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정말 개소리들이 듣기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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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설리번 지음, 한정희-최성은 옮김, 예경(1984년)



 제가 요즘 나가고 있는 책읽기 모임에서는 이 책을 읽고 있습니다. 사실 이 모임은 제가 대학 시절에 보던 교재들을 다시 꺼내 읽다가...도저히 혼자서는 읽어낼 도리가 없어서 ...........-_-;; 다같이 함께 읽으면 어떨까 싶은 마음에(이 고생을 나 혼자만 할 수는 없지!) 만든 모임입니다. 다행히도 같이 읽겠다는 분들이 계셔서 몇 달째 모임은 그럭저럭 잘 굴러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모임에서 작은 소동이 한번 일었습니다. 요즘 하도 시절이 하수상하다 보니 모임을 하게 되면 본업인 책읽기 보다는 시국 걱정하느라...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다 오는게 일이라, 이번에는 정치 얘기는 서두에만 살짝 좀 하고 - 그래봤자 최순실에 관한 소문들 얘기 뿐이라서 - 얼른 책읽기에 돌입했습니다. 이번 차례는 삼국과 6조 시대(220년 한 나라 멸망 ~581년 수의 중국 통일까지)의 미술 문화에 관한 장이었습니다. 이 시절의 특이한 점은 역사적으로는 중국사에 있어서 이민족 왕조 북위의 적극적인 한화정책과 강남 개발(당연한 얘기지만, 부동산 사업이 아님!)이 본격화 되는 시점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사실 그렇게 특기할 만한 시대는 아닌데(물론 제 견해가 그렇다는 얘깁니다. 북위의 문성황후를 비롯한 몇몇 황제들의 업적을 제외하면) 문화적인 유산은 의외로 엄청나게 풍성한 시대라는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차례는 한나라 말기부터 갑자기 서예가 하나의 독립적인 예술 장르로 떠오르기 시작한 현상에 대해 설명하는 장이었습니다.




예서체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예서체(천자문)



 중국인들은 신석기 시대부터 붓을 이용한 미술적 표현을 선보였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신석기 초기 단계에 등장한 채도들의 화려한 문양에는 붓을 사용해서 유려하게 그려낸 선들의 아름다운 문양이 가득함을 볼 수 있습니다.(사실 너무 화려해서 정신 사납...) 여튼 우리들은 열심히 책에 서술된 해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미술사이긴 하지만 서양인 학자(영국인)가 쓴 책이라 서구인의 시각으로 본 동양미술의 모습을 본다는 것도 새롭더군요. (의외로 재밌는 점은, 서양인 학자들이 비서구권 문화나 역사에 대한 책들을 쓸 때는 독자를 역시 서양인 학생들을 염두해 두고 쓰기 때문에 상당히 친절한 설명의 방법을 씁니다. 이건 뭐랄까...잘 모르는 낯선 문명에 대해 전혀 새로운 설명을 한다고나 할까...여튼 저는 이런 설명 방법이 좋아서 동아시아사 관련 서적들도 서양인 학자들이 쓴 책을 즐겨 보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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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만(南九萬·1629~1711)의 초서체




 .....화가의 경험, 특히 세잔이 한 유명한 구절에서 "자연 앞에서의 강렬한 감흥"이라고 칭했던 화가의 경험은 소퍼가 "정신의 공명"이라고 말한 기운(氣韻)이라는 용어 속에 잘 나타나 있다. 기(氣)란 만물에 활력을 불어넣는 우주의 정신(문자 그대로 숨결이나 입김)으로, 나무를 자라게 하고 물을 흘러내리게 하며 인간에게 에너지를 주며, 산으로부터는 구름과 안개로 발산된다. 화가의 역할은 바로 이 우주의 정신에 스스로를 조화시켜서 그것이 자신에게 힘을 불어넣어 영감(이보다 더 적합한 단어는 없을 것이다)이 일어나는 그 순간에 화가 자신이 우주의 정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는 것이다.....










......이런 Ci - bal......



회원 한 분이 책을 읽다가 ㅋㅋㅋㅋ 하더니 다들 곧 난장판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서예에서 화가가 느끼는 우주의 기운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우리는 이건 순수한 예술 철학에 대한 얘기니 어서 딴 생각하지 말고 진정하자고 했죠. 그리고 다시금 읽기 시작했습니다.






...윌리엄 애커는 한 저명한 서예가에게 글씨를 쓸 때 왜 먹 묻은 손가락을 큰 붓털 속에 그렇게 깊이 담그는 가를 물어보았다. 그 서예가는 그렇게 해야만 기(氣)가 자신의 팔을 타고 붓을 통해 종이 위로 흘러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대답하였다. 애커가 이를 일컬어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냇물과 소용돌이처럼 여기서는 깊게 저기서는 얕게 혹은 여기서는 응집된 상태로 저기서는 흩어진 상태로 흐르는" 우주의 에너지다 라고 했다.....






아, 이런...-_-;;.....


ㅎㅎㅎㅎㅎㅎ







계속 우주의 기운 얘기가 나오니 아주 난리가 나더군요...도저히 더 책을 읽기가 곤란할 정도였습니다. 세상에...'우주의 기운' 이란게 이렇게 유서깊고 철학적이고 미학적인건 줄은 몰랐네! 무당 나부랭이나 지껄이는 소린줄 알았더니!







간신히 정신을 수습한 다음에...사람들과 진정을 하고 다시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생물과 무생물에 아무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모든 만물에 흐르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고개지의 화론 중 3, 4, 5법칙들은 단순한 시각적 정확성 이상의 것을 포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자연의 살아있는 형태들은 바로 기(氣)의 활동이 시각적으로 표현된 것이니 만큼, 오직 그러한 기의 활동을 성실하게 재현함으로써 화가는 이 우주적 원리에 대한 자신의 인식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오, Ci-b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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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사조선시대 문인서화가 이광사가 쓴 행서체





 

 결국 다시금 난장판이 되는 바람에 한참 킬킬거리다가 진정했네요...아니, 동아시아 미술사의 한 장만 봐도 이런데, 성리학 연구하시는 분들은 요즘 얼마나 심난하실까 싶습니다. '이기이발론' 이니 '이기론'이니...(근데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요...) 뭐 이런것에 대한 옛 문구들 읽다가는 진짜 욕설만 나오실 듯...





전통철학 사상도 개소리로 들리는 현실....참 난감하네요;;






    • 수업 교재였네요

      그런데 뭔가 쓰다 마신듯..

      그리고 첨언하자면

      삼국에서 남북조 이르는 시기는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시기라고

      합니다 북방민족이 한화하고

      강남이 개발되면서 중원을 넘어

      확장되는 시기죠
      • 그렇군요. 수정했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

    • 제가 작성중 읽었군요

      아마도 기운생동을 옮긴것 같은데 중국회화 핵심적 개념이 누구 때문에 희화화 되는게 안타깝네요
      • 제가 원래 듀게에 글을 쓸때는 이미지를 붙이고 즉석에서 글을 쓰는 타입이라...중간에 보셨군요.

    • 지금 계속 지리한 여야와 청와대의 밀당 중이네요. 이게 길어지면 사람들의 정치 피로도가 높아져서 될대로 되라가 될 가능성이


      우려됩니다. 벌써 제 주변에는 정치 냉소주의자들이 정치 얘기 신물난다는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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