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거리에 나오지 않아 분노하시는 분들께..
국민의 분노는 있되, 뭔가 이걸 하나의 힘으로 모아줄 정치 집단이 없다고들 하십니다. 그 힘을 모아서 확 혁명을 해버리고 싶은데 민주당이 그 총대를 안 매서 섭섭하시다는 말씀이신 거 같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정당이란 뒤집어 엎어버리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죠. 협상하고 얻을 것을 얻어내는 정치 과정 그리고 집권을 위해 존재하는 겁니다. 특히 원내 제 1야당의 역할이란 혁명의 기수가 되는 게 아니고 순차적으로 헌법에 맞게 정권 교체를 이뤄내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의 ""6월항쟁은 성공하고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87년 경험을 잘 기억해야 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가 6월항쟁의 성공 한가운데에 있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성찰은 더욱 설득력을 가진다고 보구요.
물론 탄핵도 헌법에 포함되는 행위이지만 현실적으로 국회의석 200석이 필요한 상황에서 야당 170석 말고 30석은 어디서 꿔온 답니까. 암만 비박이 친박을 싫어한다고 해도 과연 30명이나 탄핵에 찬성할까요? 혹시나 30명을 확보해서 탄핵이 발의 되더라도 그 최종결정권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가게 됩니다. 아마 여기서 최소 몇개월은 끌게 될 겁니다. 기본적으로 탄핵이라는 카드는 보수 진영의 결집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을 주게 됩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헌재의 재판관들은 과반 이상이 보수에서 임명한 이들이죠. 거의 100% 탄핵은 기각된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기각되면 그 결과를 침소봉대해서 자신들이 무죄를 받았다고 주장하겠죠. 이렇게 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게 뭡니까?
지금과 같은 상항에서 야당, 그중에서도 민주당이 생각해야 되는 것은 내년 대선을 대비해 최대한 얻을 것을 얻어내는 가운데 사태의 연착륙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이 우선적으로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은 한창 기세등등한 여론의 힘을 업고, 그 힘이 빠지기 전에 새누리당에게 얻을 수 있는 것을 모두 얻어내는 것이란 말이죠. 실제로 민주당은 적당히 밀당하면서 그렇게 하고 있죠. 거국내각 제안하고 수용하니까 다시 안받고 세월호, 어버이연합 특검 요구하는 식으로 말이죠. 이러한 지난한 협상 과정을 거친 후 얻을 것을 얻고 최소 총리/법무/문체/교육을 야당이 맡는 조건으로 거국내각을 수용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들을 야당에서 가지게 되면 우선 법무부를 장악함으로서 검찰등이 내년 대선에 중립성을 지키게 할 수 있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주로 이루어진 분야인 문체/교육을 잡음으로서 내년 대선 때까지 지속적으로 국민들이 게이트를 잊지 못하게 만들어 여론을 장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내년 12월의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이렇게 한다면 최소한 2012년처럼 야당의원들이 출동해서 국정원 직원을 잡으러 간다던가, 되도 않는 야당후보에 대한 루머가 인터넷에 퍼진다던가 하는 일은 없겠죠. 최근 몇 개월 간 민주당의 움직임으로 봐서는 이 정도의 중립성이 지켜진다면 그들의 역량으로 정권교체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탄핵이 결정되려면.. 최씨파벌이 단순히 국가 사업에 빌붙어 득을 봤다 정도가 아니라 그들에게 득을 주기 위해 국가사업을 했다 정도 나와야 가능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탄핵결정심판을 60일이내에 해야 하지 않나요?
탄핵 결정으로 인한 대통령 궐위 시 60일 내에 후임자 선거에 들어가야 하는 것은 맞는데, 탄핵 발의 후 결정 심판을 내리는 시한이 있다는 건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헌법재판소법 제38조에 따라 심판사건 접수 이후 180일 이내에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물론 저 규정에 대해서는 효력규정이 아닌 훈시규정이라는 확고한 판례가 있긴 합니다만,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법정시한을 준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전례(?)인 노무현 전대통령사건의 경우 탄핵안이 가결된 일자가 2004. 3. 12.이고 헌재결정은 2004. 5. 14.로 약 두달만에 결정이 나왔습니다.
그럼 탄핵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하야도 안될 것이고(?) 지금의 시위는 민주당의 전략적인 대응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정부 규탄 집회 정도의 성격이
되어야 하나요? 그럼 집회명과 구호를 박근혜 탄핵이라고 거는 것도 무의미하다는 것이 되버리는거 같네요. 수많은 시국선언도 그렇네요.
11월 12일 집회를 생각하면서 하는 말입니다. 머릿 속이 복잡해지네요. 지금 민주당 홈피에는 민주당에 대한 제가 제기한 문제를 가지고
불만을 터뜨리는 글들이 계속 올라갑니다. 우상호 대표는 "우리는 광장으로 나가지 않겠다"라고 하고 전략적으로 이 문제를 풀어가서
정권 재창출을 이뤄내겠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 한 말들에 일리가 있다는거, 정권창출이 중요하다는거 누가 모릅니까.
그래도 그 길거리에 나선 시민들에게 이 부정한 정부에 대한 철저한 수사에 대해서라도
같이 목소리를 내고 민주당의 입장을 설명해줄 수는 없는건가요???? 그래서 제가 그 자리에 나왔는데 왜 발언을 안했을까 안타까웠던 것이죠.
민주당과 대중들이 소통이 안된다는 느낌이 듭니다.
왜 지금 민주당에서 하는 일들이 시위에서 주장하는 일들과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지 모르겠습니다.
집권세력에 대한 분노를 나타내는 표현으로서 '박근혜 탄핵'은 분명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위에서 탄핵, 하야와 같은 구호를 가지고 외친다고 해서 거기에 나선 모든 시민이 탄핵, 하야라는 그 행위 만을 관철하기 위해서 시위에 나선 것은 아닐 겁니다. 저는 '탄핵', '하야'를 작금의 상황의 심각성을 표현하기 위한 '레토릭'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심판 방법이기에 구호로 사용하고 시위에서 이 말을 외친다는 것이지요.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 황당하고 어이가 없기 때문에 뭔가 개선할 필요를 느끼고 있는데 그 방법과 방향을 모든 시민들이 꿰뚫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 지점에서 정당의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저는 정당이란 시위의 구호가 담아내고는 있지만 정확한 형태를 갖추지 못한 그 에너지가 제 방향을 찾아 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하는 단체라고 생각합니다. 이 맥락에서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의 말은 '우리는 여러분의 에너지를 국회에서 잘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이지 '니들이랑 노는 건 부담스러워서 못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봅니다. 앞서 본문에서 쓴 것처럼 민주당은 탄핵/하야라는 부분을 제외하면 시위에서 주장하는 것들을 거의 대부분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번에 거국중립내각을 받는 조건이 '백남기농민사건 특검, 세월호 특검, 어버이연합 특검, 야당주도 최순실특검'인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정의당처럼 협상력이 떨어지는 정당이 거리에 나와 시위에 동참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정의당은 실제로 집권세력과 협상할 만한 힘이 없고 이러한 시국에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한정적이거든요. 하지만 지금의 민주당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얻은 국민의 지지와 의석 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집권세력으로부터 뭔가를 얻어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죠.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이런 힘을 가진 원내 실질적 제 1정당이 시위에 나가 탄핵/하야를 외치는 데 집중하는 건 도리어 자신의 역할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 제가 시위에서 주장하는 일들과 거리가 있다고 했나요???????
네, 민주당은 당연히 협상을 해야 합니다. 최선을 다해야죠. 하지만 동시에 시위에 나와서 대중과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죠.
그게 왜 역할을 저버리는건가요? 너무 흑백논리로 보시는거 아닌가요? 협상 아니면 시위? 협상과 시위는 동시에 진행될 수도 있는겁니다.
그 둘을 동시에 해낼 에너지가 없다면 이 난국을 무슨 수로 헤쳐나가겠습니까. 이재명 시장처럼 "탄핵"을 외치라는건 아닙니다.
민주당을 입장을 간략하고도 효율적으로 대중들에게 그 자리에서 설명하고 소통하라는거죠. zna님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민주당은 그저 당리당략만 보면서 정치공학적인 셈만 하고 있다, 몸사리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하는 말입니다.
저도 민주당에 대해 거는 기대가 없다면 이런 이야기는 하지도 않을 겁니다.
"민주당은 그저 당리당략만 보면서 정치공학적인 셈만 하고 있다, 몸 사리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레토릭으로서의 탄핵이 아닌, 진짜 "박근혜 탄핵"만을 원하는 사람이겠죠. 그 이후는 생각하지 않고 그냥 화나고, 짜증나고, 싫다는 감정을 정의구현이라는 명목 하에 내지르는 사람들이요. 민주당은 역시 쫄보네 어쩌네 하면서. 소통하지 않는 건 민주당이 아니라 그런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탄핵에 눈 돌아간 사람들한테 민주당이 시위장에 나가서 협상이 이러쿵, 거국중립내각이 저러쿵하면 또 역시 쫄보네 쫄보야 탄핵 말고는 타협 없다고 말할 분들이구요.
심정적으로 이해는 갑니다만 거기에 나가서 그런 비둘기파 발언을 하는 게 민주당에 어떤 이득이 있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또 그렇다고 시위장 가서는 분위기 맞춘다고 탄핵탄핵! 이러다가 국회에서 발언할 때는 협상 모드로 가면 그것도 잘못된 일이구요. 저는 지금 민주당이 지도부에서 나오는 발언들을 통해 충분히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 소통의 대상이 시위에 나선 분들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이라는 점이 '산호초2010'님이 불만을 가지시는 지점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은, 민주당은 차기 수권정당을 노리는 집단으로서 지금처럼 소통의 대상을 넓게 잡는 편이 낫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하지만, 어느 유명한 사람이 그러더군요. '너무 정치공학적으로 보지 말고, 국민의 가슴에 맺힌 것을 풀어주기 위해 되든 안되든 탄핵 한번 질러보는 것도 필요하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매우 조심하고 있는건 보이는데, 그걸 '보신주의', '정치공학'으로 덮어 씌우는걸 보면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는거 보면 한번 질러보는 것도 선택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광우병 사태 때처럼 청계천이나 광화문에 100만 명이 나온다면 지금 말씀하시는 주장에 동의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아직은 아닙니다. 정말 전 국민 중 다수가 탄핵을 원한다면 해야겠지만, 여론조사를 봐도 반핵/하야에 찬성하는 사람이 과반 이하 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탄핵 강행은 그냥 야당 지지자들을 위한 지지결집용 쇼일 뿐일 것이며 그나마도 역풍으로 직행하겠죠. 수틀린다고 지르는 건 정의당이나 이재명처럼 국민지지율 5%이하인 정치세력이 하는 일이지 수권세력이 해야할 일은 아닙니다. 그저 자포자기로 보일 뿐이죠.
왜 '내가 하는 행동이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집회에는 더민주 지지자만 나와 있는 건가요?
내가 나서봐야 더민주만 좋지.. 라고 스스로 프레임 짜고 계시는 것 같아 걱정되네요.
네??????? 왜 글의 행간을 그렇게 곡해하시죠???? 제가 "언제 내가 나서봐야 더민주만 더 좋지",라고 냉소적으로 말했나요?
본인 생각 아니신가요? 저는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고 싶어요. 물론 정의당이나 녹색당도 좋아하지만 제1야당으로서 힘을 실어줘서
정권 재창출을 하고 이 난국을 타개할 동력을 주고 싶다는 의미였습니다.
우상호 유월항쟁 주장도 웃기는 이야기죠. 생각하기 나름이에요. 왜 항쟁에 성공하고 왜 집권에 실패했냐고요? 항쟁을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하고 적당히 6.29 선언을 받아주는걸로 타협했기 때문이죠. 그 결과 4자필승론이라는 희대의 개소리가 나와서 집권에 실패했고요. 지금 민주당 발 이대로 가면 대선에서 3자필승 구도가 펼쳐진다는 주장이 4자필승론의 재판이 되지 않으라는 법이 어디있나요?
탄핵 추진은 적어도 추미애 대표 체제 하에서는 아마 어려울거예요. 그가 대표로 뽑힐 때 그 임기 내에 또 탄핵이란 말이 거론될 일이 생길줄 누가 알았을지.. 참 앞일을 모르는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