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문명과 야만)


 1.오늘은 어떤 단톡방에서 모임이 있었어요. 주상복합 건물에 있는 화장실을 들렀다가 가려고 화장실을 가는데 복도 맞은편에서 웬 놈팽이가 걸어오고 있었어요. 녀석이 제법 더러운 시선으로 나를 쳐다봤어요. 뭐 거기까지는 참을 수 있었어요. 나도 최대한 재수없어 보이도록 쳐다봐 줬으니까요.



 2.문제는 그 좁은 복도에서 나는 어깨를 비켜줬는데 녀석은 어깨를 비키지 않고 그냥 걸어갔다는 거예요. 화장실에 갔다가 아무래도 도저히 그냥 넘길 수가 없어서 다시 나와서 녀석을 찾았어요. 아래층에 내려갔으면 어차피 놓친 거라서 2층을 전부다 털었어요. 2층의 모든 식당에 들어가서 녀석을 찾았지만 없었어요. 그래서 이번엔 3층으로 올라가서 3층을 전부 털었어요. 4층과 5층도 털고 싶었지만 이미 모임 약속시간을 한참 오버해버려서 참고 모임 장소에 갈 수밖에 없었어요.


 문제는...모임 장소에 갔는데 아무도 안 와 있었다는 거예요. 딱 한층만 더 털어보고 올걸 하고 조금 후회했어요. 5층은 비싼 식당이라 녀석은 거기엔 없었을 테니까요.



 3.'왜 녀석을 찾아내려고 한 거지?'라고 궁금해한다면...뻔하잖아요? 두번다시는 내게 어깨를 안 비키는 시건방진 행동을 못 하게 해주려고 그랬죠.  


 지난번에 말했듯이 어깨를 안 비키는 녀석은 곤란해요. 그러면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실제로 지나쳐 가기 전까지는 상대방이 어깨를 비킬 놈인지 안 비킬 놈인지 알 수가 없거든요. 다시 쫓아가서 어떻게든 엿먹이는 건 정말 부자연스러운 일이예요. 차라리 시비걸듯이 바라보는 건 괜찮아요. 그러지 못할 때까지 같이 바라봐주면 되니까요.



 4.휴.



 5.누군가는 이럴지도 모르죠. '왜 그런 작은 보복에 집착하는 거지? 분노조절장애인가? 아니면 할일이 없어서 그러는건가?'라고 묻는다면 아니예요. 이건 야만인과 문명인에 관한 거예요. 여긴 문명 사회잖아요. 문명 사회에서는 완전한 문명인이 될지 아니면 페널티를 안고라도 야만인으로서 살 건지 확실히 정해야 하는 거예요. 나는 그저 빌어먹을 수컷 녀석들이 야만과 문명의 경계에서 슬쩍슬쩍 야만성을 드러내는 어중간한 짓거리가 너무 싫은 거예요. 그래서 언젠가 말한 '어깨빵 놀이'를 개발하게 된 거고요.


 어깨를 안 비켜주는 시건방진 짓거리는 정말 짜증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앞에서 걸어오는 녀석을 미리 판단하지는 않아요. 어찌됐든 마주쳐 지나갈 때는 무조건 어깨를 먼저 비켜줘요. 나는 문명인이니까요.



 6.언젠가 썼던, 나를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남자-실장이나 사장-들을 알아놓은 건 그런 이유에서였어요. 밤에 술을 마시다 보면 아주 가끔 소요에 휘말릴 때가 있거든요. 그리고...절대로 물러서긴 싫은데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이 닥쳐왔을 때를 대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런 자들과 어느정도 친하게 되면 '저기...동생님. 만약에 근처에서 누군가랑 싸우게 되면 내가 딱 한번만 귀찮게 해도 될까?'라고 물어보고 확답을 받아내곤 했어요. 끝에 요자를 붙일까 말까 하다가 안 붙이곤 했죠.


 그들은 그런 질문을 하면, 매우 신이 난다는 듯이 대답해요. 자신이 싸움을 잘한다며 그런 일이 있으면 꼭 부르라고 대답하죠. 사실 나는 싸움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싸움을 잘할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필요한 거였지만 고맙다고 고개를 끄덕였어요. 실제로 물리력을 쓰는 상황까지 가는 건 내가 바라는 게 아니거든요. 나는 싸움에서 이겨줄 사람이 아니라 꼬리를 내리게 해줄 만한 사람이 필요한 거였으니까요. 실제로 누군가가 나 때문에 누굴 때리거나 누구에게 맞으면 그건 그것대로 미안한 일이니까요.


 그리고 물론 그들을 불러낼 만한 상황 같은 건 몇년 간 한번도 없었어요. 내가 가는 곳엔 남자가 거의 없거나 아예 없거든요. 아예 새로운 곳에 갈 때마다 사장도 여자인지 서빙도 여자인지, 심지어는 주방장까지도 여자인지를 일일이 확인하고 모두가 여자면 그 가게를 단골로 삼곤 했어요.



 7.혹시 오해받을까봐 쓰자면 위에 쓴 눈을 계속 바라본다거나 하는 건 내가 특별히 강하거나 기가 세서는 아니예요. 내가 다니는 곳에서 마주치곤 하는 남자 같은 건 사실 뻔하거든요. 문명화되었거나 거의 문명화된 남자들이라서 진짜로 소요가 일어나는 건 싫어해요.


 만약 한밤중에 중국인 특구에 갔는데 허리에 칼을 차고 다니는 중국인 패거리들과 눈이 마주친다면 할 수 있는 만큼 재빨리 시선을 피해야겠죠. 헤헤;








 

    • 그냥 지나치는게 이기는거라고 생각합니다,비굴한게 아니죠 싸우기 싫은거죠.

    • 님 글은 스킵 하는데 모르고 읽었습니다. 농담이 아니고 진짜 정신과 진료 한 번 받아보시기 권해드립니다.

      • 호감있는 여성에게 데이트신청해놓고 듀나게시판에 와서 상대가 이렇게 반응했다며 해석을 대신 좀 해달라는 정신연령의 인간이 이런 댓글을 쓰다니...놀랍군요

    • 이 글, 좀 위험한데요..

      동의할 수 없네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8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0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