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eta와 Manchester by the sea, 너의 작은 행동이 인생을 바꾸리니,
(두 영화에 대한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1월 생일 때쯤 선물이가 아빠한테 가서 이틀을 자는 동안 영화를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Julieta가 상영되고 있어서, 생일 저녁 친구들과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다가 극장에서 영화를 볼 계획이라고 이거 은근히 나한테는 큰일이다 라며 이야기 하는데, 영화에 대한 아무런 정보없는 마데가 나도 같이 가자 라고 말해, 데이트가 되었다. 영화보러 나간게 언제인지 기억이 안난다고, 분명 봄이 오기도 훨씬 전 2월에 소피아랑 영화를 본게, 그걸 보기전 어디서 무엇을 먹었는 지도 기억을 하는데 본 영화는 기억이 나질 않았다. 소피아 한테 말했더니 자기도 기억이 안난다고, 분명 좋게 본 거 같은 데 도대체 무슨 영화를 본거지? 라며 둘이 그리고 나중에 이야기를 들은 마데까지 함께 웃었다. Julieta 를 보고 나서 마데와 극장을 나오며 그냥 한마디 했다. 이영화를 본건 절대 잊을 수 없을 거에요.
사실 알모도바르가 문로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고 할 때 갸우뚱 거렸다. 문로의 단편들은 나에게는 후퍼의 그름같은 느낌이라, 알모도바르는 반대쪽에 있는 감독이라 생각했는데, 이 사람이 문로의 팬이라는 이야기를 알고 있고, 소문도 좋아서 은근히 기대를 하고 갔다. 원작이 된 문로의 세 단편에 알모도바르가 한 각색이 이유가 있다. 특히 줄이레타를 받아들이지 않은 가정부가 딸에게 왜 아빠가 바다에 나갔는지 알려주는 것은, 한 사람의 작은 이기적인 행동이 다른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큰 결과를 낳게 하는 가 라는 내가 늘 흥미로워 하는 주제를 살짝 스쳐지나간다. 무엇보다 끝이 원작과 다른데 그럼에도 상통하는 면이 있다. 원작에서는 줄리엣(영어이름)이 사이비 종교집단에 빠져 연락이 끊긴 딸의 친구를 만나고, 그를 통해 딸이 아이가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집에 돌아와 그 이야기를 딸이 있는 지도 모르는 남자친구에게 하는데 그러면서 그날 저녁 두 사람은 다 깨닫는다. 이 관계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 라는 걸. 계속 이어질 관계라면, 줄리엣은 남자 친구에서 나한테 딸이 있는데 라며 설명해야 하고 남자친구는 당신한테 딸이 있었어? 라며 물어봐야 하는데 둘다 어느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 순간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관계의 근본을 깨닫는다. 영화에서는 딸이 몇년의 침묵을 깨고 편지를 보내고, 봉투 주소를 따라 줄리에타와 남자친구가 딸을 찾아 간다. 그 길에서 줄리에타는 딸한테 아무것도 요구 하지 않겠다, 초대도 없이 가는 거다 라고 말하고 남자친구는 대답한다, 그렇지만 그 애가 주소를 보냈잖아요. 그 행동에 딸과 줄리에타의 관계의 근본이 보여진다. 나는 두 엔딩이 다 같은 맨락이라고 보고 둘다 작은 행동에 보여지는 관계의 핵심들, 일상생활 속에서 거대한 진실들이 보여지는 순간들을 잡아낸 작품들의 무게를 느낀다.
Manchester by the sea 는 훨씬 더 극적이고 비극적이다. 불이나고 아이들이 죽는다. 어떻게 일이 일어났는 지 이야기를 들은 경찰이 말하듯이 끔찍한 실수의 결과일 뿐이다. 의도하지 않은 실수들이다. 그렇지만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던, 수퍼에 가는 도중 생각났을 때 집으로 돌아가기만 했어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냥 리가 괜찮을 거야 하고 가던 길을 갔던 것을 이해할 것이다. 가슴이 찟어지고 뭉그러지고 여전히 온전히 나아지지 않았지만, 용서와 과거와의 화해, 삶을 선택한 랜디(미셀 윌리암스는 정말 대단한 배우가 되었구나!)와 그 대화를 이어나갈 수 조차 없는 리. 그래도 마지막에 리는 조카가 오면 머무를 방이 딸려있는 아파트를 찾고 있다.
올해가 이렇가 간다. 이제는 새해를 맞이하는 감흥은 없는데, 연말에 느끼는 외로움의 무게는 점점 더 늘어가니 참 이상하다. 내가 정답을 안다고 생각한 순간, 내가 아는 건 순간의 해석이었을 뿐임을 알게 된다. 모르겠다고 말할때 사실 알고 싶지 않았던 것이었던 때가 있었고, 안다고 확신했는데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몰랐던 때도 많다. 어쩌면 사는 건 정답은 없고 답만 있는 걸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 사랑하며 살아야 겠다.
바닷가 맨체스터는 아주 눈물폭탄이라는데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