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세계'를 보다가 문득 떠오른 시경의 시 '건상' / 새삼 읽어보니 소름끼치는 '희나리' 가사

1.

미지의 세계.... 오래는 못 보겠더군요. 정신이 좀 피폐해지는 느낌. 그래도 몇 편 보니 신선하고 확 깨네요.


미지가 주변의 훈남과의 로맨스를 상상하다가 현실로 돌아와서 채이고 나면 저주(..)를 퍼붓는데, 문득 시경의 시 한 수가 떠올랐습니다.


子惠思我 그대가 나를 사랑한다면

褰裳涉溱 나는 치마를 걷고 진수(강물)를 건너가리

子不我思 그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豈無他人 너 말고 다른 남자가 없겠냐? 

狂童之狂也且 이 미친 새끼야


2절도 같은 내용 반복입니다.

이런 화통한 시를 썼던 중국 여성들이 긴 세월 동안 전족을 당하며 억압당한 역사를 생각하니 서글퍼지네요. 



2.

옛날 가요인데 요새도 가끔 명곡이라고 불리우는 희나리 가사를 듣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이거 완전 부정망상+이별범죄로 접근금지명령당한 사연이네요.


희나리                  

 

사랑함에 세심했던 나의 마음이
그렇게도 그대에겐 구속이었소      -> 너한테는 세심이지, 당하는 사람은 공포다.
 

믿지 못해 그런 것이 아니었는데
어쩌다가 헤어지는 이유가 됐오      -> 딱 봐도 믿지 못한 거 맞구만

내게 무슨 마음에 병이 있는것처럼
느낄만큼 알 수 없는 사람이 되어     -> 마음의 병 있네 있어

그대 외려 나를 점점 믿지 못하고
왠지 나를 그런 쪽에 가깝게 했오     -> 피해자에게 책임 전가

나의 잘못이라면 그대를 위한
내 마음의 전부를 준 것뿐인데        -> 아직도 병식이 없음

죄인처럼 그대 곁에 가지 못하고     -> 접근금지명령 받은 상태 
남이 아닌 남이 되어 버린 지금에    -> 남 좀 하자 응?

기다릴 수 밖에 없는 나의 마음은
퇴색하기 싫어하는 희나리 같소      -> 아직도 집착을 못 버림.. 소름끼침... 

    • 해석이 재밌네...하면서 킬킬대다가 시간이 좀 지나니 소름이....-_-;;

    • 시 좋네요.


      가요계는 집착물 (응?)이 하나의 장르가 된 것 같아요.
    • 원래 그런 가사 맞지요. 옛날부터 소름끼쳤어요. 으으..
    • 저는 미지의 세계 올해의 발견이었습니다! 결말은 마음에 안들지만 너무나 제게 큰 카타르시스를 주었네요. ㅎㅎ 시 좋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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