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틱톡)


 1.언젠가 썼듯이...휴. 이 말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네요.


 나는 사회 경험이 적어요. 좁으면서 얕죠. 활동 반경과 활동 내역도 늘 비슷해요. 익숙한 곳에서 익숙한 짓을 상대만 바꿔가면서 계속 반복하는 거죠. 그래서 듀게에 얼마간 글을 쓰다 보니 이미 내가 할 수 있는 얘기는 다 해버렸어요. 바리에이션과 디테일만 바꿔서 계속 읊어대는 거죠. 그래서 이젠 뭘 써도 '언젠가 썼듯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거죠.



 2.언젠가 썼듯이 군대문제가 해결된 후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어요. 가는 곳과 하는 짓거리가 늘 비슷하다면 의외성은 결국 '누구와'뿐이예요. 그리고 늘 비슷한 곳에 뻔질나게 가다 보면 내가 관심가지지 않는 인간들의 관심도 끌게 되죠. 관심을 보여오면 나도 약간은 관심이 생기고요. 언젠가 썼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인격보다는 그들의 기능때문에 가치가 있는거지만 인간은 인간을 그만둘 수 없으니까요. 


 내가 관심가지지 않는 인간이라면 당연히...일단 남자인거죠. 남자가 남자에게 얻을 수 있는 유용한 게 뭐가 있겠어요? 기껏해야 존경심이겠죠. 하지만 존경심을 얻으려면 돈을 써야 하잖아요. 이젠 그럴듯한 태도나 말주변으로 존경심을 얻기가 힘든 세상이니까요. 그리고 다른 남자의 존경심 같은 건 돈을 써가면서까지 얻어낼 만한 건 아니예요. 


 하지만 어쨌든 나는 작가니까요. 그렇게 유명한 작가는 뭐...아니긴 하지만 작가이긴 한 거예요. 그리고 사회 경험이 적은 내가 작가를 계속 하려면 관찰이라도 해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사람들은 관찰당하는 동안엔 진면목을 잘 내보이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들의 관찰자가 아니라 친구인 척 해야하는 거죠. 그들을 관찰하려면 말이죠.



 3.언젠가 썼듯이 처음 2년동안은 누군가 내게 '사장님'이라고 하면 한번도 빼먹지 않고 정정해 줬어요. 나는 사장이 아니기 때문에 그건 잘못된 호칭이라고요. 


 그런데 어느날은 내게 누군가 사장님이라고 했을 때 그냥 가만히 있어봤어요. 아마 귀찮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한 번 정정하지 않게 되니 정정하지 않게 되는 빈도가 점점 늘어나다가 2015년을 기준으로는 내게 누군가 사장님이라고 하면 그냥 고개를 끄덕이게까지 됐어요. 


 이건 좋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 거예요. 거짓말이 좋다는 게 아니라, 나를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남자는 경쟁적이지 않거든요. 이상하게도 다른 곳 다른 상황에서 마주쳤다면 매우 경쟁적이고 적대적이었을...문신도 하고 여자의 배에 발차기도 날리는 그런 남자들이 말이죠. 한번 나를 사장님이라고 부르면 가게가 아닌 다른 어느 곳에서 만나도 계속 사장님이예요. 그래서...누군가 나를 사장님이라고 부른다면 그건 내가 사장님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장님이라는 호칭은 나를 적대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신호 쯤으로 여기게 되었어요. 이제 사장님이라는 호칭을 정정하지 않는 이유는 그것 때문이예요.



 4.언젠가 썼듯이 휴.



 5.언젠가 썼듯이 나는 착한 사람이예요. 도저히 남에게 나쁘게는 할 수 없어요. 하지만 숨기며 살아야 하죠. 착한 사람이 남에게 잘 해 줘봐야 사람들은 고마워하지 않으니까요. 당연하게 여기죠.


 하지만 여기서 또 좋은 게 사장님인거죠. 그들이 '사장님' 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착하게 해 주면 그 사람들은 고마워하거든요. 그래서 어쨌든 그런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에게 가장 디폴트에 가까운 나의 모습을 보여주게 된 거죠. 나는 그들에게 잘 해 주고 그들은 내가 관찰하고 싶어하는 모습들을 잘 보여 줬죠. 때때로 어딘가 갈 때 도움도 받곤 했어요. 그들의 흥미로운 인생 얘기도 듣고요. 그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나는 정말 같은 곳에서 하나의 우물만 마시며 평생을 살아왔구나 싶었어요.


 여기서 말하는 '잘 지낸다'는 건 '카톡을 가르쳐 준다'는 건 아니예요. 문신도 하고 여자의 배에 발차기도 날리곤 하는 남자들에게 왜 내 카톡을 가르쳐 주겠어요? 그래서 그런 종류의 사람들은 세컨드 메신저인 틱톡으로 연락했어요. 



 6.어느날 틱톡으로 소름끼치는 메시지가 왔어요. 대충 '은성님의 친구인 XX가 성폭행으로 잡혀들어갔습니다.'같은 메시지였어요. 이게 뭐지 싶어서 다시 한번 찬찬히 읽었어요. 이제는 그 메시지의 워딩이 '검거'였는지 '기소'였는지 '징역형'인지...어떤 거였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요.


 하지만 확실한 건 성추행도 성희롱도 아닌 매우 명확한 '성폭행' 즉 강간이었어요. 그리고 이 단계까지 왔다면 이건 혐의나 뭐 그런 것 따위가 아닌 완전히 피의자 확정이었던 거겠죠. 혐의가 있는 정도로 메신저에 등록된 모든 사람에게 저런 경고의 메시지를 뿌려주진 않을 테니까요. 나는 전혀 관련이 없지만 혹시 경찰서에 와서 조사를 받으라던가 할지도 몰라 좀 걱정되어서 친구에서 바로 삭제해버렸어요.


 아마 그런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지 않았다면 틱톡에 그런 기능이 있는 줄도 몰랐을 거예요. 성폭행을 저지른 사람이 있으면 그 자를 친추해놓은 사람들에게 틱톡이 메시지로 알려주는 기능 말이예요. 아니 어쩌면 카톡에도 그런 기능이 있을지도 모르죠. 다만 카톡에는 성폭행을 확실하게 저지를 것 같지 않은 사람만 모아 놨으니 모르는 것일 수도 있겠죠.


 어쨌든 그런 메시지가 다음에 한번 더 왔어요. 별개의 사건이었어요. 이번에는 약간 충격이었던 게, 이제 이 녀석에겐 카톡을 가르쳐 줘도 될까...하고 고민하던 멀끔한 녀석이었거든요. 그래서 아직 사람 보는 눈이 멀었구나 하고 주억거렸어요.


 이 때 작은 궁금증이 들었는데 틱톡의 범죄자 알림 기능은 성폭행범에만 적용되는 건가 싶었어요. 틱톡친구 중 누군가가 절도죄나 강도짓을 했다고 경고해오는 메시지는 못 받아 봤거든요. 분명 절도나 강도, 폭행-성폭행이 아닌 그냥폭행-을 저지를 것 같은 놈들이 꽤 있었는데 다른 범죄에 관한 메시지는 온 적 없어요.



 7.이제는 틱톡메신저 자체가 서비스를 하지 않아요. 그래서 미리 연락처를 받아두지 않은 사람들은 다 날아갔어요. 어느날 쓸쓸한 기분이 들어서 그들이 일하던 곳에 한 번쯤 보려고 찾아가보면 사장이 아니고서는 대체로 어딘가로 떠나 버린 상태예요.


 사실 이 글은 평에 관한 글이었어요. 나야 내가 착한 사람이라는 말을 매번 하지만 다른 사람이 보는 나는 어떨지 궁금하거든요. 물론 '은성씨는 이러이러한 점만 고치면 말이죠 아주 그냥 딱이예연~'하는 말은 듣기만 하고 실천에 옮기진 않아요. 증권사 pb들이 한시간 반동안 말하는 걸 맞장구 쳐줘가며 다 들어준 후에도 정작 그들이 추천하는 건 절대 안 사는 것처럼 말이죠. 꼭 실천에 옮기려고 듣는 게 아니라 그냥 다른 관점을 알고 싶어서 사람들에게 의견을 묻는 거죠.


 그래서 다른 사람이 보는 나에 대해 글을 쓰려고 이 글을 쓴건데 서론만으로 너무 길어져 버렸어요. 다음에 하죠.



 8.기분좋게 7번에서 글을 마치려다가...1번에 쓴 글귀가 신경쓰여서 적어 봐요. 사회경험이 적다는 건 꼭 약점은 아니예요. 관계를 유리하게 만들어주는 건 넓고 다양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유연성이 아니라 얼마나 자신의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느냐라고 여기게 됐거든요.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의 포지션을 유지한다기보다 자신의 포지션을 남에게 강제하는 것이라고 해야겠죠. 자신의 포지션에서 절대 나오지 않고 그곳에서 우주방어를 실현하고 있으면 관계가 끊어지는 일은 있어도 관계가 불리해지는 일은 없으니까요.


 뭐 관계가 끊어지는 건 슬픈 일이지만 그래도 지는 건 싫잖아요. 여러분도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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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통제광같이 보일까봐 다시 약간 더 쓰자면 모든 사람에게 우주방어를 실현할 건 아니겠죠. 나와 똑같이 우주방어를 실현하고 있는 어떤 특별한 여자에게 다가가려면 여기서 일어나 안개와 폭풍 속을 헤매며 상대에게 다가가야 할 테니까요. 그러다가 문득...상대도 자신의 왕국에서 떠나와 폭풍을 맞으며 나를 마중나와 있는 모습을 보는 순간이 사랑의 실현이겠죠. 


 아, 마치 그런 일을 겪은 것 처럼 썼지만 그런 일은 없었어요. 언젠가 썼듯이 여긴 메가로폴리스니까요. 그런 낭만적인 일이 일어날 리가 없죠. 


 왕자와 공주...그들은 그냥 자신의 왕국에서 움직이지 않는 서로를 조롱할 뿐이예요. 어느날 한쪽이 움직일 결심을 하는 날이 오기까지는 말이죠. 









    • 누구나 경험은 한정적이고 다른 상황이 뇌에 저장되는 잠시 다른 생각일 뿐 별다른 시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글을 쓰며 상황을 만들어가는게 더 사는 것에 대한 경험이란 생각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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