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 봤습니다. (스포?)




한국 관객에게는 이게 그냥 영화로 보일 수가 없어요.

터널이나 서울역 같은 영화는 상대도 안되게 생생한 강렬함을 안겨줍니다.


이 영화는 두 번 한국관객의 환상을 보여줘요. 

그게 우리가 가진 가슴 아픈 현재진행형의 기억을 소환하고 또 그걸 가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울컥하게 되더군요. 


처음 한 번은 비상착륙의 자초지종을 상세히 보여주는 장면에서 최초 목격자부터 오로지 인명 구조를 위해 곧바로 뛰어들고 연관된 각자가 협력관계 속에서 즉각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부분.

또 기장은 승무원들이 빨리 나오라고 만류하는 와중 끝까지 비행기 안을 확인하죠.

그 당연한 장면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선한 인간의 면모를 확인시켜서 보편적 감동을 부르는 장면이지만 우리에게는 보편적 감동일리가 없죠.


하필이면 왜 그 비행기는 물에 빠졌을까요.


두 번은 기장의 판단과 대처에 비판적인 입장에서 조사를 진행하던 조사관들이 자신들의 오류가 드러나자마자 지체없이 실수를 인정하는 부분.

인정을 넘어서 그 기장의 정확한 판단에 존경을 보내는 부분. 

그것도 공개청문회에서요.


과연 이런 일이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을까요.

새삼스레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그렇다고는 해도 설리라는 사람은 대단한 사람은 맞는 것 같아요.

수십년의 경력을 바탕으로 긴급한 상황에 정확한 판단으로 정교한 운전 솜씨를 발휘한 것도 그렇지만

사고 직후 끝까지 기내에 남아 남은 승객을 확인하는가하면 현장 책임자에게 구조 인원을 반드시 파악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하고서는 

병원에서 전원 구조 소식을 듣고서야 안심을 하더니 그날 밤까지 다른 사람이 지적하기 전까지 승무원복을 벗지 않고 있죠.

그 순간까지 그는 완전히 사고상황의 책임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거에요.

그렇게 온 나라가 영웅으로 추대하는 상황에서도 혹시라도 자신의 판단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 끈임없이 고민하는가하면

예리한 추리력으로 감사팀의 오류를 짚어내죠.

게다가 자신이 발견한 그 오류가 어떤 지점에서 효과적으로 먹힐지에 대한 판단까지.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프로페셔널한 책임감도 책임감이지만 사람 자체가 굉장히 명석한 것 같더군요.

네 뭐 실제로도 그랬다면 말이긴 하지만서도.


영화적으로 볼 때도 딱 90분이라는 시간 안에 할 얘기를 쓸데없는 감정 소모 없이 정확히 보여준 세련된 영화에요.

휴머니즘을 강조하면서도 개인의 책임감과 그로인해 발생하는 공동체의 견고함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클린트이스트우드 할아버지는 모쪼록 무병장수하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자신들의 시스템의 자부심과 그 종사자들에 대한 존경일까요 아니면 그들에게도 드물게 보여지는 일인건가요?

소방관이나 군인 같이 일정부분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직업군에 대한 대우와 존경심이 대단한 걸 보면 

그 종사자들 역시 강한 책임감과 자부심 같은 게 절로 들수밖에 없긴 하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 유튜브 찾아보시면 실제 관제탑과의 교신 녹음 올라와 있습니다. 전 실제 기장이 톰 행크스보다 목소리 좋다 생각했어요. 굉장히 차분하고(그 상황에!).



    • 아 그리고 처음 구조에 참여한 페리선 선장 등 구조참여한 실제 인물이 연기한 역할이 몇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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