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덕혜옹주 & 국가대표2 감상
덕혜옹주
일제강점기가 끝난 건 1945년입니다. 벌써 71년이 지났죠
얼마전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5공정부의 삼청교육대를 주제로 논쟁이 벌어졌죠
대충 뭉뚱그려 정리하자면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나름 좋았던 점도 상당히 많았던 것 아니냐? 라고 누군가 발제를 했고
그 발제에 사람들이 투닥투닥거리다가 마지막으로 누군가가 정리를 했죠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나 좋은 점을 기억하지
결국 후대의 역사적 기록으로
5공정부는 쿠데타로 집권한 파시스트 정부로 자리매김할 것이기 때문에 좋았던 점 따위는 흔적도 없이 휘발될 거라고
이씨왕가와 덕혜옹주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은 어떤 걸까요?
조선말기 19세기 후반에 태어난 사람 (이승만-김구)
일제강점기의 시작점인 20세기 초반에 태어난 사람들 (박정희- 김일성)
이 사람들이 과연 지금의 이 영화 덕혜옹주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까요?
그냥 다들 코웃음이나 치겠죠^^
고난한 역사의 무게 앞에서 시달린 사람들에게 이런 감상적인 영화는 사치니까요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세대가 대다수인 지금의 대한민국 사람들은
좀 더 덕혜옹주를 한 인간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있습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이 영화처럼 메인스토리라인 자체가 '개뻥' 이어야 하겠지만요
덕혜옹주라는 기획아이템에서 출발해
충무로의 최고 시나리오 작가들이 모두 동원되어 각본-각색 작업을 했지만
나름의 롤모델이었을 게 분명한 '마지막 황제' 근처에도 못 가는 작품이 나왔지만
그건 이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라
청나라의 마지막 황혼과 조선의 마지막 황혼이 갖는 무게감의 문제입니다.
허진호감독이하 만드는 사람들이 몇년동안 공들인 티가 분명히 나는 작품이예요
불쏘시개로 쓰는 게 딱 맞는 용도였던 모티브가 되는 소설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작품이죠
앞으로 계속해서 쏟아져 나올
일제강점기 시대의 영화들이 좀 더 사람냄새를 풍기면서 나름의 성공을 거두겠죠
그럼 사람들은 이제 그런 영화, 드라마를 즐기면서
일제강점기를 탈역사화시킬 겁니다.
국가대표2
국가대표1편은 쿨러닝이라는 우라까이 대상 영화가 있었죠
쿨러닝에서 가져온 메인라인 말고 그 영화에서의 서브라인들은 다 부스러기같은거예요
하지만 이 영화 국가대표2는
1편에서의 부스러기라인들만 가지고 영화를 만들어 갑니다.
참고할 우라까이 영화를 못 찾은 거겠죠
그러다 아마도 각색과정에서 나왔을 게 분명한 수애와 그녀의 동생 라인이 나옵니다.
나름 좋기는 한데 국가대표2라는 이 영화의 정체성과는 좀 거리가 있죠
하지만 한국영화에서 일단 돈을 벌려면 전반부의 코메디와 후반부의 신파는 필수
뭔가 어울리기 않기는 하지만 대충의 모양새는 만들었느니 그냥 영화는 만들어 집니다.
그럼 이런 영화가 나오는 거지요^^
고생은 고생대로 엄청 했을텐데 티는 안 났던
이 영화에 출연한 모든 주-조연-단역 배우들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을 올립니다.
그나저나 요즘 더워서 웬만하면 흥행에 성공하는거같은데...
국가대표2는 상영관도 얼마 없어서...