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정 좋았습니다.



이 영화 사전 정보가 하나도 없었어요.

캐스팅이랑 소재가 마음에 들어서 본 건데 잘 봣다 하고 나와서 확인하니 엄청난 네임드 감독의 영화였군요.

컨셉만 잘 잡고 부실한 내용을 쿨한 스타일로 적당히 넘기는 것이 딱 그 감독의 영화구나 싶네요.


그래도 스타일이 생각 이상었어요.

예전엔 일제시대 서부극이더니 이번에는 첩보물이라니 스타일이 너무 노골적이고 공들인 미술에 장면마다 긴장감이 이어져서 보는 내내 즐거웠네요.

음악도 대놓고 멋지게 썼는데 안어색하게 멋졌던 거 같습니다.

의외로 첩보물은 중간까지고 그 이후는 독립군 영화로 넘어가는데 그 연결이 나름 부드럽더군요.

앞부분이 워낙 강력해서 그런지 뒤부분은 나쁘진 않았지만 약간 긴 사족 같은 느낌이 없잖아 있긴 했어요.

그냥 첩보물만 했으면 더 알찬 느낌이었을 텐데.

그런 것 치고는 하일라이트도 억지스럽게 느껴지지 않아서 좋았고요.

이름 있는 배우들을 막 다루는 것도 시대의 비극성과 잔인성을 보여주는 효과가 괜찮았던 거 같아요.


사람 사는 게 그 때나 지금이나 평범한 사람이야 평범한 만큼 화 내고 평범한 만큼 정의롭고 평범한 만큼 배부르고 싶고 평범한 만큼 간사하고 그런 거겠죠.

이경부는 정의로울 수 있어서 행복했을까요 괴로웠을까요.

그에게 기회를 강제로 떠안겼던 정의의 편 의열단 대장은 이경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송강호는 되게 슬프긴 했는데 앞으로 송강호 나오는 영화만 보면 송강호가 사연많고 고민많다가 나중에는 엄청 비극에 빠지는 내용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들 거 같아서 오열 연기는 당분간 안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진지한 송강호 슬픈 송강호 넉살맞은 송강호가 따로 노는 거 같아서 좀 어색해보이기도 하더군요.

그걸 잘하니까 자꾸 그런 역할에 쓰는 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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