이 정영목 번역으로 새로 나왔군요. 저는 SF소설에 별로 관심이 없긴 한데 얼마 전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왔다니 궁금해져서 동네 도서관에 신청해 놨어요. ^^ <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은 상, 하로 나뉘어 있고 정영목 번역인데 절판이고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은 다른 번역자인데 한 권이네요. <눈에 대한...>으로 써 놓으셔서 일단 저도 그 책을 도서관 상호대차로 신청해 놓았습니다. ^^ <모든 일은 결국 일어난다>로 검색하니 책이 없는데 스티븐 킹의 <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 상, 하>를 말씀하신 것 같아요. ('벌어진다'보다는 '일어난다'가 더 멋진데 ^^) 여태 스티븐 킹의 소설을 한 권도 읽은 적이 없는데 어떤 작가인지 궁금해서 한 번은 읽어줘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 1월에는 별로 일하고 싶지 않으니 책이나 빡세게 읽어볼까요?? 일주일에 세 권씩?? ^^ 다른 분이 읽으신다니 저도 덩달아 읽고 싶은 마음이 불끈불끈 ^^

    • 여행가서도 독서광이시네요 전 책을 안봐 말들을 들으면 몹시 자괴감이 듭니다. 제가 성장이 멈춰서요 사람마다 한계의 영역이 있으니 어쩌겠어요 나름 분발하며 사는게 최선인데 그게 잘되야 말이죠 힘내 주어진 인생의 활당량을 조금 채우려 노력해야겠습니다.
      • 저는 다른 거 하기 싫을 때 반항적으로 책을 열심히 읽어요. ^^ 


        여행도 다른 거 하기 싫어서 반항적으로 갔다 왔는데


        여행 가서는 쇼핑 센터 가기 싫어서 반항적으로 책을 읽었고요. ^^ 

    • 하롱베이가 下龍bay란 뜻인데(베트남어에도 우리처럼 중국어 기원 단어가 많죠), 다니는 곳마다 멋진 섬들 배경으로 임하룡 얼굴이 크게 떠올라 괴로웠던 기억이 있네요...


      여행 온 한국인 손님 한 분이 자긴 이제 다 읽었다며 어제 주고 가신, 알랭 드 보통의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를 올해의 첫 책으로 해볼까 하고요.

      • 흐린 날의 하롱베이는 산수화에 나오는 풍경 같더군요.


        바다가 소금기도 없고 파도도 거의 없어 강물 같은 느낌이라 참 좋았어요. 


        저는 알랭 드 보통의 책보다 강연을 더 재밌게 보는 편인데 아래 강연들도 괜찮았던 것 같아요. 


        (영어 자막이 제공되어 좋아요.) 


        Alain de Botton on Sex : https://youtu.be/osd9AKRCFRM


        Alain de Botton on Love : https://youtu.be/v-iUHlVazKk   

    • 하롱베이 정말 그림같네요.
      • 제 사진 실력으로는 더 멋지게 담을 수가 없었지만 한 장 더 올려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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