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천천히.
예전에는 짧은 시간에 많은 것들을 보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였어요. 동유럽을 여행할 때는 한 나라에 몇 일간 머물고 다른 나라로 떠났죠. 그 때는 그게 재밌었지만요. (세계 지도를 보면서 가본 나라를 세보는 것도 재미)
그렇지만 이제는 속도 보다는 질이 더 중요해졌어요. 계속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보다는 마음에 드는 곳을 찾으면 길게 머물면서 여유를 부리는 것이 더 좋아졌어요. 여유를 부리면 저절로 그 지역의 사람들의 삶을 볼 수 있게 되고, 관광객들이 가는 곳이 아닌 그 이상의 경험을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길게 머물면 숙박도 더 싸게 할 수 있고, 직접 음식을 만들면 돈도 많이 아낄수도 있고요.
한 달전, 처음 중남미 여행을 멕시코에서 시작했을때, 급한 마음에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갈 곳들이 너무나 많았으니까요. 그 것들을 다 혼자 계획 하는 것도 하나의 노동이고요. 그렇지만 우선 여행을 시작하고 보니, 비슷비슷한 곳들도 있고,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곳들 중에서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은 곳들도 있고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마음 가는 데로 무계획으로 천천히 여행하기로 했어요. 우선 머물러 보고, 결정하는 식으로.
원래 2일을 계획했던 Puerto Escondido에서 12일을 머물면서 맨날 게으르게 해변가에서 놀고 먹은게 제일 행복한 시간이였어요. 해가 한창 뜨거울 시간에는 호스텔에서 자라는 나무에서 망고를 따먹고, 고양이랑 놀고, 새우 타코를 먹고, 풀장에서 실컷 수영을 하다가 해가 질 시간에는 해변가에 가서 일몰을 보던 그 나날들이 그립네요. 사람들에게 보여줄 멋진 사진은 없지만.
내일은 과테말라라는 새로운 나라를 가게 되요. 어떤 나라인지는 모르겠고, 얼마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가보면 알겠죠.
자기 동네와 다른게 없어도 처음 보는 길은 다 여행이란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