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작업실을 집 가까이 구했는데 집에서 작업실까지 경의선 공원을 따라 올라갈수 있거든요. 서울시 자전거 따릉이 정거장도 마침 작업실과 집앞 근처에 있어 정기권을 끊고 며칠전 부터 공원을 관통하는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했어요. 워낙 거리가 가까워서 오래 걸려도 20분, 보통은 15분 거리인데요. 오늘 오전에는 마침 사람도 적고 자전거 운전에도 실력이 붙어서 열심히 패달을 밟았더니 10분 기록을 세웠어요.(뿌듯)
공원을 가로지르는 자전거 출퇴근 자체가 이래도 되나 싶을정도로 행복지수를 급격히 올려주는 경향이 있는데요. 거기엔 공원을 산책하는 주민들을 구경하는 지분이 상당히 커요. 헬조선이란 말이 무색할정도로 다들 엄청 여유로워 보이고 편안해 보여요. 물론 그건 공원을 산책하는 그 시간에만 해당되는 말일수 있지만요. 어쨌든 시민에게 사랑받는 공원은 그 자체로 엄청 사랑스러운 풍경을 만든다는걸 알았습니다.
지금은 늦은 점심겸 이른 저녁을 먹으려고 (옛날 사람처럼) 김밥 한줄하고 사이다를 챙겨 공원에 앉았는데 바로 옆에 나이들어 보이지만 건강해 보이기도 하는 슈나우저 한마리를 데리고 나온 할머니 두분에 앉아계십니다. 계속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두 분한테 청년 둘이 다가와 개를 쓰다듬으며 자신이 키웠던 개와 똑같이 생겼다고 한참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눴어요. 저런 풍경이야말로 찍어서 서울시 홍보책자에 넣을법한.. 그래도 연출된게 아니라 어떤 공간안에서 지극히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일이란걸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봐서 그런지 별 생각없이 기분이 좀 좋아졌어요. 귀엽고 예쁘다기보다 푸짐하고 정겨운 남의 늙은 개 (대화를 엿들으니 15살이라는듯한?)를 다가와 정성껏 쓰다듬던 두 어린 청년의 모습도 인상적인 풍경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