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여행 간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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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통영 여행 자문 글을 올렸고
많은 분들 도움을 받고 무사히 여행을 했습니다.
벌써 한 달도 더 되었네요.
돌아와서 해삼너구리 님이 말씀하신 김약국의 딸들 도 처음 읽어봤습니다. 여행 후 눈으로 이미 본 것을 문장으로 다시 만나는 게 무척 즐거웠습니다.
"항만 입구 오른편이 동충이며 왼편이 남방산이다. 이 두 끄트머리가 슬며시 다가서서 항만을 감싸주며 드나드는 배를 지켜보고 있다. 동충과 남방산 사이에는 나룻배가 수시로 내왕한다. 항구에 서면, 어떻게 솔씨가 떨어졌는지 소나무 한두 그루가 우뚝 서 있는 장난감 같은 공지섬이 보이고 그 너머 한산섬이 있다."
영화처럼 님 말씀대로 미륵산 케이블카도 타 봤고 꿀빵은 시식으로 맛봤습니다. 날이 흐려 쑤우 님처럼 멋진 사진은 건지지 못했고요. 설령 날씨가 좋았더라도 불가능했겠지만요. 대신 쑤우님 덕분에 훈이시락국 가서 맛있는 아침 먹었습니다. 김원철 님 조언을 따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버스로 다녀왔고요. 팔락쉬 님 조언 따라 원조밀물식당 가서 멍게비빔밥 먹었어요. 전혁림미술관은 휴관이라 못 봤지만. 다른 분들 조언도 언젠가 다음에 다시 통영 가게 되면 해 보려고 위시리스트에 적어두었습니다. 모두 정말 감사드립니다.
게스트하우스는 훌훌 이란 곳을 갔는데 비수기 평일이라 저 혼자 전세 낸 상황이었어요. 조식은 부실했지만 사장님 부부가 친절하셨고 샤워실이나 시설이 깔끔했어요. 침대에서 바다가 보이는 방에 묵어서 좋았고. 게하에서 함께 차 타고 투어 다니는 시스템이 없는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혼자 조용히 지내고 싶었거든요. 사장님이 길고양이들 밥을 주는데 점점 늘어나서 너무 골치라고 하셨지만 직구로 고양이 사료를 사야겠다고 통화하시는 걸 들었어요.. ㅋㅋ 게하 정문에 거의 상주하는 고양이들이 너무 귀여웠어요. 아침을 먹고 테라스에 나가 마음만은 맥심 커피 광고 이나영인 양 바다를 보며 커피를 마시는데 고양이가 다가와 재롱을 부리더군요.ㅜㅜ 먹을 걸 줄 게 없어 곧 토라져 가버렸지만. 마음이 깨끗해지는 커피타임이었어요.
게하 사장님이 미스티크? 미스띠크? 라는 카페가 최근 새로 생겼다며 추천해주셔서 가보았는데 전 여기가 가장 좋았어요. 기껏 통영까지 가서는 세련되고 현대적인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다니 저도 참... 음료는 그냥 무난한 수준이었고 돌아갈 때 해가 다 졌어요. 여자 혼자 위험하다며 사장님 부부께서 상의하시곤 직접 차로 버스정류장까지 태워다주셨습니다.ㅜㅜㅜ
카페 테라스는 바다를 면해 있어서 눈이 멀도록 일몰을 볼 수 있었어요. 다리를 쭉 펴서 얹어둘 수 있는 의자였기에 맨 발에 시원한 바닷바람이 와 닿았고 손에는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이 저를 기다리는, 고개를 들면 하루의 마지막 햇살이 저를 강렬히 쏘아대는 상황이었어요. 책과 일몰 가운데 뭘 선택해야 할지 몰라 자꾸만 다른 쪽에 신경 쓰이는 행복한 고민을 해가 다 질 때까지 반복했지요.
야경 본다고 혼자 어둑어둑한 서피랑을 찾았을 땐 운동하러 나온 주민들이 여자 혼자 거길 왜 가냐고 무슨 일 당할지 모른다고 가지 말라고 반말로 소리지르기에 어디에서나 철저히 여자인 게 너무 잘 느껴져서 화나고 슬프기도 했어요.
지나가다 새벽 4시에 열었다 닫는다는 수협 공판장?을 스윽 들어가 느지막히 들어와서 잡은 물고기 옮기는 아저씨들 작업도 보고, 아저씨들끼리 사는 얘기, 동네 소문, 생활고 얘기 주고 받는 사투리를 들으며 앉아있기도 했고요. 배 엔진 매연 냄새가 숨 막힐 지경이었지만 기가 막히게 한 번에 싹 갖다 대는 주차 솜씨는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더라구요.
외롭고도 충만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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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게하 테라스 창문에 비친 저와 야경,
게하 정문에 주인인 양 앉아 죽은 벌레를 갖고 놀던 고양이들,
카페 미스티크 테라스에 앉아서 바라본 모습들입니다.
사진 올리기가 저는 너무 어렵네요 ㅜ 수정을 한답시고 해 봐도 제가 원하는대로는 안 됩니다.
한 번에 딱 보시게끔 하고 싶은데, 죄송합니다.
이미지 링크를 HTML편집체크 해제하시고 원래 태그 그대로 붙여보세요.

저도 저번주 월화수 통영 2박3일로 연대도, 욕지도, 비산도 다녀왔어요~
누군가 제게 제일 좋아하는 도시를 물으면 1초의 고민도 없이 통영이라고 손 꼽을 거 같아요~
원조시락국집도 갔는데 훈이네가 반찬도 더 많고 맛도 제 취향이더라구요~ 사장님도 친절하시구요!
저번에 원조밀물식당에서 아침에 생선구이 먹었는데 반찬도 많고 맛있고 직원분들도 다 친절하게 대해주셨어요~
동해식당에서 멍게비빔밥 먹었는데 집밥 분위기였고 욕지도에서 먹은 고등어회도 정말 좋았어요~!

내일부터 3박4일로 제주도 가는데 멋진 곳, 맛있는 집 있으면 또 듀게분들과 공유하고 싶네요~!
이렇게 오늘도 듀게에서 통영에 대해서 배워갑니다. 물론 저는 통영사람입니다. ^^;
(고향 친구들에게 맛집을 물어보면 찾고 있다는 답변만 몇 년째 듣고 있어요.)
통영에 살던 애인을 꼬시러 처음 통영 내려갔을 때가 생각나는군요
다찌집에서 과다음주를 한 다음날 미륵산 등산을 시키더군요. 물 먹은 솜처럼 퍼져있던 몸으로 힘들게 산을 올랐는데, 케이블카 반대 시위도 했던 사람이라 케이블카는 안타나보다 생각했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다른 여자와는 케이블카를 탔었더군요. 흥!
벌써 오래된 얘기네요 :)
다음번엔 뽈락매운탕을 꼭 드셔보세요. 통영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 >.<
통영을 몇 번이나 갔는데 저런 풍광을 본 적이 없는 걸 보면 저는 그냥 스쳐만 지나갔던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